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고 2학년 박준형 학생
옥천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 진로체험(7.20, 21, 8.4) 활동일지

편집자주_지난 7월19일부터 8월16일까지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주최로 ‘2023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가 열렸습니다. 옥천고, 청산고 1~2학년 학생 46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우리고장 내 일터 현장에 찾아가 직무체험을 했는데요.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어른들을 멘토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역 내 17개 사업장이 참여한 가운데 청산고등학교 2학년 박준형 학생이 옥천읍 장야리에 있는 옥천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멘토 정순영)에 찾아가 3일간 체험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어 수행평가로 도서 발표가 있었다. 원하는 책을 읽고 피피티(ppt)를 활용해 이 책을 선정한 이유와 줄거리, 느낀 점 등을 발표하는 수업이었다. 우연히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라는 책을 접하고 경영학과에 흥미를 느껴 경영학과에 진학하기로 목표를 정했다. 그러던 중 진로 선생님에게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 소식을 접했다. 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일터 현장에 찾아가 3일간 실무 체험을 할 수 있었다. 학교 안에서 하는 진로 체험보다 피부에 와닿는 경험이 될 거라 기대해 신청했다.

지역 내 여러 일터를 알아보던 중 옥천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 관심이 생겼다. 활동 내용 중에 ‘사회적경제 이해와 사회적경제 조직 탐방’을 읽고 사회적경제에 흥미를 느꼈다. 평소 생소하게 느꼈던 마을공동체에 호기심이 생겨 신청했다. 마을공동체는 마을에 사는 주민들이 모여 마을에 관한 모든 일을 주민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하는 주민자치 공동체를 말한다.

사회적경제(social economy)는 구성원 간 협력·자조를 바탕으로 재화·용역의 생산 및 판매를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민간의 모든 경제적 활동을 말한다. 나라마다 사회적경제를 정의하는 게 다 다르지만 ‘구성원 참여를 바탕으로’ ‘국가와 시장의 경계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민간의 경제활동’을 공통으로 뜻한다. 사회적경제 조직은 크게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4가지로 나뉜다.

체험 첫째 날 견학한 동이면 석화리에 있는 '오다가다 쉼터(마을공동급식소)' 전경.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체험 첫째 날 견학한 동이면 석화리에 있는 '오다가다 쉼터(마을공동급식소)' 전경.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 주민들의 힘으로 지역 문제 타파

첫날 마을공동체와 지역공동체의 의미를 배우고, 옥천에 있는 여러 마을공동체 활동을 면 단위로 정리해 배울 수 있었다. 현재까지 마을공동체, 지역공동체 정의가 명확하게 내려지지 않았는데 여러 전문가가 내린 정의를 살필 수 있었다. 이날 옥천에 있는 마을공동체 중에 동이면 석화리에 있는 ‘오다가다 쉼터(마을공동급식소)’, ‘이원면 장화리(손 모내기 축제)’, 이원면 주민공유공간 ‘내일로’를 탐방했다.

마을공동체 활동이 지역에 이롭다는 점은 알았으나 정확히 어떤 이점이 있는지 알지 못 했다. 이날 체험을 통해 마을공동체 활동의 가치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여러 가치 중 정부나 기업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지역 주민들의 힘으로 돌파한다는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또한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해 사회적 자본이 확산돼 사회적 신뢰 증진을 꾀한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체험 첫째 날 손모내기 축제가 열리는 이원면 장화리에 방문한 모습.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체험 첫째 날 손모내기 축제가 열리는 이원면 장화리에 방문한 모습.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이원면 장화리에 하는 손 모내기 축제는 포스터나 관련 기사를 찾아보며 내용을 파악했다. 조사해보면서 마을공동체를 통한 축제가 지역 홍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원면 주민공유공간 내일로는 이원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한다는 것을 알고 사회적협동조합이 할 수 있는 사업의 폭이 궁금해졌다.

이날 체험을 통해 단순히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현장을 탐방하며 대화할 기회가 생겨 좋았다. 처음에 공동체 교육에 쓰던 자료를 받았는데 마을 공동체 관련 주민 수요나 옥천군 연계 사업과 같은 흥미로운 항목이 보여 추가로 학습해보고 싶었다.

이원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이원면 주민공유공간 '카페 내일로' 내부 모습.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이원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이원면 주민공유공간 '카페 내일로' 내부 모습.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 가까운 미래에 ‘사회적경제’ 비중 늘 것

체험 이튿날, 협동조합의 종류와 가치, 설립 방법 등 협동조합에 관한 여러 가지를 배웠다. 옥천 행복동이작은도서관에 가서 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되는 과정을 살폈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배웠다. 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기업 간 차이 또한 알 수 있었다.

