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장야초 인근에 개원한 ‘이레피아노’
장야초, 옥천여중, 옥천고 졸업한 김아현 원장
원장 직강으로 유치부, 초등부, 중고등부, 성인반 운영
음대에서 만난 은사 계기로 피아노 인생 달라져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싶었다. 피아노가 평생 가는 친구처럼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음악의 재미를 느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 어릴 때 피아노 학원에 다녔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 아이들도 유년 시절의 기억을 평생 간직하지 않을까. 나중에 커서도 잊지 못할 시기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온다.

아현 샘과 피아노 배울 때가 좋았지, 행복했지. 좋은 시간으로 남길 바랄 뿐이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이 집에서 얼마나 소중한 자녀들인지 잘 알기에 더더욱. 피아노를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친구가 되고 싶었다. 틈날 때마다 사진도 같이 찍고, 영화도 보고, 간식도 나눠 먹으면서 편안한 사람으로, 친근한 공간으로 대해주길 바랐다.

“제가 장야초등학교 2회 졸업생이에요. 후배들을 가르칠 줄 꿈에도 생각 못 했죠.”

지난해 9월부터 장야초등학교 앞에 ‘이레피아노’를 운영하는 김아현(24, 읍 가화리) 원장은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 중·고등부, 성인반 수업도 하는 김아현 원장은 대전침례신학대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한 뒤 옥천에 피아노학원을 열어 학교 후배들을 만나고 있다. 청주 출생으로 10살 때 옥천에 이사 온 김아현 원장은 장야초, 옥천여중, 옥천고를 졸업했다.

김아현 원장은 대전침례신학대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한 뒤 지난해 9월부터 장야리에 이레피아노를 개원했다. 장야초, 옥천여중, 옥천고를 나온 그는 대전서 개인 레슨 및 피아노 학원 출강 경력, 성가대 찬양팀에서 10년 이상 반주경력 등이 있다.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 영산양재홀, 옥천문화예술회관, 대전예술가의집 누리홀 등에서 다수 연주활동을 했다.
김아현 원장은 대전침례신학대학교 피아노과를 졸업한 뒤 지난해 9월부터 장야리에 이레피아노를 개원했다. 장야초, 옥천여중, 옥천고를 나온 그는 대전서 개인 레슨 및 피아노 학원 출강 경력, 성가대 찬양팀에서 10년 이상 반주경력 등이 있다.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 영산양재홀, 옥천문화예술회관, 대전예술가의집 누리홀 등에서 다수 연주활동을 했다.

■ 평생 함께할 친구, 피아노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닌 김아현 원장은 ‘예비된 곳, 준비된 곳’이라는 뜻의 ‘이레(jireh)’를 상호에 내걸었다. 그가 피아노를 처음 접한 시기는 6살 때다. 친구가 다니는 피아노 학원에 우연히 놀러 갔는데 피아노 가방을 메고 원생이 되어 집에 돌아왔다. 그만큼 피아노를 곧잘 치고, 재미를 느꼈다고. 어머니가 예술의전당에 데려가거나 라디오로 음악을 틀어준 경험이 있었고, 기타 치는 아버지 모습을 보며 자랐던 게 음악과 친숙해진 계기가 됐다고 그는 돌아봤다. 10살 때부터는 성가대 찬양팀에서 10년 이상 반주자로 활동했다.

“여중, 옥고 다니면서 축제 때 피아노를 쳤거든요. 주변에서는 ‘쟤 피아노 치는 애야’라는 인식이 생겨서 제가 피아노 학원 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 놀랍거나 하진 않았을 거예요. 아버지가 옥천에서 육상코치로 일하는데요. 같은 예체능 분야에 아이들 가르치는 일이 비슷해서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해요. 대학생 때는 대전에서 개인 레슨이나 학원 강사로 일했는데요. 그때부터 제 학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옥천에 자리가 나서 저에게 좋은 기회라 여겨 학원을 인수했죠.”

