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까지 정인아트갤러리 전시 열려
홍익대 동양화 전공한 문위정·문이원·임진성 화백 초청

오랜 시간을 두고 보면 보인다. 그림을 어떻게 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작가가 하는 말도 어쩌면 꾸며낸 이야기일지 모른다. 사람 마음은 알 수 없다. 그저 오랫동안 작품을 보고 느끼는 게 진짜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이해하고 공감대가 생긴다. 관람자 각자가 겪은 만큼 감상하는 폭이 조금 다를 뿐이다. 그림의 어원이 그리움이라는 말이 있다. 그리움이 그림이 되기도 하고, 그림이 그리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지난 1일 오후 2시 청성면 합금리에 있는 정인아트갤러리(대표 정 인)에 특별한 전시가 열렸다.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해 서울서 활동 중인 중견 화가 문위정(58), 문이원(45), 임진성(55) 씨를 초청해 3인3색 전시를 연 것. 주제는 ‘心·中·畵·和(심·중·화·화)’. 이날 개막전에는 황규철 군수, 안후영 전 옥천예총 회장, 박창식 옥천미술협회 회장, 이미자 전 옥천미술협회 회장, 정 인 대표, 강재희 정인아트갤러리 명예관장 등 30여명 내빈들이 참석해 자리를 메웠다.

지난 1일 청성면 합금리에 있는 정인아트갤러리(대표 정 인)에 홍익대 출신 세 작가를 초청해 개막전을 열었다. 전시 주제는 ‘心·中·畵·和(심·중·화·화)’. 이날 전시에 참여한 문이원, 문위정, 임진성 작가와 갤러리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지난 1일 청성면 합금리에 있는 정인아트갤러리(대표 정 인)에 홍익대 출신 세 작가를 초청해 개막전을 열었다. 전시 주제는 ‘心·中·畵·和(심·중·화·화)’. 이날 전시에 참여한 문이원, 문위정, 임진성 작가와 갤러리 관계자들이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황규철 군수는 인사말에서 선거 공약 중 하나였던 지역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관련 정책을 촘촘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황규철 군수는 “향수의 고장 옥천에 방문한 문위정, 문이원, 임진성 작가 세 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 작품 전시회가 옥천 예술인들에게도 한껏 고무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도 옥천에서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는 데 군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빛을 등지고 바람에 날리던 잡초

정인아트갤러리 정 인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난해 7월 고향 옥천에 갤러리를 개관하면서 학교에 조그마하게 갤러리를 열겠다고 약속했다”며 “현재 옥천소방서와 업무협약을 통해 청사 내 미술작품을 걸어 직원들과 민원인들을 위한 휴식공간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죽향초등학교에 있는 빈 교실을 활용해 갤러리 전시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며 “저의 작은 약속, 진정성이 지역사회에 계신 여러분에게 다가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황규철 군수가 정인아트갤러리에 방문해 문위정 작가에게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 1일 황규철 군수가 정인아트갤러리에 방문해 문위정 작가에게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개막전에서는 전시에 참여한 세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문이원 작가는 조개나 전복 껍데기를 가공한 자개를 활용해 ‘평면자개회화’ 작품을 내걸었다. 그는 ‘미움받는 야생식물’을 그린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2010년 우연히 산책하다 빛을 등지고 바람에 날리는 잡초의 실루엣을 본 게 이번에 내건 작품들을 만든 동기가 됐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그리지 않고는 갈증이 해소되지 않을 정도였다.

문이원 작가는 2010년 당시 산책하며 만났던 잡초에 매료되어 일명 '검은 춤' 프로젝트로 나아가 자개를 활용한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문이원 작가는 2010년 당시 산책하며 만났던 잡초에 매료되어 일명 '검은 춤' 프로젝트로 나아가 자개를 활용한 여러 작품을 만들었다.
문이원 작가가 조개나 전복 껍데기를 가공한 자개로 만든 '평면자개회화' 작품. 
문이원 작가가 조개나 전복 껍데기를 가공한 자개로 만든 '평면자개회화' 작품. 

