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고장 초·중학생, ‘제2회 세계전북비엔날레 서예공모전’ 참여
관성서예학원 수강생 9명, 동상·특선·입선 수상
이정우 원장 “서예가 ‘정서함양의 쉼터’로 다가오길”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 했던가. 옛 선인들의 가르침을 화선지에 옮겨 담았다. 붓을 잡고 써 내려가는 한 획 한 획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했다. 마음이 손과 붓을 타고 종이 위에 전해지도록 스스로를 갈고닦았다. 붓글씨에는 서예 하는 사람의 표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서예는 마음이다.

붓이 지나간 자리에 먹이 한지에 서서히 스며들듯 자연의 신비로움, 그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도리를 차츰 알아간다. 서예는 남겨지는 글이다. 붓을 쥐었을 때 배움과 다짐의 흔적 또한 남는다. 훗날 어렵고 힘든 시기가 찾아올지라도 서예를 하며 간직한 순수한 마음은 작은 희망을 안고 세상의 물결을 헤쳐나가는 힘이 된다.

우리고장에 있는 관성서예학원(원장 이정우) 학생들이 붓글씨 연습에 몰입하고 자기 수양을 한 결과 전국 단위 공모전에서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이들은 전라북도가 주최하고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주관한 ‘제2회 학생서예공모전’에 참가해 동상 및 특선, 입선을 했다.

장야초 3학년 전지원 학생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주관한 제2회 학생서예공모전에서 출품한 한문서예 '진합태산(塵合泰山)'을 쓰고 있다.
장야초 3학년 전지원 학생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주관한 제2회 학생서예공모전에서 출품한 한문서예 '진합태산(塵合泰山)'을 쓰고 있다.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모전은 자유명제(한글서예, 한문서예, 문인화, 현대서예)를 주제로 지난 7월3일부터 31일까지 작품을 접수했다. 그 결과 우리고장 학생 9명이 수상해 문화예술의 고장 옥천을 알렸다. 상장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학생들은 서예의 자신감을 키우고 바른 인성을 함양하는 계기로 삼았다.

장야초 3학년 전지원(10) 학생은 한문서예 ‘塵合泰山(진합태산)’을 출품해 동상을 수상했다. 진합태산은 ‘작은 물건도 많이 모이면 큰 것이 된다’는 뜻이다. 2년 전부터 관성서예학원에 다닌 전지원 학생은 일주일에 세 번 붓글씨를 배우러 간다. 전지원 학생은 “선생님이 알려준 대로 서예를 재밌게 배웠는데 상을 타서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양초 3학년 김지연 학생이 지난 7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주관한 제2회 학생서예공모전에서 출품한 한글서예 '문학소녀 꿈을꾸다'를 쓰고 있다.

한글서예를 출품해 특선을 받은 학생도 있었다. 삼양초 3학년 김지연(10) 학생이다. 학원에 다닌 지 10개월 되어가는 김지연 학생은 이정우 원장이 만든 체본을 따라 쓰며 붓글씨를 연습해 서예로 처음 상을 탔다. 출품작은 ‘문학소녀 꿈을꾸자’. 서예를 배운 뒤 마음이 더 차분해졌다는 김지연 학생은 “한자보다 한글을 쓰는 게 더 좋아 한글서예를 했다”며 “서예를 배워 내 꿈을 이루고 싶었다”며 당찬 의지를 보였다.

관성서예학원 이정우 원장은 붓글씨를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정서함양의 쉼터’로서 서예를 배우는 즐거움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이정우 원장은 “조선시대 양반들의 전유물이었던 서예가 요즘에는 오래된 학문 정도로 여겨지지만, 옛것을 익혀 새로운 것을 연마한다는 데 있어 서예의 매력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서예가 더 가까이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학생 공모전 시상식은 오는 9월22일 전북 전주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입선 △이근목(옥천중1) △이원중(옥천중1) △전지호(장야초5) △김재록(삼양초5) △이소헌(삼양초5) △곽주원(삼양초5) △박다윤(삼양초4) ▲특선 △김지연(삼양초3) ▲동상 △전지원(장야초3).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