지난해 9월부터 장야리에 개원한 이레피아노 전경. 가까운 거리에 장야초등학교가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장야리에 개원한 이레피아노 전경. 가까운 거리에 장야초등학교가 있다.
이레피아노 내부 모습. 김아현 원장 직강으로 피아노 이론을 배우고 레슨피아노를 통해 실습하는 공간이다. 개인 사물함이 있다.
이레피아노 내부 모습. 김아현 원장 직강으로 피아노 이론을 배우고 레슨피아노를 통해 실습하는 공간이다. 개인 사물함이 있다.

삼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김아현 원장은 일찍이 부모님에게 자립심을 배웠다. 특히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스스로 결정해라, 네 인생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선택을 왜 우리에게 다 맡길까 처음에는 막연했지만 훗날 내 앞길은 스스로 정해야 부모 탓을 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음대 입시를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건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갈 때였다. 갈등이 없지 않았다. 어머니는 취업에 유리한 간호학과에 진학하길 원해 피아노를 잠시 내려놓은 시기가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까. 그때만큼 우울했던 적이 없었다. 인생의 친구를 잃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때 알았다. 나는 피아노를 해야 행복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피아노라는 악기를 매개로 김아현 원장은 스스로를 갈고 닦았다.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 느끼는 고립되고 외로운 감정을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한 우물만 파는 끈기’로 돌파했다. 엉덩이 붙이고 하는 웬만한 일은 더 이상 두렵지 않을 만큼 피아노에 몰입했다.

2021년 11월20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린 영아티스트콘서트에서 김아현 원장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김아현)
2021년 11월20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린 영아티스트콘서트에서 김아현 원장이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김아현)

■ 내 안의 음악성이 나오려면

“피아노를 배우는 과정에서 제 모습을 만날 수 있었어요. 음악을 하면서 나라는 사람을 더 알 수 있게 됐죠. 대학교 졸업하고 피아노 학원 원장을 맡아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음악은 끝이 없는 거 같아요. 지난달에도 대전예술가의집 누리홀에서 클래식 연주를 하고 왔는데요.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으면 정체성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1년에 1~2번은 많은 사람 앞에 서서 연주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김아현 원장에게 피아노 인생의 변곡점은 대학교에서 찾아왔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 음 한 음 틀려선 안 되고, 완벽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는데 대학에서 한예진 교수를 만난 뒤로 생각이 달라진 것. ‘뭐가 틀리진 않은데 로봇 같다’는 선생님의 비평이 그를 달라지게 했다. 주눅 들지 않게 옆에서 춤도 추며 긴장을 풀어준 선생님 덕에 음악 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 이레피아노 학생들도 피아노를 연주할 때 편안함과 여유를 선물하고 싶었다.

이레피아노 김아현 원장 프로필 사진. (사진제공: 김아현)
이레피아노 김아현 원장 프로필 사진. (사진제공: 김아현)

“저도 이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었어요. 아이들을 가르칠 때 틀렸다고 해서 절대 혼내거나 하지 않아요. 그럼 주눅 들고, 내 안에 음악성이 발현이 안 된다고 몸소 느꼈거든요.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제일 중요하죠. 음악이 재미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려고요. 그런데 되게 힘든 일이에요. 저 스스로 참고 견뎌야 하거든요. 똑같은 걸 계속 알려줘야 하니까요. 저는 힘들지만 그만큼 학생 실력이 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많이 느끼죠.”

이레피아노 학원은 홀 공간에 있는 레슨피아노 1대, 연습실 4곳에 업라이트 피아노가 1대씩 있다. 레슨피아노는 건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피아노 내부를 투명하게 만들었다. 피아노가 움직이는 원리를 눈으로 볼 수 있어 학생들이 신기해하는 반응이라고. 초등학생들은 주 5회 또는 주 3회 수업을 선택할 수 있다. 오후 1시~5시30분 사이에 하루 45분씩 이론과 실기를 배워간다. 학생들이 원하면 콩쿠르 참가도 권장하고 있다.

