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안견미술대전’서 옥천사람 4명 장려상·특선·입선 수상
장려상 권종현 씨 “서예에 더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제1회 세계전북비엔날레 학생공모전’서 우리고장 학생 5명 수상

제22회 안견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권종현 씨.
제22회 안견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권종현 씨.

서예의 고즈넉한 멋과 분위기에 빠져들면 붓을 내려놓기 어렵다. 한자의 의미와 멋을 담아낸 서예는 글자 크기와 획으로, 먹물의 짙고 옅음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서예는 붓을 잡는 사람의 인품과 학식, 감정이 그대로 반영된다. 그렇기에 서예를 배우는 사람들은 오랜 기간 마음을 수양하며 덕성을 길러야 필획이 탄탄하고 결구가 선 고박한 글씨체가 나온다.

우리고장에 있는 관성서예학원(원장 이정우) 수강생들은 진지하게 마음을 수양하며 서예에 몰입한 결과, 전국대회에 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재단법인 서산문화재단, 사단법인 안견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제22회 대한민국 안견미술대전’에 출전해 예선(8월2일, 1차 사진심사), 본선(8월30일, 2차 실물심사)을 거쳐 장려상, 특선, 입선을 했다. 

이번 대회에 수상한 자는 바로 권종현(장려상), 이용범(특선), 홍진숙(입선), 염현정(입선) 씨 등 4명이다.

권종현(62, 청성면 무회리) 씨는 서예를 배운 지 10년 됐다. 그는 군북면 막지리가 고향으로 대구서 사업을 하다 8년 전 청성면으로 귀촌하며 보청·금강환경지킴이, 청성문화예술인협의회 등에서 활동했다. 은퇴한 뒤 취미로 서예를 배웠던 그는 붓을 잡으면서 마음이 정화된 느낌을 받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소나무향이 나는 묵향을 맡으며 차분해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권 씨는 일주일에 3일 정도 서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25일 오후3시 서산시문화회관에서 열린 안견미술대전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권종현(오른쪽) 씨가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 권종현)
지난 9월25일 오후3시 서산시문화회관에서 열린 안견미술대전 시상식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권종현(오른쪽) 씨가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 권종현)

그의 아호는 연우(然友), 자연의 친구라는 뜻이다. 권종현 씨는 “상을 받으려고 서예를 시작한 건 아니지만 열심히 서예를 해서 결과가 좋게 나와 영광스럽고 행복하다”며 “서예를 배운 지 10년 만에 큰 상을 타게 돼 감회가 남다르고 앞으로 정진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발제한 주제는 매월당 김시습 선생 ‘무제’(예서 목관체)다.

이번에 특선을 수상한 이용범(64, 옥천읍) 씨는 올 초부터 서예를 배웠다. 공직을 그만두고 취미를 찾던 중 서예에 관심을 두게 된 그는 이번에 서예를 같이 배우는 동료들과 함께 대회 출품을 했다. 이번 대회에 발제한 주제는 조인규 선생 시 ‘6조 해서’(해서체).

그는 서예의 매력에 관해 “여가 생활을 풍요롭게 지낼 수 있고, 어딘가에 푹 빠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시간 씩 서예에 몰입하는 그는 고향이 청산면 목동리다. 그래서 그의 아호 또한 청산(靑山)으로 지었다.

이번에 입선한 홍진숙(63, 옥천읍) 씨는 서예를 배운 지 2년째 접어들었다. 홍 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서예를 배웠던 기억이 있지만 일상을 살아가면서 서예를 잠시 잊었다. 정년퇴직한 뒤 붓을 잡기 시작해 일주일에 3~4일 서예에 시간을 투자한다는 그는 “앞으로 더 서예에 정진하고 싶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나고자랐던 고향 청산면 인정리를 따서 아호를 인정(仁政)이라 지었다. 그가 이번 대회에 출품한 작품은 초려 선생 시 6조 해서체다. 홍진숙 씨와 같이 입선한 은초(垠艸) 염현정 씨 또한 초려 선생 시를 출품했다.

한편, 전국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제1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학생서예공모전’에서도 관성서예학원에서 서예를 배운 우리고장 학생 5명이 특선, 입선을 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14일 전북 전주에 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특선 △이근목(증약초 6) △유선아(장야초 6) △전지원(장야초 2) ▲입선 △이원중(증약초 6) △전지호(장야초 4). 

권종현 씨가 매월당 김시습 선생 ‘무제’를 명제로 정해 이번 대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뜰 풀은 우거지고 뜰의 나무 푸르른데 / 들 해당화 핀 곳에 맑은 향기 그윽히 풍기네. / 간밤에 비 막 개어 범궁(梵宮)이 환한데 / 어미 제비 아직도 처마의 젖은 흙 물고 있네.' (사진제공: 권종현)
권종현 씨가 매월당 김시습 선생 ‘무제’를 명제로 정해 이번 대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뜰 풀은 우거지고 뜰의 나무 푸르른데 / 들 해당화 핀 곳에 맑은 향기 그윽히 풍기네. / 간밤에 비 막 개어 범궁(梵宮)이 환한데 / 어미 제비 아직도 처마의 젖은 흙 물고 있네.' (사진제공: 권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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