지난 10일부터 양수리에 올갱이 전문 식당을 열었어요. 가게 자리는 지난해 11월에 얻어놨는데요. 우리 신랑이 집 짓는 일을 해서 마무리하고 오느라 늦어졌죠. 공사하는 데 한 달 넘게 걸렸어요. 거의 둘이 하다시피 했는데 무지 힘들었어요. 우리 신랑이 인테리어로 벌이를 하는데 이렇게 힘든 줄 몰랐죠. 왜 이렇게 어려운 일 하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는 재밌데요.우리 신랑 고향이 동이면 평산리예요. 친정은 논산이고요. 경기도 가평에 살다가 가게 얻으면서 옥천에 왔어요. 아파트 생활이 답답하고 싫더라고요. 친정이랑도 가깝고, 아버지 모시려고
세상에 쉬운 일 없다지만 요리(料理)는 만만하지 않은 영역이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말할 것도 없다. 힘들고, 손 많이 가고, 보통 부지런하지 않으면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 ‘헤아려 다스린다’는 뜻을 지닌 요리. 궁합이 맞는 식재료를 골라 먹는 사람 입맛에 맞게 조리법을 찾는 과정은 창조에 가깝다. 음식에 값이 매겨진다지만 먹고 사는 일은 그 자체로 숭고하면서도 한편으론 처절하다. 음식 만드는 이의 수고로움을 떠올리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다양한 찬을 만들어 판매하는 반찬가게는 실은 고되고 힘들다. 삼시 세끼를 다 차리기
구일농공단지 인근에 희귀한 식당이 생겼다. 올갱이해장국과 순대국밥을 같이 한다. 서로 다른 재료를 넣고 맛을 내는 음식들이라 손이 많이 간다. 그만큼 정성이 두 배로 든다. 이 집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육수를 직접 다 뺀다. 국물이 진국이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순대국밥은 장시간 이상 우려낸 진한 육수를 쓴다. 순대는 사다 쓰지 않고 매일 수제로 만든단다. 순대가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국물에 얼큰한 맛을 원한다면 다대기를, 느끼함을 잡고 싶으면 부추를, 간을 내고 싶으면 새우젓을 넣으면 된다. 서비스로 간, 편육, 소면이
푸짐한 한식이 기다린다. 음식 가짓수가 많고, 맛도 준수하다. 재료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좋아하는 음식을 접시에 맘껏 담아도 상관없다. 식사량에 제한이 없으니 먹기도 전부터 속이 든든해진다. 치킨, 생선, 돼지두루치기와 같은 고기반찬이 날마다 빠짐없이 나온다. 야채나 국물, 스프, 샐러드는 기본이다. 여기에 컵라면과 토스트도 준비했다. 후식으로 시원하고 달콤한 수제 식혜는 덤이다. 풍족한 점심 한 끼를 약속한다. 만원의 행복이 따로 없다.단돈 9천900원으로 20여가지 찬을 즐길 수 있는 한식뷔페. 반찬 종류가 다양한 만큼 만드는
청산에서 구읍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9년이라는 시간을 청산에서 지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어느새 청산에 계신 어머니, 아버지들과 정이 들었다. 이번에 자리를 옮겼지만 인연의 끈을 놓고 싶진 않았다. 가게 번호도 그대로 들고 오고, 이전 소식을 부랴부랴 알렸다.시골 면 단위에 초밥 장사를 오래 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들었다. 맛이 출중하고, 친절하게 대하고, 좋은 재료 갖다 쓰는 건 둘째 문제였다. 동네 분들에게 초밥이라는 음식을 알리는 게 순서였다. 지나고 보니 초밥이 새롭다기보다는 ‘뜬금없다’는 반
지난 1월22일부터 양수리에 홍콩반점 옥천양수점을 열었어요. 홍콩반점은 백종원 대표가 있는 더본코리아 산하 중식 브랜드인데요. 제가 중식을 좋아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브랜드를 찾다 보니 깔끔하면서 정직하다고 평이 나 있는 홍콩반점을 선택하게 됐죠.저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본부에서 일을 오래 했는데요. 언제부턴가 제 장사를 해보고 싶어서 퇴직하고 자영업에 뛰어들었어요. 금산에서 피자집을 2년 정도 했고요. 옥천에 조금 연고도 있고, 옥천에 장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좋은 기회로 오게 됐어요.제 고향은 대전인데요. 충남기계공고 동
기분 좋은 잔잔한 음악이 흘러온다. 느긋하면서도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조용한 분위기를 추구하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분주한 일상을 벗어나 잠시 쉬어가는 공간으로 안성맞춤이 아닐까. 가족 단위나 조촐한 지인 모임으로 찾아오기에 어울려 보인다. 카페와 경양식집이 만나는 이색 공간이다. 전문 바리스타가 만드는 풍부하고 깊은 맛의 커피와 음료를 맛볼 수 있다. 큼직하면서도 고기가 연한 메가돈가스부터 등심 스테이크, 목살 스테이크, 족발을 활용한 제이투스테이크 등이 손님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아늑한 카페와 탁 트인 정원이 조화를 이룬다. 카페
