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읍내에 ‘울엄마손메밀묵집’ 열려
가마솥에 끓여 수제로 만든 메밀묵 전문 식당
묵채, 비빔밥, 칼국수, 부추전, 굴국밥 등 판매

길쭉하고 두툼하다. 매끄러우면서 산뜻하다. 식감이 부드럽고 탄력이 살아 있으니 잘 뭉개지지도 않는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 여기 묵집은 다르다. 평소 기름진 음식만 먹었다면 영양의 균형을 생각해서라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보통 메밀묵밥과 도토리묵밥을 묵밥계의 양대 산맥이라 부른다. 옥천엔 도토리묵을 쓰는 식당들이 많다. 여기는 메밀묵 쓴다. 메밀묵이라 그런지 좀 다르다. 진한 메밀의 풍미와 구수한 맛을 겸비했다. 숟가락이 술술 들어간다.

예부터 잔칫집에 빠지지 않고 올린 음식이 메밀묵이다. 별 거 없는 것처럼 보여도 먹다 보면 포만감이 자연스레 차오른다. 계속 먹어도 속이 편안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배부르게 먹어도 뒤끝이 깔끔하다. 풍요로운 식사를 약속한다.

메밀묵으로 만든 요리만 해도 포장까지 다 하면 15~20여 가지.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묵밥부터 비빔밥, 칼국수, 부추전, 전병 등 메밀묵을 전문으로 한 식당이다. 겨울철 별미인 통영굴이 들어간 굴국밥도 있으니 심심하지 않다.

■ 69년 노하우 담긴 수제 메밀묵

메밀묵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울엄마손메밀묵집' 옥천직영점(대표 박소현)이 지난 5일부터 열렸다. 가까운 거리에 나나미용실, 관성지업사가 있다.
메밀묵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울엄마손메밀묵집' 옥천직영점(대표 박소현)이 지난 5일부터 열렸다. 가까운 거리에 나나미용실, 관성지업사가 있다.

읍내 옥천농협으로 향하는 금구교를 건너기 전 왼쪽 골목길에 묵집 한 곳이 생겼다. 이름이 좀 길다. ‘울엄마손메밀묵집’ 옥천직영점(대표 박소현)으로 지난 1월5일 개업했다. 옛 굴세상 식당이 있던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 집은 대구에 4대째 내려오고 있는 부건식품 공장에서 묵을 받아오고 있다. 자그마치 69년이라는 세월의 묵 제조 노하우로 당일 직접 손으로 짜서 가마솥에 끓여 만든 수제 메밀묵이란다. 새벽 3시에 대구까지 찾아가 묵판을 싣고 와서 음식 장사를 하고 있다.

“부건식품이 제가 알기로는 할머니 때는 묵만 만들고 시장 판매만 했데요. 그러다 조금 더 많은 분에게 묵을 드리려다 보니 식당까지 나아간 걸로 알고 있어요. 메밀묵 만드는 공장이 대구에 있거든요. 새벽마다 대구에 가서 묵을 가져오고요. 공장에서 다 만들어놓은 묵판을 들고 오죠. 가마솥에 끓이면 15판 정도 나와요. 울엄마손메밀묵집은 19년째 된 프랜차이즈 식당이에요. 경북 지역에 15~20군데 있고요. 충청도 지역에서는 옥천에 처음으로 열었어요.”

울엄마손메밀묵집 홀 내부.
울엄마손메밀묵집 홀 내부.
울엄마손메밀묵집 주방장 추승욱 씨가 메밀묵채를 조리하고 있다.
울엄마손메밀묵집 주방장 추승욱 씨가 메밀묵채를 조리하고 있다.

■ “어머니 고향 옥천에 좋은 일로 찾아가고파”

고향이 부산인 박소현(37, 대전) 대표는 현재 어머니가 살고 있는 옥천에 묵집을 차렸다. 박 대표는 대구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친 부건식품의 선한 영향력을 충청 지역에도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옥천에 식당을 열게 됐다. 옥천에 도토리묵집으로 유명한 식당들이 있지만, 메밀묵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을 더 알리고 싶은 바람도 한몫했다.

