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지난해 12월21일 매화리에 열어
유경일 대표, 싱싱한 올갱이와 수제 순대 사용

구일농공단지 인근에 희귀한 식당이 생겼다. 올갱이해장국과 순대국밥을 같이 한다. 서로 다른 재료를 넣고 맛을 내는 음식들이라 손이 많이 간다. 그만큼 정성이 두 배로 든다. 이 집은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육수를 직접 다 뺀다. 국물이 진국이다. 밥도둑이 따로 없다.

순대국밥은 장시간 이상 우려낸 진한 육수를 쓴다. 순대는 사다 쓰지 않고 매일 수제로 만든단다. 순대가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국물에 얼큰한 맛을 원한다면 다대기를, 느끼함을 잡고 싶으면 부추를, 간을 내고 싶으면 새우젓을 넣으면 된다. 서비스로 간, 편육, 소면이 덤이다. 요청하면 더 갖다준다. 한 그릇 뚝딱이다.

올갱이해장국은 생올갱이를 갈아 육수를 내 입 안에 착착 감긴다.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올갱이 식감이 일품이다. 눈과 간에 좋다고 알려진 올갱이인 만큼 건강 음식으로 어울린다. 식당 앞에 올갱이 껍데기가 포대로 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청정지역에서 길어 올린 국산 올갱이를 갖다 쓴다는 걸 손님들에게 알리려는 뜻이다. 거름 용도로 껍데기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식당 주인과 상의해 가져가도 좋다고 한다.

‘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 앞에 올갱이 껍데기가 포대째 쌓여 있다. 국산 올갱이를 쓰고 있다는 홍보 겸 껍데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나눔하기 위한 용도다.
‘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 앞에 올갱이 껍데기가 포대째 쌓여 있다. 국산 올갱이를 쓰고 있다는 홍보 겸 껍데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나눔하기 위한 용도다.

매화리에 4년간 순대국밥집으로 운영했던 이 자리는 유경일(51, 읍 매화리) 대표가 최근 인수해 리모델링했다. 그러면서 상호가 바뀌었는데 이름이 좀 길다. ‘가마솥병천순대옥천향수올갱이’다. 주 요리인 순대와 올갱이를 상호에 앞세웠다. 이웃동네 금산 진산면이 고향인 유 대표는 지난해 12월21일부터 식당 문을 열고, 옥천에 정착하면서 이전 식당과 달라진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 맛과 위생에 신경 쓰는 식당

“이전에 계셨던 사장님은 구읍으로 이사하셨어요. 제가 이 자리를 인수했죠. 순대국밥이랑 올갱이국밥을 같이 하는 데가 많지 않은데요. 옥천에 올갱이 하는 식당들이 꽤 있잖아요. 올갱이 전문점을 하려면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순대를 같이 넣은 거예요. 세 달 이상 문이 닫혀 있다가 다시 열었는데요. 전에 식당 사장님 덕을 봤죠. 손님들이 물어보시면 이사하신 집을 알려드리고 있어요.”

지난해 12월21일 매화리에 '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이 열렸다. 가까운 거리에 시골막국수, 정한식뷔페, 카페마루가 있다.
지난해 12월21일 매화리에 '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이 열렸다. 가까운 거리에 시골막국수, 정한식뷔페, 카페마루가 있다.

유 대표는 지금까지 30년 넘게 요식업을 했다. 그는 대전 유성구에 있는 자운대에서 군 생활할 때 취사병으로 일한 게 음식과 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관련 자격증도 여러 개 따며 전문성을 살렸다. 그래서 그런지 음식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면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가령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게 제작된 무흡수 뚝배기를 사용한다. 또, 식기 세척 과정에 세제를 쓰지 않고 초음파세척기를 돌려 헹굼 작업만 거친다. 뚝배기 내 미세한 균열로 불순물이 스며드는 걱정을 던 것이다. 유 대표는 지금까지 골프장 클럽하우스 내 식당, 분식집, 뷔페 등 다양한 음식점에서 일하며 음식 내공을 쌓았다.

“내세울 만큼은 전혀 아니고요. 음식은 그냥그냥 했는데요. 다른 일도 잠깐 해봤지만 결국 제 손에 익숙한 요식업으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다 보니 영양사, 위생사 교육도 받았고요. 그래서 제가 (음식에) 좀 까다로워요. 조리사 자격증도 몇 개 땄고요. 순대는 이번에 개업하기 전에 다른 집에서 배웠어요. 수제로 순대를 만드는데요. 왠지 손님들이 찾으실 거 같았어요. 오소리국밥(9천원)도 전에 식당에서 하시던 게 있어서 계속 찾더라고요. 최근에 메뉴판에 넣었어요.”

유경일 대표는 이전에 있던 순대국밥집 자리를 인수해 리모델링을 거쳐 식당을 열었다. 금산 진산면이 고향인 유 대표는 순대를 직접 만들고, 옥천 인근 지역에 잡은 올갱이를 활용해 운영 중이다.
유경일 대표는 이전에 있던 순대국밥집 자리를 인수해 리모델링을 거쳐 식당을 열었다. 금산 진산면이 고향인 유 대표는 순대를 직접 만들고, 옥천 인근 지역에 잡은 올갱이를 활용해 운영 중이다.

■ 싱싱한 올갱이, 순대는 수제

주 요리는 돼지국밥(8천원), 순대국밥(8천원), 올갱이해장국(기본 1만2천원, 특 1만5천원) 세 가지다. 올갱이해장국을 주문하면 뚝배기가 아닌 전골 형태로 나온다. 뚝배기로 나가는 것보다 양이 비교적 있는 편이다. 올갱이해장국은 손님이 직접 조리하는 방식이다.

