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고 1학년 이예서 학생
예인기획 진로체험(7.21, 22, 25) 활동일지

편집자주_지난 7월19일부터 8월16일까지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주최로 ‘2023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가 열렸습니다. 옥천고, 청산고 1~2학년 학생 46명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청소년들이 우리고장 내 일터 현장에 찾아가 직무체험을 했는데요. 이들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어른들을 멘토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역 내 17개 사업장이 참여한 가운데 옥천고등학교 1학년 이예서 학생이 옥천읍 금구리에 있는 예인기획(멘토 김 윤)에 찾아가 3일간 체험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게임 원화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접한 게임 속 캐릭터 설정과 디자인을 보며 ‘나도 그려보고 싶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는데요. 그때부터 원래 있는 게임 설정에 맞게 캐릭터를 만들거나 나만의 게임을 만들어 분위기에 어울리는 서사를 주고 캐릭터를 그려나갔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제가 그린 그림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교과서나 책상에 낙서한 그림이 마음에 들면 사진을 찍어 놓곤 했는데요. 평소 사진을 많이 찍었고, 언제 찍었는지 금방 잊어버리는 편이라, 차라리 ‘내 그림 성장을 기록할 겸 나중에 보기 편하게 올려볼까’ 싶어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습니다. 초반에는 낙서만 주로 올렸는데 지금은 옷 주름 묘사나 인체 공부, 캐릭터 설정 등 그림 연습한 걸 같이 올립니다.

유튜브나 여러 소셜 미디어를 접하다 보니 디지털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직접 찾아보며 배웠습니다. 계속 그려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지는 느낌이 들어 자연스레 게임 그래픽 디자인 쪽으로 진로를 희망했습니다.

옥천고 1학년 이예서 학생이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 명함. 이름 위에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인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를 적었다.
옥천고 1학년 이예서 학생이 직접 디자인한 캐릭터 명함. 이름 위에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인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를 적었다.

■ 막연한 진로, 단비 같은 일터체험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그 길로 나아간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마다 항상 부족한 느낌이 들었고, 막연하게 느껴지는 과정을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한 캐릭터를 만들려면 가장 큰 주제를 정한 다음 스케치해야 하는데 막상 어떤 주제를 정하고 특징을 떠올리며 그리려 하면 표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색감이 주제와 어긋나는 느낌도 들었고, 장신구 또한 어떻게 넣어야 할지 감이 안 잡혔고, 무엇보다 나는 이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아는데 다른 사람이 봤을 때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혼란스러웠습니다. 예를 들어 ‘몬스터+경찰’이라는 주제를 잡고 그렸는데 다른 사람이 볼 땐 그 주제를 바로 알아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마다 항상 부족한 느낌이 들었고 막연하게 느껴지기를 반복하다가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프로그램 중에는 만화, 웹툰, 디자인 관련 진로를 탐구할 수 있는 ‘예인기획’에 지원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만화가로 활동하는 멘토님을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참여했습니다.

이예서 학생이 디자인 프로그램을 활용해 현수막에 들어갈 그림을 편집하고 있다.
이예서 학생이 디자인 프로그램을 활용해 현수막에 들어갈 그림을 편집하고 있다.

■ 내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려면

예인기획 첫째 날에는 그림 그리는 직업에 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지역 만화가로 활동하는 멘토님께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방법을 물었는데요. 멘토님은 디자인하기 전에 주어진 키워드들에 관한 정보를 많이 수집하고, 키워드 성격에 맞게 보는 사람이 어떤 캐릭터인지 알기 쉽게 디자인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그동안 제가 디자인한 캐릭터들을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요. 제 캐릭터는 보는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은 그림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내 것으로 소화해 그림으로 쉽게 풀어내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둘째 날, 셋째 날에는 각각 나만의 명함 만들기, 현수막 제작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명함을 만들 땐 멘토님이 알려준 조언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디자인했는데요. 생각보다 어려웠고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막연했던 이전과 달리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현수막은 예인기획 안에 있는 현수막 기계, 명함은 다른 업체에서 뽑아 무료로 받았습니다.

이예서 학생이 예인기획 사무실에서 출력한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예서 학생이 우리고장에 있는 예인기획 사무실에서 출력한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조언을 듣고, 실행에 옮겨, 방향을 찾다

본격적인 제작 단계에 들어가면서 이름 위에 직업 란에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를 넣었더니 더더욱 꿈을 이루고 싶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특히나 현수막을 제작하는 활동은 제가 배울 게 많다는 걸 알게 했습니다. 현수막을 디자인할 때 어떤 캐릭터인지 소개하는 느낌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누끼’를 따야 할 사진들이 생각보다 많았던 겁니다.

'누끼를 딴다'는 것은 사진에 필요한 이미지만을 편집 도구로 잘라내는 작업을 말합니다. 안에 넣어야 할 사진들도 많았고, 포토샵이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사용해봐서 초반에는 멘토님에게 많이 물어봤는데요. 그때마다 멘토님이 친절히 알려줘서 감사했습니다.

돌아보면 예인기획에서 첫째 날은 진로에 관한 조언을 얻었고, 둘째 날은 들은 내용을 바탕으로 실행에 옮겼고, 셋째 날은 방향을 찾아간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활동을 끝마친 지금, 저는 계속해서 꿈의 지도를 그려나가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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