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 주최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 드론 체험 시작
고등학생에게 진로 체험 기회 제공하는 ‘대성무인항공 드론교육원’
폐교된 대성초등학교가 드론 인재 양성소로 탈바꿈
김기덕 대표, ‘경쟁력 갖춘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

 

 

김기덕 대표(오른쪽)와 학생은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김기덕 대표(오른쪽)와 학생은 하늘을 날고 있는 드론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옛날에 그런 말이 있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서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부모가 주는 사랑과 더불어 마을 주민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는 지혜가 담긴 말이다. 어릴 때는 몰랐지만, 생각보다 많은 어른이 한 아이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본다. 부모님이 집을 비운 날 옆집 아주머니가 준 간식, 넘어져서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일으켜 준 초등학교 방과 후 선생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가르쳐 준 멘토가 머릿속으로 스쳐 지나간다. 마을에서 자란 청소년은 마을 어른을 만나면서 다양한 직업을 마주하고 관찰한다. 그리고 나중에 어떤 어른이 될지 고민한다. 결국 마을 사람들 모두 청소년의 멘토가 될 수 있다.

■ 꿈을 위한 징검다리
여기 학생이 꾸는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게 징검다리를 놓아주는 멘토가 있다. 영농조합법인 대성이 운영하는 대성무인항공 드론교육원(이원면 의평리)에 옥천고등학교 1학년 학생(박민정, 오상아)이 방문했다. 이는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3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로, 옥천에서 훌륭한 어른으로 활동하고 있는 멘토와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두 학생은 3일 동안 이곳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다. 1일 차에는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조종사 교육과 드론 정비를 진행하는 현장을 소개한다. 2일 차에는 조종 교육을 체험하고 해보고 싶은 일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3일 차에는 조종 교육 후 진학 및 취업에 대한 멘토링을 들으며 마무리한다. 3일이 짧을 수 있겠지만, 학생이 꿈을 하늘에 띄우는데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파란 하늘에 드론이 날고 있다.
파란 하늘에 드론이 날고 있다.

지난 8월 8일, 대성무인항공 드론교육원을 찾았다. 탁 트인 운동장을 보니 마음이 뻥 뚫렸다. 푸른 잔디와 대비되는 파란 하늘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 마련이지만, 5분만 밖에 있어도 땀이 나는 더운 날씨였다. 그런데 교관과 학생 모두 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온 신경이 드론에 가 있었다. 두 학생은 교관과 함께 비행 전 주체를 점검하고 전원을 연결했다. 그리고 교관이 시범 삼아 보여주는 드론 운전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학생 몸집보다 큰 드론이 손바닥 만 한 기계로 조종을 시작하자 조금씩 떠올랐다. 곧이어 뒤로 가는가 하면 위로 올라가고 다시 앞으로 와 정해진 구역에 착지했다. 학생은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눈을 반짝였다.

학생들이 드론을 조종하기 전 교관에게 주체를 점검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이 드론을 조종하기 전 교관에게 주체를 점검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토대로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토대로 드론을 점검하고 있다.


■ 대성무인항공에서 시작되는 꿈
“항공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있다고 해서 반가웠어요. 학생들이 이 분야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확실한 준비를 할 수 있어요. 빨리 포기하든지 한 길을 파든지 결정할 수 있게 멘토링을 해줘야 해요.” 단호한 말에 학생들의 표정도 사뭇 진지해졌다. 옥천읍에 거주하는 대성무인항공 드론교육원 김기덕 대표는 한국항공대학교를 졸업 후 해군에서 10년간 구축함 탑재 헬기를 조종한 유인 항공 전문가다. 이를 무인 항공으로 변형하는 것이 비용과 에너지 측면에서 합리적일 것이라고 판단 후 무인 항공 산업으로 진출했다. 그런데 유인 항공기 체계를 모른 체 무인 항공을 배우는 사람이 많았다. 원리를 가르쳐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 길을 걷기 시작했다. 교육 체계를 설립하기 위해 여기 대성무인항공 드론교육원까지 왔다. 

