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검도협회, 작년 8월 옥천검도관 인수해 공동운영
매주 화·금 무료 강습도 진행

 

지난 2일 괴산군청 여자 검도팀 현역 선수들과 조재성 감독이 옥천검도관을 찾아 우리고장 검도인들과 함께 수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2일 괴산군청 여자 검도팀 현역 선수들과 조재성 감독이 옥천검도관을 찾아 우리고장 검도인들과 함께 수련하는 시간을 가졌다.

“머리! 머리! 머리!” 

우렁찬 기합소리가 옥천검도관을 가득 채운다. 

운영하던 관장이 일련의 사건으로 2018년 문을 닫은 바 있는 옥천검도관. 옥천 유일의 검도관이었던 만큼 검도인들의 안타까움은 한 없이 컸다.

안타까움도 잠시, 무인들의 기백은 포기를 몰랐다. 우리고장 검도인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았다. 옥천검도협회 차원에서 검도관을 공동운영하기로 하고 작년 8월 옥천검도관을 인수한 것이다.

자유 수련은 물론, 화요일과 금요일 오후 7시30분에는 무료 검도 강습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일 찾아간 옥천검도관은 검사(劍士)들의 열정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제60회 도민체전을 준비하고 있는 이영준 선수
제60회 도민체전을 준비하고 있는 이영준 선수

■ 옥천을 사랑한 검객들, 옥천검도관에 모이다

특별한 이들도 2일 옥천검도관을 찾았다.

괴산군청 여자 검도팀 현역 선수들과 조재성 감독이 옥천검도관을 방문해 우리고장 검도인들과 함께 수련 시간을 가진 것이다.

영동군 출신 조재성 감독은 옥천 검도의 부활을 꿈꾸며 2019년 한 동안 옥천검도관을 인수해 ‘옥천조재성검도관’을 운영하기도 한 인물이다. 여러 사정으로 관장직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조재성 감독은 우리고장에서 맺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재성 감독은 우리고장 생활검도 활성화는 물론 오는 5월 14일부터 진천에서 열리는 제60회 도민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며 이날 수련을 직접 진행했다.

“어려운 상황에도 옥천 검도인들은 손에 쥔 죽도를 내려놓지 않았어요. 이들의 검도를 향한 열정이 옥천검도관을 다시 문 열게 했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 열정 이어가며 옥천 검도의 맥을 지키고 싶어요. 곧 있을 도민체전에서도 옥천 남자 단체부가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합니다.” (조재성 감독)

출향 검도인도 2일 옥천검도관을 찾았다. 옥천서 나고 자라 지금은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살고 있는 황지연(33)씨다. 황지연씨는 바쁜 직장생활 중에도 시간을 쪼개 어릴 적 옥천에서 시작한 검도인의 삶을 이어가는 중이다. 도복을 처음 걸쳤던 곳이 옥천검도관인 만큼 이곳은 지연씨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 장소라고.

“지금은 옥천을 떠나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중이라 자주 고향을 찾지 못해요. 그래도 제가 검도를 배우던 추억의 장소라 자주 오려고 노력해요. 몸은 멀리 있어도 마음만은 늘 옥천을 그리는 것 같아요. 같은 도복과 호구인데도 여기서 입으면 느낌이 다르거든요.” (황지연씨)

우리고장 검도 꿈나무도 함께했다. 도복을 입은 지 5개월 정도 됐다는 홍지원(장야초 5) 학생과 7살 때부터 검도를 했다는 강다연(옥천여중 3) 학생이다. 

“검도가 재미있어요. 우리 동네에서 검도를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어려울 때도 있지만 다들 저를 잘 챙겨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홍지완 학생)

“몸이 안 좋은 날 빼고는 모든 연습에 참가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검도를 하면 기합소리에 스트레스도 풀리고, 수련하면서 마음도 차분해지는 것 같아요.” (강다연 학생)

■ 검도를 배우고 싶은 주민 누구나 환영

이날 모인 10여명의 검사들은 함께 몸을 풀고 대련을 하며 무예를 다졌다. 힘찬 기합소리와 강렬한 죽도소리 틈으로 이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도민체전을 향해 정진하고 있는 이영준(30, 동이면 적하리) 선수의 뜨거운 눈빛은 호구 사이로도 전해졌다. 

“도민체전까지 이제 2달 정도 남았습니다. 함께 팀을 꾸릴 선수들과 열심히 준비해서 입상에 도전하겠습니다.” (이영준 선수)

대련을 마치고 호구를 벗은 옥천검도협회 고명근 회장의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옥천검도관 마룻바닥을 다시 밟을 수 있게 돼 기뻤다는 고명근 회장. 그는 다시 검도를 시작하고 싶은 주민, 처음 검도를 시작해 보고자 하는 주민 모두 옥천검도관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검도와 옥천을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검도관을 다시 불 밝힐 수 있었습니다. 재개관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사정을 듣고 월세를 낮춰준 임대인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검도관이 문 닫은 뒤 죽도를 내려놓았던 분들, 새롭게 검도에 흥미가 생긴 분들 모두 옥천검도관으로 오셔서 함께 수련했으면 좋겠습니다.” (고명근 회장)

이어 고명근 회장은 앞으로 옥천검도관에서 옥천 검도가 나래를 펼치길 기대하면서, 옥천군이 실업팀을 구성해 엘리트체육으로서의 검도도 발전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옥천은 충북 검도 효시인 이교신 선생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고, 그 동안 검도 대회에서도 여러 번 우승한 검도의 고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옥천검도관 재개관을 계기로 취미로 검도를 즐기는 검사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이와 함께 옥천에도 검도 실업팀이 생겼으면 해요.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발을 맞춰 나갈 때 그 종목이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옥천 실업팀에서 유명 선수를 육성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고명근 회장)

옥천검도관에서 검사들의 검도에 향한 열정과 옥천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고장 검도인들과 함께 승승장구하는 옥천검도관이 되길 기대해 본다.

옥천검도관 무료 강습 문의

☎ 010-5402-8941

옥천검도협회 고명근 회장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