이레피아노 홀에 레슨피아노가 있다. 레슨피아노는 건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피아노 내부를 투명하게 만들었다.
이레피아노 홀에 레슨피아노가 있다. 레슨피아노는 건반 구조를 이해할 수 있게 피아노 내부를 투명하게 만들었다.
이레피아노 내 연습실이 4곳 있다. 방마다 업라이트 피아노가 1대씩 있다.
이레피아노 내 연습실이 4곳 있다. 방마다 업라이트 피아노가 1대씩 있다.
연습실에 있는 업라이트 피아노.
연습실에 있는 업라이트 피아노.

■ 매주 기다려지는 예술융합특강

이레피아노는 매주 금요일 예술융합특강을 한다. 2주에 한 번 음악 일기장을 쓰는 시간이 있다. 오늘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쓰는 일기가 아닌 노래를 듣고 상상해서 쓰는 일기다. 아이돌 노래도 좋고, 영화 OST도 좋고, 어떤 음악이든 상관없다. 피아노 공부에서 벗어나 듣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듣고 그 느낌을 그림으로 그려나가는 활동이다. 머릿속에 상상한 걸 글로도 적을 수 있으니 학생들이 즐거워하는 반응이라고.

김아현 원장은 음악과 연관된 이야기나 음악사, 미술 등을 예술융합특강에 접목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켓몬스터 만화 캐릭터 속 숨어 있는 음악 기호를 찾는 시간도 있고, ‘비비디바비디부’처럼 음표를 김아현 원장이 따로 제작해 아이들이 놀이처럼 박자와 리듬을 익히는 시간도 있다. 학생들에게 금요일은 다른 날보다 더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김아현 원장이 금요일마다 진행하는 예술융합특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김아현 원장이 직접 음표를 그려 학생들이 리듬과 박자를 익힐 수 있게 돕는 교재 '비비디바비디부'.
김아현 원장이 금요일마다 진행하는 예술융합특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은 김아현 원장이 직접 음표를 그려 학생들이 리듬과 박자를 익힐 수 있게 돕는 교재 '비비디바비디부'.
이레피아노 학생들은 예술융합활동 중 하나로 2주에 한 번 '음악 일기장'을 쓴다. 노래를 듣고 상상해서 그리는 일기다. (사진제공: 김아현)
이레피아노 학생들은 예술융합활동 중 하나로 2주에 한 번 '음악 일기장'을 쓴다. 노래를 듣고 상상해서 그리는 일기다. (사진제공: 김아현)
이레피아노는 금요일마다 예술융합활동을 하고 있다. 김아현 원장은 '샾 플랫오너먼트' 만들기 수업으로 악보에 나오는 샾과 플랫이 붙는 순서를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사진제공: 김아현)
이레피아노는 금요일마다 예술융합활동을 하고 있다. 김아현 원장은 '샾 플랫오너먼트' 만들기 수업으로 악보에 나오는 샾과 플랫이 붙는 순서를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고 있다. (사진제공: 김아현)

“1인 1악기라는 말이 있잖아요. 악기를 배우면서 스스로 성장할 기회가 되고요. 무언가 끈기 있게 배우는 자세도 생겨요. 제 주변에 직장인 친구들이 많은데요. 다들 취미생활의 갈증이 있더라고요. 어릴 때 음악을 가까이하면서 악기를 다루는 경험이 있으면 삶의 중요한 순간에 음악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저는 피아노를 하기 잘했다고 생각해요. 음악으로 얻은 성취감은 정말 다르거든요. 혹시나 다른 길로 빠지더라도 악기를 배워 자신감이 붙을 수 있을 거고요.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한층 더 성숙해있을 거예요.”

이레피아노 내 학생들의 휴식 공간으로 여러 책과 보드게임이 있다.
이레피아노 내 학생들의 휴식 공간으로 여러 책과 보드게임이 있다.
이레피아노 입구 앞에 있는 알림게시판. 선생님 연주 소식, 이달 특강과 함께 김아현 원장과 학생들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
이레피아노 입구 앞에 있는 알림게시판. 선생님 연주 소식, 이달 특강과 함께 김아현 원장과 학생들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

주소: 옥천읍 장야4길 26-1 101호 이레피아노
전화: 010-7914-3538
영업시간: 오후1시~5시30분 (화·목은 8시까지 운영)
매주 토요일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jireh_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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