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고 1학년 박지영 학생
옥천지역자활센터 진로체험(8.4, 7, 8) 활동일지

편집자주_지난 7월19일부터 8월16일까지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주최로 ‘2023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가 열렸습니다. 옥천고, 청산고 1~2학년 학생 46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우리고장 내 일터 현장에 찾아가 직무체험을 했는데요.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어른들을 멘토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역 내 17개 사업장이 참여한 가운데 청산고등학교 1학년 박지영 학생이 옥천읍 금구리에 있는 옥천지역자활센터(멘토 강호신)에 찾아가 3일간 체험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위(Wee) 클래스 상담 선생님과 2주에 1~2번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상담이 문제가 있는 친구들이 받는 거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상담을 받은 반 친구들이 속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어 좋았다며 추천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도 상담을 신청해 제 고민이나 일상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상담을 할수록 나를 많이 알아간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상담 선생님처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심리상담사를 꿈꿨습니다. 그러던 중 진로 선생님에게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침 제 꿈인 심리 상담과 연관된 사회복지 현장을 체험할 기회가 생겨 일터 체험을 신청했습니다.

체험 첫째 날, 청산고 1학년 박지영(가운데) 학생과 옥천고 1학년 윤아론(왼쪽) 학생이 옥천지역자활센터 강호신(오른쪽) 센터장을 멘토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체험 첫째 날, 청산고 1학년 박지영(가운데) 학생과 옥천고 1학년 윤아론(왼쪽) 학생이 옥천지역자활센터 강호신(오른쪽) 센터장을 멘토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첫째 날은 옥천통합복지센터에 가서 사회복지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배웠습니다. 그곳에서 사회복지사가 상담 업무도 같이 한다는 걸 듣고 신기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사회복지 종사자가 100만명 정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정말 많다고 느꼈습니다.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 중에 저는 학교 사회복지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찾아보니 학생들의 복지를 증진하고, 학업 참여도를 높이고, 안전한 학습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선생님, 부모님, 지역사회 단체들과 협력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지닌 문제, 정서적인 어려움을 돕고 사회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 또는 집단 상담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 내가 원하는 걸 그분들도 원한다

이날 옥천통합복지센터 안에 행복나눔마켓, 장난감도서관, 동동놀이터를 탐방했습니다. 그리고 옥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 영생원에 찾아갔습니다.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는 장애인 노동자들이 마스크, 빵,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만드는 시설을 탐방하고 김종효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옥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에 찾아가 김종효(오른쪽) 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옥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에 찾아가 김종효(오른쪽) 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원장님은 생산된 제품 브랜드 이름에 옥천군장애인보호작업장을 넣었는데 장애인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품질이 좋지 않을 거라는 편견을 가져 이름을 바꿨다고 알려줬습니다. 이 말을 듣고 사람들이 장애인을 동일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신요양시설 영생원에서는 최미숙 사무국장님이 들려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는 이 정도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도움을 받는 사람은 저희가 원하는 걸 똑같이 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것을 다 내놓겠다는 마음보다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또한 즐거워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을 도울 때 이정도만 도와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내가 원하는 것을 그 사람도 똑같이 원한다고 생각하며 도와줘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정신요양시설 영생원 최미숙(오른쪽) 사무국장이 시설 내 업무를 설명하고 있다.
정신요양시설 영생원 최미숙(오른쪽) 사무국장이 시설 내 업무를 설명하고 있다.

