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 문학의 향연

모진 목숨

거친 들판에 서서

땅을 터전삼아 살아왔노라

 

투박한 발길에

짓밟히고 으깨어져도

한목숨 걸고

버텨왔노라

 

질펀하게 앉은자리

벗어나지 못하고

뜨거운 뙤약볕과

휘몰아치는 비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견뎌왔노라

 

혼으로

혼으로만 남아

영원히 그 자리에서

지켜 내리라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천기석, 바람이 달아나는 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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