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밭에 들어가려는 손자 / 여기 들어가지 마세요 / 써 있어 / 참새 한 마리 / 폴짝폴짝 뛰며 / 조르르 달리기하는 / 참새 보고 / 너는 신발이 없어 들어갔구나 / 세 살짜리 생각’문정문학회(회장 이남규) 오희숙 회원의 ‘들어가지마세요’ 동시를 낭독하자 회원들은 박장대소한다. 18일 옥천군민도서관 다목적실에서 문정문학회 ‘물의 안부’ 출판기념 문학콘서트가 열렸다.올해로 6년째, ‘시와 수필 창작’ 수업을 통해 만난 회원들은 ‘문정문학회’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5년 전부터는 직접 쓴 시와 수필을 엮어 출판을 하기
생면부지 농촌에서 아무런 정보와 관계없이 뿌리내린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토박이 주민들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동병상련이라고 같이 걷는 걸음 그 자체로 위로 받는 경우가 많다. 서러울수록 더 돈독해지고 앞이 깜깜할수록 더 의지가 된다. 옥천군귀농귀촌인연합회는 그런 모임이다. 이 날 송년회 자리를 겸한 권역별 네트워크 활성화 공유회에는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테이블마다 각자 농사짓고 가공한 음식들이 그득하며 나눠 먹는 정을 흠뻑 느낄 수 있었고 각자의 재능을 뽐내는 시간도 지루할 줄 몰랐다. 16일 오후5시30분 옥천농협
[희망이 자라는 옥천]“작가도 하고 싶었고 화가도 되고 싶었어요. 지금은 반려동물행동교정사가 되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강아지랑 고양이를 좋아했어요. 지금은 마당에서 강아지, 닭, 염소를 키우고 있어요. 요즘 방영하는 반려동물 관련 TV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키웠어요.”청산중학교 3학년 김수아 학생은 꿈이 몇 번이나 바뀌었단다. 그만큼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다. 뭐든지 몸으로 부딪히고 직접 경험해야 알 수 있다는 수아 학생. 이미 학교에서는 ‘김수아’하면 어떤 행사이든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에너지 넘치는 학생으로 통한다.
“교수님들도 신바람 나죠. 요즘 분위기가 예년과 많이 달라졌어요. 지원율은 전국 도립대와 도내 전문대를 비교했을 때도 최상위이거든요. 이젠 등록률만 남았습니다.”충북도립대가 달라졌다. 매년 수시등록 시즌마다 미달을 기록하며 ‘부실’ 이미지가 있던 충북도립대학교(총장 공병영)가 불과 몇 년 새 환골탈태했다.등록률 미달에 노심초사하며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학생들을 박박 긁어모아도 정원을 못 채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등 부실대학의 오명을 좀처럼 벗기 힘들었다. 올해 충북도립대는 완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지원율 꼴찌에서 일등으
“저는 경찰이 꿈이에요.”삼양초등학교 6학년 오상아 학생(13, 옥천읍 신기리)은 경찰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수련관 상담선생님과 진로 상담을 통해 만든 꿈이다. “상아, 너는 경찰관이 잘맞을 것 같구나.” 전직 경찰관이었던 상담선생님의 추천으로 상아는 경찰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경찰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경찰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꽤 많이 찾아본듯하다. 깊은 탐색을 통해 현재 자신이 노력해야할 부분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었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축구교실을 다니고 있고 역사
“던질까 말까 던질까 말까 던! 던! 던! 던!”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뚝이 다트’ 노래가 나오자 관객들은 모두 빵! 터졌다. 노래와 맞춰 율동을 선보인 삼양초 김치민 학생과 유지훈 학생. 학생들의 발랄한 모습은 뇌리에 박혀 공연이 끝나도 입가에 노래가 흘러나오게 했다.“펀치넬로야, 너는... 너는...” 더듬더듬 이어지는 대사. 아차. 순간 대사를 잊었나보다. 당황했는지 손에 쥔 대본을 급하게 꺼내보는 유시온 학생(목수 엘리 아저씨 역). 약속이라도 한 듯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를 쏟아낸다. ‘잘하고 있으니
‘하나... 둘... 셋...’ 버스정류장 종점 옆 골목길을 따라 멍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몇 걸음 걸었을까. ‘11월 18일 리뉴얼 오픈!’, ‘만화책’이 적힌 현수막이 눈에 띈다. 투명 유리문 옆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마음을 부드럽게 한다. ‘한 번 들어가 볼까?’ 따스한 노란 불빛이 맞아준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만화책. 그 옆에 동화책과 추천 포스트잇이 붙은 책이 빼곡하다. 맘에 드는 책 하나를 골라 자리를 잡는다. 신발을 벗고 계단을 오른다. 쿠션을 끌어안고 무릎에는 담요를 덮는다. 갈증을 해결한 음료 한잔을 더하니 더