먼저 일반 협동조합과 사회적협동조합의 공통점으로는 협동조합 기본법에 근거해 모든 조합원이 1인 1표를 행사한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협동조합은 배당이 가능한데 비영리 법인격으로 분류된 사회적협동조합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또 협동조합은 경영공시가 의무사항이 아니지만, 사회적협동조합은 의무다.

사회적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의 차이점은 적용법령이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르고 있다. 또, 사회적기업은 배당 가능한 이윤이 발생했을 때 이윤의 2/3 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재투자해야 한다고 배웠다. 전날 협동조합 사업의 폭이 궁금했는데 금융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가 가능하다고 배웠고, 농협의 경우 협동조합이나 금융업 운영이 가능하다고 들었다.

박준형(왼쪽 첫 번째) 학생이 행복동이작은도서관에 견학해 협동조합이 설립되는 과정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박준형(왼쪽 첫 번째) 학생이 행복동이작은도서관에 견학해 협동조합이 설립되는 과정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한편 대전 법동에 있는 민들레의원이 협동조합에서 운영한다고 들어 조사했다. 찾아보니 민들레의료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데 의원뿐만 아니라 주민참여건강증진센터 등 여러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보면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모습이 멋있게 다가왔다.

또한 스페인 클럽 축구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 ‘FC 바르셀로나’가 협동조합으로 운영된다는 점 그리고 여러 세계 사례를 보아 협동조합까지는 아니라도 가까운 미래에 사회적경제 조직이 더 많아지리라 생각했다. 나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주식 보유량에 따라 의결권이 다른 주식회사와 달리 협동조합은 누구나 같은 표를 행사한다는 점이 신기했고 인상 깊었다. 협동조합의 지속 가능성, 민주적 운영 등이 부각되는 가운데 요즘 화제가 되는 ESG 경영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 이 부분을 조사해보고 싶었다. ESG는 환경보호(Environment), 사회공헌(Social), 윤리경영(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며 법과 윤리를 준수하겠다는 경영 활동을 말한다.

■ 설득에 필요한 자료 찾고 모아

체험 둘째 날 견학한 행복동이작은도서관 전경.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체험 둘째 날 견학한 행복동이작은도서관 전경.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행복동이작은도서관에서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되는 과정을 보면서 출자금의 한도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과 조합원 1인의 출자좌수(투자할 시 넣는 구좌의 수) 비율의 한계가 있음을 알았다. 조직 구성 방식도 배웠는데 협동조합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는지 궁금했다.

체험 마지막 날, 지역조사의 중요성을 배우고 지역정보 유형을 파악해 조사하는 법을 배웠다. 지역조사의 중요성을 알고 조사를 원활히 진행하면 설득하기 더 쉽다는 걸 알았다. 자료와 정보의 차이점 그리고 1차 자료와 2차 자료가 무엇인지 새롭게 알았다. 관찰된 사실을 수집해 모아놓은 것이 자료(data)라면 그 자료를 가공해 판단의 근거로 쓸 수 있도록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 것이 정보(information)다.

체험 마지막 날 청산고 2학년 박준형(가운데), 유지혜(오른쪽) 학생이 옥천공동체허브 '누구나'에서 옥천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 이다현(왼쪽) 팀장을 만나 업무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체험 마지막 날 청산고 2학년 박준형(가운데), 유지혜(오른쪽) 학생이 옥천공동체허브 '누구나'에서 옥천군마을공동체지원센터 이다현(왼쪽) 팀장을 만나 업무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박준형 학생은 체험 마지막 날 지역 조사의 중요성과 함께 필요한 자료를 인터넷으로 찾는 법을 배웠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박준형 학생은 체험 마지막 날 지역 조사의 중요성과 함께 필요한 자료를 인터넷으로 찾는 법을 배웠다. (사진제공: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조사 방법으로 문헌 조사, 현장 조사, 설문 조사, 면접 조사가 있는데 각 조사의 장단점을 배웠다. 나는 문헌조사 시 네이버를 주로 이용했는데 구글을 쓰는 게 훨씬 좋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통계청이나 옥천군 홈페이지 같은 신뢰도 높은 기관을 이용하는 법도 배웠다.

통계청을 이용해 내가 사는 지역의 인구 변화를 그래프로 만들었는데 여기서 배운 것들을 수행평가나 보고서 작성 시 유용하게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설문조사를 1학기에 해본 적이 있는데 올바른 문항과 이상한 문항을 비교하고 네이버 폼으로 설문을 만들어 2학기에 설문조사할 때 배운 것을 활용해보고 싶었다.

이번 일터 체험은 내 진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진심으로 자기 직업에 만족하고 좋아하는 멘토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고 싶어졌고, 내 진로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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