“제 어머니 고향이 옥천이에요. 어머니는 불우이웃돕기나 어르신 요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하셨어요. 부건식품 사장님 뜻이 어머니가 하시고 싶어 하는 일과 연결이 돼 있더라고요. 식당을 하려면 수익도 생각해야 하지만, 앞으로 자리가 잘 잡히면 저희 식당 쉬는 날에 어르신 음식 대접도 해드리고 싶어요. 요양시설에 찾아가 저희가 직접 식사도 내드리고 싶고, 좋은 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메밀묵채(8천원). 묵밥과 같은 형태로 멸치로 우려낸 따뜻한 육수와 메밀묵이 들어있다. 고명으로 김치, 생채, 김가루, 깨 등이 올라간다.
메밀묵채(8천원). 묵밥과 같은 형태로 멸치로 우려낸 따뜻한 육수와 메밀묵이 들어있다. 고명으로 김치, 생채, 김가루, 깨 등이 올라간다.
메밀묵채비빔밥(1만원). 묵채에 들어가는 따뜻한 육수도 같이 나온다.
메밀묵채비빔밥(1만원). 묵채에 들어가는 따뜻한 육수도 같이 나온다.
메밀묵채비빔밥은 일반 비빔밥에 메밀묵이 들어간 형태로 고추장에 비벼 먹으면 된다.
메밀묵채비빔밥은 일반 비빔밥에 메밀묵이 들어간 형태로 고추장에 비벼 먹으면 된다.

울엄마손메밀묵집은 메밀묵 만드는 공정부터 차별화해 식감이나 맛에 있어 여타 묵집들과 다르다고 자부한다. 이 식당은 묵밥을 ‘묵채’라고 부르는데 이름만 다를 뿐 묵밥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메밀묵채(8천원)에는 멸치로 우린 따뜻한 육수에 메밀묵과 함께 고명으로 김치, 무생채, 김가루, 깨 등이 들어간다. 공깃밥이 같이 나오니 짭조름한 국물에 말아 먹어도 좋다.

메밀묵채비빔밥(1만원)은 육수 없이 일반 전주비빔밥과 비슷한 형태로 메밀묵이 들어간다. 비빔밥 안에는 콩나물, 호박, 당근, 김가루, 무생채 등을 넣었다. 묵을 적당하게 분해해 고추장에 슥슥 비벼 먹으면 한 끼 뚝딱이다. 메밀칼국수(9천원)은 6곡으로 끓여 걸쭉하게 나가는 건강식 칼국수로 메밀로 만든 국수를 쓴다고 한다.

매생이굴국밥(1만원). 바다향이 나는 매생이와 굴의 조합이 좋다.
매생이굴국밥(1만원). 바다향이 나는 매생이와 굴의 조합이 좋다.
골뱅이메밀묵무침(2만원). (사진제공: 울엄마손메밀묵집)
골뱅이메밀묵무침(2만원). (사진제공: 울엄마손메밀묵집)
메밀콩국수(1만원). (사진제공: 울엄마손메밀묵집)
메밀콩국수(1만원). (사진제공: 울엄마손메밀묵집)

■ 메밀묵으로 건강과 맛 한번에

실하고 탱글탱글한 통영굴이 들어간 매생이굴국밥(1만원)도 별미다. 바다의 맛이 전해지는 매생이가 입 안에 착착 감기는 게 목 넘김도 부드럽고 속도 편하다. 뜨끈뜨끈한 국물로 부쩍 추워진 날씨에 움츠러든 몸을 녹여주기 충분하다.

모든 음식은 포장이 가능하다. 또한 메밀을 활용한 메밀차부터 메밀부침가루, 메밀막걸리, 메밀국수 등을 따로 포장 판매하고 있다. 메밀 요리와 굴 요리의 향연을 맛보고 싶은 분들은 울엄마손메밀묵집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메밀은 건강 힐링음식이에요. 메밀묵은 100g당 58칼로리(Cal), 한 모를 다 드셔도 110칼로리밖에 되지 않아요. 다이어트나 피부미용, 노화방지에도 효과가 있고요. 몸에 열이 많은 분에게는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다고 하거든요. 특히나 묵 자체가 치아나 소화기가 안 좋은 어르신들이 편하게 드실 수 있는 음식이니까요. 신선한 묵을 제공해 건강과 맛을 선물하겠습니다. 많이 찾아와주세요.”

식당 안에 포장 판매하고 있는 메밀부침가루.
식당 안에 포장 판매하고 있는 메밀부침가루.
식당 안에 포장 판매하고 있는 메밀국수.
식당 안에 포장 판매하고 있는 메밀국수.
메뉴판.

주소: 옥천읍 삼금로2길 3
전화: 733-7332
영업시간: 오전11시~저녁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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