휴대용 가스버너 위에 전골그릇이 올라간다. 안에 된장 베이스에 생올갱이를 갈아 만든 육수가 들어있다. 육수를 한 번 끓이면 수제비 사리를 손으로 적절한 양으로 떼어 전골그릇에 넣고 한 번 저은 다음 또 끓인다. 다시 끓기 시작하면 준비된 아욱, 파, 부추, 마늘, 올갱이를 넣고 끓이면 완성이다.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와 대파소금을 넣어 간을 맞추면 된다.

전골 형태로 나오는 올갱이해장국(1만2천원). 육수를 끓여 수제비와 올갱이, 갖은 야채를 넣고 조리해야 하는 방식이다.
전골 형태로 나오는 올갱이해장국(1만2천원). 육수를 끓여 수제비와 올갱이, 갖은 야채를 넣고 조리해야 하는 방식이다.
올갱이해장국에 넣을 아욱, 파, 부추, 마늘, 올갱이가 따로 나온다.
올갱이해장국에 넣을 아욱, 파, 부추, 마늘, 올갱이가 따로 나온다.

순대국밥, 돼지국밥은 한돈사골에 엄나무, 생강 등을 넣고 12시간 이상 우려낸 진한 육수를 쓴다. 육수는 내일 쓸 걸 오늘 빼는 방식이다. 돼지국밥은 순대·머릿고기, 순대국밥은 순대·내장이 들어간다. 특 사이즈를 주문하면 1천원이 더 추가된다. 술안주로 모둠순대(소: 1만3천원, 대: 1만8천원)도 인기다.

“올갱이해장국 기본은 올갱이가 50g, 특은 90g 드리고 있어요. 제 지인 분들이 올갱이를 잡고 유통하는 일을 하거든요. 옥천이나 금강, 제원면, 괴산, 보은서 잡아 와요. 싱싱한 국내 자연산이라 자부해요. 수제비 사리는 원하는 만큼 드시게끔 셀프로 가져갈 수 있게 해놨고요. 밑반찬에 김치는 사다 쓰지만, 깍두기는 저희가 직접 담그고 있어요.”

돼지국밥(8천원). 밑반찬으로 김치, 깍두기, 부추, 얇게 썬 청양고추, 소면, 간, 편육이 나온다.
돼지국밥(8천원). 밑반찬으로 김치, 깍두기, 부추, 얇게 썬 청양고추, 소면, 간, 편육이 나온다.
국밥 안에 통통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의 수제 순대가 들어있다.
국밥 안에 통통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의 수제 순대가 들어있다.
식탁 위에 다대기, 새우젓, 대파소금을 비치했다.
식탁에 다대기, 새우젓, 대파소금을 올려놨다.
모둠순대(소, 1만3천원).
모둠순대(소, 1만3천원).

■ 이른 아침 식사도 가능

인터넷에 ‘가마솥병천순대옥천향수올갱이’ 식당을 찾아보니 누리꾼들이 호의적인 평을 올려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중 일부 내용을 추렸다.

‘오늘 정말 행복한 식사를 했습니다. 올갱이국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요. 수제비 사리는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추가로 또 먹었습니다. 사리 추가는 공짜인데 사장님께서 마음껏 먹으라고 하셔서 정말 마음껏 신나게 먹었습니다 마지막에는 밥도 넣어서 뚝딱~ 몸이 마구마구 건강해지는 맛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갈게요^^’ (아이디: mih****)

‘대박 순대국밥을 찾았습니다. 고기 반 육수 반. 국물은 완전 진국. 육수 맛이 끝내줍니다. 완전 싹싹 비우고 왔네요. 종종 올 것 같습니다. 사장님 대박나세요.’ (아이디: 수호******)

홀 내부. 아침 식사를 지난달부터 시작했고, 음식 포장도 가능하다.
홀 내부. 아침 식사를 지난달부터 시작했고, 음식 포장도 가능하다.

최근 손님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영업시간은 아침 7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오후 7시30분에 주문 마감한다. 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만 운영하고, 2시30분까지 주문을 받는다. 매주 일요일은 휴일이다. 음식 포장도 가능하다. 순대국밥과 올갱이국밥이 생각나면 이 집 권할 만하다. 오는 2월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설 명절을 맞아 휴무일로 잡았다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내 가족이 먹는 것처럼 음식 만들고 있으니까요. 추운 날씨에 든든한 한 끼 드시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찾아와주세요.”

식당 벽면에 국밥육수, 올갱이육수를 만드는 과정을 적어 붙여놨다. 올갱이 효능과 올갱이해장국을 조리하는 법도 나와 있다.
식당 벽면에 국밥육수, 올갱이육수를 만드는 과정을 적어 붙여놨다. 올갱이 효능과 올갱이해장국을 조리하는 법도 나와 있다.
메뉴판. 돼지국밥, 순대국밥, 올갱이해장국 세 가지 음식이 인기다.
메뉴판. 돼지국밥, 순대국밥, 올갱이해장국 세 가지 음식이 인기다.
오소리국밥, 오소리한접시 또한 주문할 수 있다. 
오소리국밥, 오소리한접시 또한 주문할 수 있다. 
구일농공단지 인근에 '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을 알리는 입간판이 있다.
구일농공단지 인근에 '가마솥병천순대 옥천향수올갱이' 식당을 알리는 입간판이 있다.

주소: 옥천읍 매화리 13
전화: 732-3330
영업시간: 아침7시~오후8시 (7시30분 주문 마감, 토요일은 오후 3시까지)
매주 일요일 휴무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