꽃집에 화려하게 다듬어진 꽃보다 날것의 야생식물이 가지는 실루엣이 값지게 다가왔다는 문이원 작가. 이전까지 인물화를 위주로 그렸던 그는 캐나다 유학 당시 실루엣으로 만난 잡초의 모습을 영상으로 표현해 지금까지 ‘검은 춤’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옥천에 처음 방문한 문이원 작가는 “깨끗한 물에 맑은 공기가 있는 옥천의 자연경관이 정말 좋다”며 “많은 군민들이 정인아트갤러리에 오셔서 작품을 관람하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인왕산의 조선 500년, 금강산의 명과 암

장지에 아크릴 물감이 부드럽게 스며든 작품들이 눈에 띈다. 서울 종로구에 인왕산을 소재로 그린 문위정 작가 작품이다. 문위정 작가는 인왕산을 보며 ‘조선 500년’을 떠올렸다. 인왕산 주변에는 북한산도 있고, 북악산도 있는데 왜 하필 인왕산일까. 그는 인왕산을 소재로 한 그림 중 하나로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가 있다고 알렸다. 문위정 작가는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왕산이 조선시대 역사와 가깝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문위정 작가는 인왕산을 바라보며 학창시절 공부했던 조선시대 500년 역사를 떠올려 그림을 그렸다.
문위정 작가는 인왕산을 바라보며 학창시절 공부했던 조선시대 500년 역사를 떠올려 그림을 그렸다.
문위정 작가가 장지에 아크릴을 통해 인왕산을 표현했다.
문위정 작가가 장지에 아크릴을 통해 인왕산을 표현했다.

그의 작업노트 중 일부 내용이다. ‘조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유배와 반정의 역사다. 파란의 조선 500년 역사를 우편에서 묵묵히 바라보았던 산이 있다. 인왕산...! 마치 인왕산이 역사의 주인공인 그들의 유배지의 섬처럼 겹쳐 다가온다.’ 바위로 이뤄진 인왕산에서 섬을 연상하고, 섬은 조선시대 때 유배지라는 것. 지난해 7월 정인아트갤러리 개관 초대전 이후로 두 번째 옥천에 방문한 문위정 작가는 “옥천에 지역문화예술 행사가 있을 때 자주 참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인아트갤러리 2층 전시실에 올라가자 금분과 세필을 이용해 금강산을 표현한 작품들이 걸려 있다. 임진성 작가가 2007~2008년 북한 금강산에 방문할 기회가 생겨 그 모습을 직접 보고 그린 작품들이다. 단순히 금강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려 했던 임진성 작가는 금강산 깊은 마을, 협동농장까지 들어가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가까이 봤다. 그때 느꼈던 감정, 민족의 기둥이 되는 금강산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에 대한 슬픔을 담아야겠다고 그는 결심했다.

임진성 작가는 2007~2008년 당시 금강산에 방문해 느꼈던 감정을 살려 그림을 그렸다.
임진성 작가는 2007~2008년 당시 금강산에 방문해 느꼈던 감정을 살려 그림을 그렸다.
작품명 '부유하는 몽유금강'.
작품명 '부유하는 몽유금강'.

작품 제목은 ‘부유하는 몽유금강’. 금강산이 민족을 상징하고, 부유가 떠다닌다는 의미라면 이 작품을 보며 절망이 떠오르기 쉽다. 하지만 몽유, 즉 꿈은 때론 중의적이다. 부유하는 금강을 생명력 있게 살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것. 그가 캐나다 벤쿠버항에서 혼자 여행할 때 마주한 새벽녘 푸른빛을 금강산 주위 배경에 적용했다. 그 푸른빛을 낮과 밤의 경계의 시간, 사색의 시간으로 봤다. 임진성 작가는 “기회가 닿으면 아름다운 금강이나 옥천의 모습을 단순 풍경으로만 그리지 않고, 문화해설사와 동반해 비경에 관한 이야기를 같이 담아 그림에 스토리를 넣으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心·中·畵·和> 전시는 오는 5월3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정인아트갤러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정인아트갤러리 2층에 임진성 작가 작품이 걸려 있다.
정인아트갤러리 2층에 임진성 작가 작품이 걸려 있다.
정인아트갤러리 1층에 문이원, 문위정 작가 작품이 걸려 있다. 
정인아트갤러리 1층에 문이원, 문위정 작가 작품이 걸려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휴관일은 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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