대성무인항공은 폐교된 대성초등학교 졸업생들이 학교 역사를 보존하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설립한 영농조합법인 대성에서 운영한다. 어떻게 지역에 도움이 될까 고민하다 드론교육원을 세웠다. 지역 농가를 위한 방제 활동을 하고, 충북도립대 소방과 학생을 교육하고, 지금처럼 도내 학생이 진로를 찾을 수 있게 직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학생을 무인 항공 인재로 길러내는 인재양성소가 되었다.
 

드론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뒤편에 대성무인항공 드론교육원 건물이 보인다.
드론이 천천히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뒤편에 대성무인항공 드론교육원 건물이 보인다.
김기덕 대표(왼쪽)가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에게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김기덕 대표(왼쪽)가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에게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 드론에 대한 잘못된 인식
김기덕 대표는 무인 항공 산업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학생들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조종 자격을 취득하면 사람들이 드론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닙니다. 조종 자격을 취득하는 것은 단지 항공 법규상 합법적으로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일 뿐, 추후 산림 관리, 인명 구조, 수질 관리 등의 다양한 임무를 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갖춘 무인 항공 인재가 될 수 있어요. 드론만 배우면 대학도 가고 취직도 쉽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에서 빠져나와서 전문가가 되겠다는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드론이 하늘에 떠오를 수 있게 조종하는 것은 드론 전문가가 되기 위한 최소한의 발판이다. 드론을 캄캄한 밤에, 안개가 낀 날에, 비가 오는 날에도 안정적으로 날릴 수 있는 사람, 더불어 맡은 임무를 언제 어디서든 드론을 날려 탁월하게 해내는 사람이 무인 항공 인재가 된다. 이는 진로를 찾아 미래를 계획해야 하는 고등학생에게 현실적인 조언이다. 

“드론을 조종하려면 항공법을 알고 있어야 해요. 도로교통법은 주변에서 자동차를 많이 보고 운전하니까 쉽게 알고 있는데, 항공법은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이 상태로 드론을 조종하다가 모르는 사이에 내가 범법자가 될 수도 있어요. 더구나 이미 법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대로 독박입니다. 내가 앞으로 드론을 조종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기본적인 법 상식은 익혀야 해요. 예를 들어 야간 비행 금지인데 야경 촬영을 하게 되면 불법인 거죠. 초상권 침해도 문제가 될 수 있고요.” 무인 항공에 종사하려고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말이다. 김기덕 대표는 무인 항공 분야가 더 건설적인 시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법규를 가르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덕 대표가 학생들에게 무인 항공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
김기덕 대표가 학생들에게 무인 항공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

■ 드론을 타고 하늘을 가르는 꿈을 꾸는 학생들
평소 고개를 들어 하늘 보는 것을 좋아하는 옥천고등학교 1학년 박민정 학생은 방학을 유익하게 보내기 위해 청소년마을일터체험을 신청했다. “하늘을 나는 기계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드론 체험을 할 때 많이 떨렸는데 천천히 알려주셔서 좋았습니다. 앞으로 무인 항공 분야를 더 배워서 나중에 항공 촬영도 해보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작은 드론을 조종한 경험으로 무인 항공에 관심을 두게 된 박민정 학생은 수줍은 미소로 앞으로의 꿈을 내비쳤다.

드론을 조종하는 기계인 모듈을 좋아하는 옥천고등학교 1학년 오상아 학생은 진로를 찾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어떻게 하면 진로에 대해 알아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프로그램을 신청했어요. 평소 관심 분야가 기계랑 소프트웨어라서 드론이 궁금했거든요. 오늘 조종한 거대한 드론이 작은 모듈로 움직인다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이 학생은 전자공학과에 진학해 우주로 가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두 학생이 드론을 조종하는 모듈에 대한 설명을 집중해서 듣고 있다.

두 학생 모두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며, 꿈을 이룰 수 있는 불씨를 발견해 기뻐했다. 김기덕 대표는 대성무인항공 드론교육원이 주변에 산도 많고 강과 도로도 있어서 드론 관련 임무를 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20년 동안 무인 항공 분야에 종사하면서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하는 꿈을 갖고 있다. 학생과 멘토, 서로의 꿈이 만나 불꽃 튀는 시너지를 만들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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