“옥천읍이 범죄 없는 동네가 된 건, 여러분들 덕분입니다. 옥천읍자율방범대 최고!”2일 저녁 7시에 명가 샤브마을에서 옥천읍 남성•여성 자율방범대 송년회가 열렸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여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자리였다. 1부와 2부로 나뉘었으며 나준엽 옥천읍자율방범대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1부에서는 표창장 수여식이 있었다. 자원봉사센터장 표창에 최영규, 전병석, 전재웅, 박미수 씨가 수상했고 최우수대원으로 안범천 씨가 뽑혔다. 자원봉사센터장을 대신해 옥천군자율방범대장인 나준엽씨가 시상을 맡았으며 소정의 상품도 함께 전달
“끝이라는 게 아쉽고 속상해서 눈물이 나.” 이원면 의평리 노인대학 졸업생 중 최고령자인 송부전 어르신은 올해 91세다. 졸업식의 중반부를 지나고 그제야 졸업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는지 슬쩍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몸이 불편해서 여기(경로당)까지 오기 쉽지 않았어. 그래도 선생님들이 재밌는 이야기도 해주고 사람들도 만나고. 오면 재밌어. 힘들어도 매주 왔는데 병원 가는 것 때문에 한 번 빠져서 정근상 탔어. 개근상 탈 수 있었는데... 그래도 이렇게 나이 먹은 사람 축하해줘서 고마워.”3일 10시 의평경로당에서 노인대학 졸업식이 열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 집 가훈이야. 13대 할아버지가 만들었어. 그때 당시 당파싸움이 심하니까 의로운 것에서 멀어지지 말고 옳은 일을 하라는 뜻으로 만드신 거지” 흰 벽에 검은 글씨들이 걸려있다. 그 중 눈에 띄는 하나. 올해 1년 반 경력의 권광순(76, 옥천읍 장야리)씨의 한자 서예 글씨체중 전서체를 활용한 작품이다. “우연히 20회 심향회전 도록을 봤는데 ‘이거다!’싶은 거지. 그렇게 바로 배웠어. 올해 두 번째 전시회 참여하는데 계속하고 싶어. 많은 사람들이 붓을 잡아보고 서예를 접했으면 해.” 올해로 22회를 맞은 심향회
누리끼리한 볏짚이 바스락거리며 사람 손을 타고 빙그르 돈다. 어느새 한줄 완성, 몇 번을 반복했을까 금세 어른의 키를 뛰어넘는 이엉이 엮어졌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이엉을 엮어주던 과거. 초가지붕이 사라지는 만큼 이엉 엮기를 하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다. 여든 넘은 지역 어른이 엮던 이엉이 올해는 완전 세대교체가 됐다. 독락정 마을에 60대 조용운씨와 김진국씨가 중심이 되어 지난해부터 배우기 시작한 배바우도서관 김대영 관장과 올해 첫 도전하는 이근생 위원이 부지런히 기술을 따라잡고 있었다. 이제 5~60대가 이엉을 엮기 시작했으니 2
‘둥둥’ 타악기 소리에 가슴도 같이 둥둥 울린다. 부드러운 클라리넷 소리에 머리도 흔들흔들. 경쾌한 연주에 맞춰 어느새 발도 까닥까닥 박자를 맞춘다. 색소폰 소리는 가사가 되어 흥얼흥얼 따라 부르게 만든다. 10여 가지의 악기들이 하나 되어 앉아있는 사람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1년 동안의 노력이 별처럼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무대 위 44명의 학생들은 긴장감이 묻어있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애써 떨리는 마음을 감추며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인다.22일 저녁 6시30분에 문화예술회관에서 ‘제11회 옥천여중 관악부 정기연주회’가 열렸
“배움은 항상 즐겁지” 오랜만에 쓰는 학사모에 수줍은 얼굴을 하고 연신 사진을 찍는다. 모자를 고쳐 쓰고 가운을 정돈한다. “하나~ 둘~ 셋!” 졸업장과 꽃다발을 들고 사진을 찍는 학생들. 막 수능을 끝낸 학생들보다 기쁜 얼굴을 한 학생들. 바로 옥천군농업인대학 학생들. 마지막 시험 준비로 한창 바쁜 다른 학교들과 달리 이른 졸업식이 열렸다. 옥천군농업인대학은 농업인들에게 부족한 농업지식을 알려주고 지원하는 곳이다. 청년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다양한 나이대가 모인 농업인대학은 군 농업의 미래를 알려주는 듯하다. 김재종 군수는
“70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인생은 70부터라 못 간다고 전해라~” 크게 유행했던 이애란의 ‘백세인생’ 가사 한 부분이다. 인생 2막이 열리는 것을 축하라도 하는 듯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는 행사가 열렸다. 21일 명가하우스웨딩홀 다이아몬드 홀에서 ‘향교 유림 전통문화 시연회’가 열렸다. 11시30분부터 열린 행사는 기로연 재연을 중심으로 지역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는 행사다. 읍면 노인회의 도움을 받아 모인 관내 어르신들을 포함해 옥천향교장의들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원, 군 내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등 150여명이 참가했다.