■ 지역에 아동 복지시설 더 생겨야

둘째 날은 청산지역아동센터, 이안돌봄센터에 들렀습니다. 청산지역아동센터 가는 길에 차에서 멘토(옥천지역자활센터 강호신 센터장)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궁금한 걸 해결했습니다. 청산지역아동센터는 제가 다니는 청산고등학교와 가까이 있어 지나가다 보기만 했는데 들어간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청산지역아동센터는 충청북도 최초 공립형 아동센터로 초등학교,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조건에 맞는 학생들에게 복지를 제공하는 기관입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은 이 건물은 구조가 독특한데 다락방 구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천장이 창문으로 되어 있어 친구들과 누워 하늘을 보고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멘토님은 옥천에 명지지역아동센터, 옥천지역아동센터, 이원지역아동센터, 청산지역아동센터 등 4개 아동센터가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찾아보니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아동의 보호, 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종합적인 아동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입니다. 아동을 위한 복지시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체험 둘째 날, 청산지역아동센터에 방문해 직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체험 둘째 날, 청산지역아동센터에 방문해 직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청산지역아동센터에 일하는 사회복지사님은 일이 힘들지만 보람차다고 했습니다. 복지사님은 센터에 다니던 한 친구가 이제 안 나오겠다며 쪽지를 남기고 사라졌다가 2주 뒤에 다시 나온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습니다. 안 나오는 동안 그 친구에게 가끔 연락도 하고 기다렸는데 센터에 다시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기다려줘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했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을 재촉하지 않고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고, 앞으로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옆에 있던 멘토님이 복지사님이 말씀한 내용을 저희가 알기 쉽게 한 번 더 설명해줘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안돌봄센터는 일정에 없었지만 멘토님이 복지기관을 더 소개하고 싶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지역에 여러 복지기관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하는 멘토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안아파트에 있는 이안돌봄센터는 공립형 아동센터가 아니기 때문에 정원이 차지 않았다면 일정 금액을 지불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 사회복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마지막 날은 옥천통합복지센터에 있는 도란도란식당, 카페프란스에 갔습니다. 그리고 옥천군가족센터, 옥천시니어클럽, 옥천지역자활센터가 하는 일을 듣고 각 시설을 둘러봤습니다. 도란도란식당은 옥천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사업으로 노인 분들이 식당을 운영합니다. 마지막 날이라 멘토님이 도란도란식당에서 점심과 음료수를 사줬는데 한식뷔페 느낌에 음식도 맛있었습니다.

심리 상담에 관심이 있는 청산고 1학년 박지영 학생은 이번 청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고장 내 사회복지 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심리 상담에 관심이 있는 청산고 1학년 박지영 학생은 이번 청마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고장 내 사회복지 현장을 간접적으로 체험했다.

카페프란스는 옥천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카페인데 인테리어가 예뻤습니다. 옥천군가족센터는 집단 상담, 개인 상담을 통해 가족들이 끈끈한 유대를 갖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센터에 일하는 복지사님은 저희가 궁금한 걸 친절하게 알려줬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교정복지에 관한 이야기도 해주셨는데 교정복지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찾아보니 교정복지사는 교도소 내 교도관의 기본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회복지사의 특성을 살려 수행자의 사회복지를 지원하고 상담하는 업무를 합니다.

■ 더 나은 생활 위해 희망을 함께 찾는 일

옥천시니어클럽은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여러 사회활동 지원사업을 하는 기관입니다. 사업은 크게 공익활동, 사회서비스형, 시장형, 취업알선형으로 나뉘는데 그중 공익활동 참여자들이 가장 많다고 들었습니다.

옥천통합복지센터 안에 있는 옥천시니어클럽 사무실에 찾아가 직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옥천지역자활센터는 저소득층 취업, 창업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저는 가공사업단과 한마음사업단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가공사업단은 김, 누룽지, 커피 원두를 볶아 판매하는데 기계들을 처음 봐서 신기했습니다. 한마음사업단은 교재용 악기를 조립하고 포장하는데 일이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일터 체험에 참여하기 전에는 사회복지사가 그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는데 복지기관마다 하는 일이 다양하고 사회복지 종사자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멘토님은 사회복지 대상자를 평등하게 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줘야 한다고 알려줬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되려면 꼭 지녀야 할 태도라고 느꼈습니다.

여러 복지기관에 방문하면서 내가 몰랐던 복지기관을 많이 알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또 여러 분야에 일하는 복지사님들을 만나 현장 이야기를 들으면서 대상자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여러 방면으로 일하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했습니다. 복지기관에 한 번 일해보고 싶었고,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더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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