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있는 작은도서관, 오케스트라를 담다
오필록 관장 "도서관은 동적인 공간" 강조
바이올린·첼로·플루트 등 20여명 단원 앙상블

꿈이있는 작은도서관 와이즈뮤직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작은도서관 나무를 심었더니 오케스트라 꽃이 피었다.

옥천읍 가화리 행복한교회 한편에 마련된 '꿈이있는 작은도서관'이 음악 소리로 뒤덮였다.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뤘다. 조화를 이룬 것은 비단 악기 뿐만이 아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악기를 다루는 이들도 앙상블을 이뤘다.

꿈이있는 작은도서관 오필록(행복한교회 담임목사) 관장은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 말한다. 행복한교회는 지난해 교회 옆 폐가를 매입해 작은도서관으로 꾸몄다. 꿈이있는 작은도서관은 조용히 책 읽는 곳이라는 고정관념도 벗어 던졌다. 재잘거리는 소리가 자연스러운 동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도서관과 오케스트라가 앙상블을 이루는 이유다.

"와이즈뮤직오케스트라는 올해로 3년차입니다. 2020년에는 특별히 옥천행복교육지구 마을아카데미 사업을 받아 규모가 커졌죠. 코로나19로 연습을 못했는데 연말에 있을 정기연주 무대에 서려면 더 이상 연습을 미룰 수 없어 이렇게 나오게 됐습니다."(오필록 관장)

도서관을 동적인 공간으로 쓰고자 했을 때 도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다른 작은도서관은 이미 동적공간으로 활용중이다. 구연동화, 그림자 연극, 영화상영, 각종 만들기 등 이 진행된다. 꿈이있는 작은도서관은 특별히 오케스트라를 선택했다. 오케스트라만이 가진 매력이 있기 때문.

"한 악기만 집중해서 배운다고 하면 실력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울리기 어렵습니다. 획일적인 교육이 가지는 단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죠. 오케스트라는 다릅니다. 클라리넷을 잘 다루는 사람은 퍼스트 클라리넷을, 서툰 사람은 세컨드 클라리넷을 맡으면 됩니다. 서툰 사람도 동등한 위치에서 참여해 하모니를 이뤄내는 게 오케스트라입니다. 똑같은 클라리넷을 배운다고 해도 오케스트라로 배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오필록 관장)

오케스트라 단원은 모두 30명이다. 23일 열린 합주에는 25명이 참석했다. 평소 도서관 실내에서 연습했다면 이날은 도서관 마당에 판을 깔았다. 코로나19를 의식한 탓이다. 다른 이와 조화를 이뤄야 하는 오케스트라 특성이 반영된 결과일까.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섞여 있어도 부조화는 없었다.

"서툴러도 같이 한 곡 한 곡 연습하다보면 어느새 익숙해져 갑니다. 다양한 연령이 섞여 있다고 해서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김선영(46, 옥천읍 가화리) 단원)

"행복한교회를 다니는 교인도 있지만 비기독교인도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이 섞인다는 게 오케스트라의 매력이죠."(이혜경(53, 옥천읍 가화리) 단원)

"옥천여중 관악부 출신입니다. 클라리넷 잡은 지 5년이 넘었어요. 주말 시간을 오케스트라 연주 한다고 나온다는 건 그만큼 재밌다는게 아닐까요?"(임채림(20, 옥천읍 양수리) 단원)

"2년 동안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는데 입시 때문에 올해는 쉬게 됐어요. 합주에 성실하게 나오기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어머니와 함께 시작했던 오케스트라인데 PC방 가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박시온(옥천고2) 단원)

꿈이있는 작은도서관 와이즈뮤직오케스트라 공연은 올 하반기에 예정된 옥천행복어울림축제에서 볼 수 있다. △You raise me up(팝송) △위풍당당 행진곡 △헝가리무곡 △크시코스의 우편마차 등 무대가 준비 중이다.

"옥천 곳곳에 꿈이있는 작은도서관처럼 작은도서관이 들어찼으면 좋겠습니다.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이 공동체를 꾸며가는 공간으로써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오필록 관장)
 

한편, 꿈이있는 작은도서관은 와이즈뮤직오케스트라 단원을 상시 모집 중이다. 오케스트라에 관심이 있는 주민은 오필록 관장(043-733-0191)에게 연락하면 된다.

옥천읍 가화리 꿈이 있는 작은도서관 오필록 관장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라 연주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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