길쭉하고 두툼하다. 매끄러우면서 산뜻하다. 식감이 부드럽고 탄력이 살아 있으니 잘 뭉개지지도 않는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 여기 묵집은 다르다. 평소 기름진 음식만 먹었다면 영양의 균형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보통 메밀묵밥과 도토리묵밥을 묵밥계의 양대 산맥이라 부른다. 옥천엔 도토리묵을 쓰는 식당들이 많다. 여기는 메밀묵 쓴다. 메밀묵이라 그런지 좀 다르다. 진한 메밀의 풍미와 구수한 맛을 겸비했다. 숟가락이 술술 들어간다.예부터 잔칫집에 빠지지 않고 올린 음식이 메밀묵이다. 별 거 없는 것처럼 보여도 먹다 보
주이장네 장어는 다르다. 살아있는 장어를 전남 화순서 받아온다. 이원면 금강의 맑은 물로 축양한다. 원물 좋고, 물 관리 잘 하고, 손질 깔끔하게. 원칙만 잘 지키면 특별히 솜씨 낼 게 없다. 참숯에 올려 살살 돌려 구워 먹는 게 제일 맛있다. 양념도 따로 필요 없다. 장어구이 맛 그대로 소금만 살짝 찍으면 그만이다. 장어 하나만큼은 최고로 쓴다고 자부한다.장어 한판(1kg)에 4만5천원. 스무 명만 와도 식당은 만석이다. 어느새 예약을 안 하면 못 먹는 집으로 입소문 났다. 처음엔 식당도 아니었다. 지난해 초부터 농수산 유통하면서
손님들이 배려해주는 식당이다. 이 식당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유별나다. 밥 먹을 자리가 없어도 다른 식당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다른 데서 잠깐 머물다가 사람들이 빠지고 한가해질 때쯤 다시 온다. 그만큼 신뢰가 두텁다.식당 주인이 부지런한 식당이다. 반찬이 날마다 다르게 나간다. 상추니 마늘이니 양념거리도 농약 없이 키운 걸 갖다 쓴다. 서운타고 하지 않게 양은 넉넉히, 맛도 정성껏 낸다. 동네 주민, 공단 사람들, 현장 노동자, 밭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 이유다.동네 주민이 인정하는 식당이다. 부부 두 사람
군서면 평곡리에 있는 생선구이 전문점 ‘미락’이 최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신메뉴도 개발하고, 음식 배달도 하고, 반건조 생선을 유통 판매하는 등 여러 판로를 열었다. 물가는 점점 오르지, 이런저런 외부 환경 변화에 맞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는 설명이다.이달부터 새로운 메뉴를 출시했으니 첫 번째는 고구마팥죽과 고구마칼국수(각 1만원)다. 고구마 가루를 내 반죽하고, 팥을 삶아 걸쭉한 식감을 자랑한다. 어르신 손님들 사이에 호응이 괜찮다고. 읍내에 있는 안내쌀상회에서 햇으로 된 팥을 가져와 일일이 갈아 쓰고, 면은 옥수수면을 쓴
지난 20일부터 제이(J)마트 인근 신포차 있던 자리에 국밥 전문점을 차렸어요. 국밥대장은 인천에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이에요. 전국에 20여개 체인점이 있는데요. 여러 업체를 살펴봤는데 맛도 맛이지만 상호가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옥천에 많은 분들이 국밥을 하고 계셔서 고민이 있었죠. 하지만 여기서 국밥으로 최고가 되고 싶다는 각오로 시작했어요.저희 국밥대장 대표 메뉴는 돼지국밥(8천원), 나주곰탕(1만원)이에요. 매운 거 좋아하시는 분들은 얼큰국밥(1만원)도 추천해 드려요. 국밥은 보통 냄새가 나서 싫어하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지난 8월16일부터 군북면사무소 들어가기 전 도로변에 길목국수집을 열었어요. 저희 가족이 경기도 일산에 살았는데요. 지난해 7월쯤에 이백리에 이사 왔어요. 처음엔 부모님 두 분이 국수집을 할 생각이었는데요. 이런저런 사정에 장녀인 제가 식당을 지키면서 주방을 맡고 있고요. 아버지는 주문받고 서빙하고 계시죠.주요리는 능이칼국수(8천500원)예요. 다른 음식도 있었는데 자리 잡고 나서는 능이칼국수가 잘 나가면서 메인이 됐죠. 제가 요리를 전공하진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음식 만드는 일을 본격적으로 했어요. 아버지 친구 분이 국수가게를 하시
지난달 21일부터 문정리에 경아두마리치킨 옥천점을 새롭게 열었어요. 이전 사장님이 읍내 신기부동산 앞에서 10년 가까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이 자리로 옮겨서 1년 넘게 하셨는데 가게를 정리한다고 해서 저희가 인수하게 됐죠. 주변에 개업 소식을 알리는 단계인데요. 지인들한테만 알리고 조용히 열었네요.옥천에 귀촌한 지가 햇수로 8년이 되어가네요. 대전 살다가 이원면 지정리에 와서 풀잎체험농장을 했어요. 다육이 화분도 팔면서 휴식 공간으로 가꿨는데요. 코로나가 생기고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이원에 만나김밥이라는 분식집도 해보고, 타지