“교과서 속 하나의 정답은 아이들의 개성을 없애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청중을 단숨에 집중시킨다. 환한 웃음으로 자신과 청중 사이 긴장을 푸는 그는 백화현 씨다. 18일 오후 7시 둠벙에서 독서운동가 백화현 씨의 ‘지식정보화시대의 청소년 독서 어떻게 할까’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그는 「도란도란 책모임」의 공동저자로 교직에서 독서에 중요성을 크게 체감하고 독서운동을 오래 해왔다.행복교육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이번 강연은 우리고장의 청소년 도서관, 청소년공간에 대한 고민으로 마련된 자리다. 강연에는 교사를 비롯해 독서교육에 관심이
“우리 집 김장은 어제했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해요~”한여농 청성지부 부회장을 맡은 이미화(37, 청성면 대안리)씨는 올해로 한국에 온지 13년차다. 고향은 베트남이지만 한국의 겨울김장은 아주 익숙하다. 한여농으로 김장봉사를 한지 3년째. 능숙하게 빠르게 손을 움직이며 말한다. “우리 집 김장은 이미 했지만 한통 가져가려고요. 이렇게 다 같이 모여 김장하니 재밌고 좋아요.” 한국여성농업인협의회 옥천지회(이재숙 회장)는 17, 18일 이틀간 군 농업기술센터 주차장에서 김장봉사를 진행했다. 이주여성 10여명을 포함한 80여명이 이번 행사
‘찰박찰박’ 공터에 들어서기 전부터 배추를 씻는 물소리가 들린다.‘으쌰으쌰’ 김치 속을 버무리는 회원들의 기합소리도 함께 한다.‘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옥천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던 도움을 손길을 뻗는 곳이 있다. 바로 옥천군적십자회(회장 이금자). 옥천군적십자회 뒷마당에서 이번 겨울을 대비하여 김장봉사를 진행했다.12일 아침부터 준비한 김장은 다음날 아침에도 바쁘다. 아침 8시부터 모인 회원들은 점심식사도 거른 채 열심이다. 절인 김치를 헹구고, 속을 버무리고, 김치 속을 담고, 포장 박스를 접고, 완성된 김치를 포
가을은 단연 미술의 계절이다. 옥천도서관 1층 전시실이 미술의 향연으로 그윽했다. 지난주에는 민예총 ‘소통전’에 이어 이번 주는 예총 미술협회 정기전이 개막되면서 주민들은 다양한 전시 관람의 ‘특권’이 주어진 듯하다. 전시 관람은 무료지만, 이것도 알아야 갈 수 있는 법. 모르고 지나치면 옥천에 뿌리내리며 산 작가들의 소중한 작품을 놓칠 수 있다. 일흔이 다 된 성성 백발이 검은머리와 엉긴 미술협회 이미자 회장은 정말 공들인 것이 역력한 꽃과 풀로 압화를 작품에 수놓았다. 조금만 멀리서 봐도 수채화 같은 잔잔한 느낌의 압화는 가까이
옥천그라운드골프대회 마지막 최종 승자는 죽향클럽이었다. 8일 옥천그라운드 골프장에서 열린 올 연말 최종 경기에서 죽향클럽은 천생 맞수 관성클럽을 2점차로 제치고 짜릿한 승리를 맛보았다. 죽향클럽은 단체전 우승 뿐 아니라 남자부문 개인전 1등, 남자부문 MVP를 모두 석권하며 위풍당당한 위세를 확인시켜줬다. 죽향클럽은 이미 옥천에서 그라운드 골프 강자로 소문이 자자한 팀이지만, 관성클럽도 실력이 만만찮아 우승은 마지막 순간까지 점을 칠 수 없었다. 하지만, 관록은 무시할 수 없었다. 죽향클럽회장 최명복(80, 옥천읍)씨는 “열심히 노
■ 흙길과 데크로 부담 없는 산책길 끝에 펼쳐진 대청호 절경 자동차 유리 너머로 향수호수길 안내 표지판이 나타났다. 표지판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채 어수선한 공터 가장자리에 먼지 하나 없이 갓 만든 티를 내며 서 있었다. 공터 한 구석에 차를 세우고 표지판을 자세히 보기 위해 차에서 내렸다. 표지판에는 날망마당부터 물비늘전망대, 황새터, 용댕이 쉼터를 지나 주막마을까지 향수호수길 구간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더불어 향수바람길과 주막마을부터 장계관광지까지 연결된 길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안내되어 있었다. 대략적인 지리를 머릿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