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고 2학년 이기혁 학생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진로체험(7.24~26) 활동일지

편집자주_지난 7월19일부터 8월16일까지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주최로 ‘2023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가 열렸습니다. 옥천고, 청산고 1~2학년 학생 46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우리고장 내 일터 현장에 찾아가 직무체험을 했는데요.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어른들을 멘토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역 내 17개 사업장이 참여한 가운데 옥천고등학교 2학년 이기혁 학생이 옥천읍 문정리에 있는 국립해양측위정보원(멘토 김민섭)에 찾아가 3일간 체험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평소 학교에서는 진로에 관한 개념적인 수업들이 대부분이라 실습할 기회가 많이 없어 아쉬웠다. 그러던 중 지역에 있는 일터에서 직업을 체험하는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다. 내 희망 학과는 전자공학과다. 여러 일터 중 국립해양측위정보원(옥천읍 문정리 소재)은 전자공학과 연관된 정보 통신, 위치 등을 배울 수 있을 거라 기대해 신청했다.

첫날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 가서 원장님께 인사드리고 오리엔테이션을 들었다. 그리고 국립해양측위정보원을 소개하는 홍보 영상을 봤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측위정보원은 우리나라 해역의 해상 교통안전과 선박 운영 능률 향상을 위해 다양한 측위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처음에는 국립해양측위정보원이 어떤 곳인지 몰랐는데 이 영상을 보고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곳이라 느꼈다.

그리고 위성항법시스템(GNSS; 인공위성네트워크를 이용해 지상에 있는 목표물의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과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표지판의 용도를 배웠다. 내가 알지 못한 표지판이 매우 많았고 용도도 다양했다. 그리고 멘토님이 표지판의 빛이 몇 초에 몇 번 깜빡이는지, 배가 출항할 때와 입항할 때 무엇이 다른지 등을 자세히 알려줬다. 해양에서 안개가 꼈을 때 표지판이 배를 어떻게 보호하는지 알게 됐다.

옥천고 2학년 이기혁(왼쪽에서 두 번째) 학생이 국립해양측위정보원 멘토를 만나 업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옥천고 2학년 이기혁(왼쪽에서 두 번째) 학생이 국립해양측위정보원 멘토를 만나 업무와 관련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 해양사고 예방하는 위치 추적 장치

다음으로는 멘토님이 위치 정보와 해양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 ‘해로드’ 앱을 설명했다. 앱에 있는 ‘SOS’ 버튼을 누르면 현재 있는 위치를 위도와 경도로 표시해 구조대에게 보낸다. 산과 바다에 둘러싸여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때 구조대가 구조하러 올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장치다. 이 앱으로 많은 사람을 구조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영상을 다 보고 중앙운영센터에 갔는데 모니터들이 굉장히 많았던 게 기억에 남는다. 그곳에서 이용자들에게 지상파항법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란-C(Loran-C;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차량 등에서 위치를 측정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 그리고 로란-C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시스템 e-로란(e-Loran)을 배웠다. 원리가 매우 어렵고 처음 접한 내용이라 낯설었지만 유익하게 다가왔다.

중앙운영센터는 내륙, 해양에 설치된 17개 중파방송국을 이용해 GNSS 오차를 1m 이내로 보정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CCTV 화면이 여러 대 있었다. 중파는 전파를 보내야 하는 특성상 높은 곳이나 평지 등 장애물이 없는 곳에 주로 설치한다고 들었다. 이곳에서 위치를 측정하고 30m 정도의 오차를 1m 이내로 줄인다고 알게 됐다.

이기혁 학생이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안에 있는 송신 장비 작동을 체험하고 있다.
이기혁 학생이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안에 있는 송신 장비 작동을 체험하고 있다.

■ 장비를 보고 만지며 공학에 관심 생겨

위성항법보정시스템(DGNSS)이 중파 방송, 인터넷, DMB 방송을 이용해 위성항법시스템 오차를 1m 이내로 보정하는 정보를 제공한다고 들었다. 오차를 어떻게 1m 이내로 줄일 수 있는지 원리를 알아보고 싶었다. 또, 멘토님이 등대와 표지판의 쓰임새를 알려줬는데 종류가 다양하고 의미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다른 등대와 표지판들도 조사해보고 싶었다. 내가 희망하는 전자공학 분야에서는 반도체나 기계 분야의 진로만 있을 줄 알았는데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서도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둘째 날에는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 있는 전용 차량에 직접 탑승하는 체험을 했다. 안에 들어가자 컴퓨터도 있고, 여러 장치가 보였다. 장비 무게 때문에 차가 눌릴 것 같았는데 멘토님이 차가 눌리지 않게 ‘서스펜션’이라는 장치로 개조한 차라고 알려줬다. 멘토님이 모니터에 담긴 많은 정보를 알려줘서 좋았다. 차 위에는 안테나가 달려 있어 신기했다.

DGNSS를 직접 수동으로 켜고 끄는 체험을 하고, 지하로 내려가 발전기와 배터리 장치를 눈으로 봤다. 발전기 크기가 매우 컸고, 배터리 수가 정말 많아서 놀랐다. 만약 전기가 끊기면 자동으로 발전기가 작동되어 전기가 끊겨도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 있는 많은 장치를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다고 들었다. 이론 수업이 아닌 직접 장비를 작동하는 체험을 하면서 공학 분야에 관심이 더 생겼다.

이기혁 학생이 측정차량 견학
이기혁 학생이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서 사용하는 측정 차량에 탑승해 모니터를 살펴보고 있다.

■ 앞으로 직업체험 기회가 더 많아지길

셋째 날에 계장님이 PPT로 등대와 항로의 역사를 알려줬다. 먼저 옛날 유럽 지도와 옛날 한국 지도를 비교하며 어떤 점이 다른지 알게 됐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인 팔미도와 연필 모양의 등대, 젖병 모양의 등대, 비행기 모양의 등대 등 다양한 등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등대는 배를 안전하게 해주는 기능뿐 아니라 문화 관광적인 요소도 있다고 느꼈다.

또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 있는 각 부서의 기능을 들었다. 듣고 나서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부서를 알게 됐고, 부서마다 하는 일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다음으로 옥천에서 학교를 나온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공학을 전공한 선배님이 국립해양측위정보원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들으면서 진로에 많은 도움이 됐다.

마지막으로 멘토님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멘토님이 일하는 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이 일을 왜 선택했는지,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지, 일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 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준비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했다. 또 멘토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통해 많은 점을 알아갈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직업들을 체험하는 활동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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