지난달 15일부터 구읍 사거리에 병천연순대를 열었어요. 옥천에 순대국밥을 한 지 5년째인데요. 매화리에서 4년 하다가 마침 두꺼비집 자리를 내놓는다고 해서 들어오게 됐죠. 매화리 인근에서 드셔야 할 분들은 이사한다고 하니까 조금 서운해하셨는데요. 그래도 주변에서는 구읍으로 옮기길 잘 했다고 그러시네요. 단골분들은 여기까지 찾아오시더라고요.그전에는 돈드림 병천순대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했는데요. 체인으로 하다 보니 불편한 게 좀 있더라고요. 돈드림 회사에서 돼지고기를 받아오는 건 똑같은데요. 질긴 부분이 있나 확인하고 재료 손질해서 직
정(情)이 넘치는 맛있는 집이다. 없던 입맛도 돌게 할 만큼 음식 하나하나 정성이 넘치고 진진하다. 그래서 그런가. 점심때 이원중학교, 이원성당 인근에 있는 이 식당 골목에 들어서면 줄지어 주차된 차들을 볼 수 있다. 이원에 이 집 인기를 가늠하게 하는 장면이다. 돈까스도 먹고 싶고, 막국수도 먹고 싶고, 들깨 칼국수도 먹고 싶고. 그렇다고 이것저것 주문하면 힘에 부친단다. 주방에서 요리하는 남편, 홀에서 주문받고 음식 나르는 아내 두 사람이 고군분투한다.2020년 2월28일. 개업 날짜를 잊지 않는다. 이원에서 8~9년 택배 일하
지난 9월1일부터 옥천교육도서관 인근에 대박소머리곰탕을 열었어요. 개업 날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했는데요. 그날 준비해 놓은 재료가 다 떨어져서 발길을 돌린 분들이 계셔서 죄송하게 됐죠. 손님들은 점점 늘고 있어요. 점심때 제일 많고요. 저녁은 술손님이 더러 오시는데 아침 식사도 한다는 걸 아직 모르시는 것 같아요.일이 쉴 틈이 없네요. 전날 밤부터 사골 끓이고, 고기 삶을 준비를 하거든요. 다음 날 새벽 5시에 나와서 준비하고요. 이 일이 힘들다는 걸 알아서 고민이 있었죠. 젊었을 때 교동저수지 앞에 ‘이조곰탕’
알람 없는 일요일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핸드폰을 본다. 슬슬 배가 고파온다. 침대에 누워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어떤 음식을 할 수 있는지 떠올린다. 하지만 이내 장을 봐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장을 보고 요리하는 건 너무 귀찮다는 생각이 든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한 나를 위한 보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어떤 민족인가. 배달 앱에 들어가 별점 5점짜리 맛집에서 짜글이 찌개를 주문한다.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배달 기사가 초인종을 누른다. 설레는 마음으로 음식을 가지고 들어와 세팅한다. 나를 위한 식사이니만큼 최선을 다
국밥의 새로운 발견이다. 흔히 국밥을 생각하면 뽀얀 국물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곳은 빨갛다. 그리고 매콤하다. 고추 양념장을 넣으니,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하다. 어제 마신 술이 싹 내려가는 느낌이다. 이 순간만큼은 국밥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 이 얼큰한 국물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앞에 앉아 말도 안 하고 먹고 있는 친구와 눈이 마주친다. 친구와 마음이 통하는 걸 직감적으로 느낀다.“여기 소주 한 병만 주세요.”■ 빨간 장터국밥에 반한 가족옛날 시골 장터에서 파는 소머리국밥은 빨간 국물이
■ 옥천에 단 하나뿐인 음식점“요식업 처음 해봐요. 직장생활을 보은에서 23년 정도 했어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브런치를 하고 싶었는데 옆에 커피타임이 있어서 겹치지 않는 가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이랑 대전 돌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보다가 카츠랑 후토마키를 먹고 깜짝 놀랐어요. 너무 맛있어서 충격적이었어요. ‘옥천에는 왜 이런 가게가 없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카츠와 후토마키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래서 이전에 있었던 가게를 인수하고 새롭게 단장했어요.” 지난 7월 26일 교동카츠(옥천읍 교동리)가 개업했다.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