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 문학의 향연

언제부터 설랬는지 몰라요
새해 어머니 부름을 받아
뿔뿔이 흩어졌던 여섯 자식들이 모였어요

더 빨리, 더 크게 하늘을 움켜쥐겠다
연연세세 틈 벌어지는 가지들 다독이던 당신
비록 머물다 간 흔적 뵈지 않아도
감꽃 목걸이에 함께 걸리던 시절 기억하라고
향불 맴돌며 재차 당부하시는 어머니

도처에 흩어져 맛이 다른 삼색나물같이 살지라도
때로는 맛깔나게 섞여서
넉넉한 양푼을 꺼내놓고 가셨어요

바람 부는 세상 모퉁이 겉돌던 우린
당신 안에서
매콤하게 비벼졌어요
정서영, 물의 안부 『문정문학5집』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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