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23일 도아도예갤러리카페서 플리마켓 열려
프랑스 자수, 빈티지 소품, 채식과자, 수제 빵 등 판매
김옥순 대표 “지인들과 플리마켓 준비한 시간 행복해”

꽃잎이 춤추는 계절, 봄바람이 스쳐 가는 이곳에 아름다운 여인들이 모였다.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은 잠시 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로 작정했다. 사랑스러운 연두색 전원 풍경을 마주하니 옥천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홍색 앞치마를 맞춰 입은 일명 ‘아를르의 여인’들이 한껏 기분을 냈다.

프랑스 자수, 도자기, 린넨옷, 은공예, 나무도마, 수제 인형, 수제 빵. 여성들이 관심 가질 물건들이 야외 정원에 놓여 있으니 눈이 호강한다. 지인들과 맑은 하늘 아래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못 다한 수다를 떨고 새참도 먹는 이 시간이 행복하다고 그랬다.

군북면 비야리로 향하는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자 어느 동네 카페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난 22일 군북면 비야리에 있는 도아도예갤러리카페(대표 김옥순)에 핸드메이드(handmade, 수제) 플리마켓(flea market) 행사가 열렸다.

지난 22일 군북면 비야리에 있는 도아도예갤러리카페에서 플리마켓 행사가 열렸다. 핸드메이드 제품(손으로 직접 만든 물건)에 관심이 있는 일명 '아를르의 여인'들이 분홍색 앞치마를 맞춰 입고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 첫 번째가 이번 행사를 기획한 도아도예갤러리카페 김옥순 대표.
지난 22일 군북면 비야리에 있는 도아도예갤러리카페에서 플리마켓 행사가 열렸다. 핸드메이드 제품(손으로 직접 만든 물건)에 관심이 있는 일명 '아를르의 여인'들이 분홍색 앞치마를 맞춰 입고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 첫 번째가 이번 행사를 기획한 도아도예갤러리카페 김옥순 대표.

플리마켓은 잘 쓰지 않는 중고품 등을 갖고 나와 판매하는 시장을 말한다. 22일과 23일 이틀에 걸쳐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이 행사는 플리마켓 셀러(seller, 판매자) 1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행사를 찾아온 많은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가득

영동 황간면에 살며 채식카페를 운영 중인 김민정 씨는 이날 채식 과자들을 준비해 셀러로 참여했다. 오전에 김밥 60줄을 직접 말아 모두 판매했다는 김 씨는 “몸도 건강해지고, 환경에도 좋은 비건(vegan, 채식주의)을 많은 분에게 알릴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앤틱 가구, 빈티지 소품을 판매하는 조연우 씨는 이날 유럽에서 쓰던 다양한 소품을 준비했다. 조 씨는 “판매 목적보다는 소풍 나온다는 생각으로 나왔는데 정원도 예쁘고, 플리마켓이 너무 크지 않아서 편안하고 좋았다”며 “올해 처음으로 연 행사라고 들었는데 이번에 잘 돼서 다음에도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 도아도예갤러리카페 야외 정원에 프랑스 자수, 도자기, 린넨옷, 은공예, 나무도마, 수제 인형, 수제 빵 등을 사고 파는 플리마켓이 열렸다.
지난 22일과 23일 이틀간 도아도예갤러리카페 야외 정원에 프랑스 자수, 도자기, 린넨옷, 은공예, 나무도마, 수제 인형, 수제 빵 등을 사고 파는 플리마켓이 열렸다.
옥천과 타지에서 플리마켓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와 셀러들이 가져온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옥천과 타지에서 플리마켓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와 셀러들이 가져온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행사 일손을 도우러 카페를 찾은 김영희 씨는 대전에 살면서 도아도예갤러리카페를 보러 옥천에 자주 왔다고 한다. 김 씨는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면서 볼거리가 풍성해져 정말 즐겁다”며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힐링할 수 있는 이런 행사가 자주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도움을 준 마을 주민이 있었다. 카페 인근 주차 공간에서 주차 관리에 힘쓰던 김영배(71, 군북면 비야리) 씨다. 도아도예갤러리카페 김옥순 대표와 동네 이웃인 김 씨는 19년 전 대전에서 군북면 비야리로 이사 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김 씨는 “마을 행사나 다름없기 때문에 같은 마을 사람으로서 돕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딸도 우리 마을에서 결혼식을 열 정도로 이 동네 와서 하루하루 즐겁게 지낸다”고 말했다.

■ ‘행사 잘 마무리해 내년에도 열고 싶어’

대전서 동화책 그림작가로 활동하는 전현경 씨가 자신이 그린 소설책을 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서 동화책 그림작가로 활동하는 전현경 씨가 자신이 그린 소설책을 들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에서 동화책 그림 작가로 활동 중인 전현경 씨는 남편과 같이 펴낸 동화책, 패브릭 재질의 소품, 인형을 들고 왔다. 그가 가져온 패브릭 소품에는 전 씨가 그린 동화책의 주인공이 그대로 표현돼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옥천에 오고 싶은 작가’로 소개한 전 씨는 “오늘 옥천이라는 곳을 처음 왔는데 지나가며 봤던 풍경이 마치 선물처럼 다가왔다”며 “옥천에 이런 행사들이 많아져 저와 같은 예술가들이 자주 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에서 온 심소현 씨는 빈티지 앤틱 제품을 가져와 플리마켓에 참여했다. 심 씨는 온라인스토어에서 ‘뉘에뚜알레’라는 브랜드를 운영하며 각종 주얼리, 그릇 제품 등을 판매했다. 지인 따라 옥천에 처음 방문한 심 씨는 “오늘 많은 분을 만나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제가 가져온 제품들을 판매할 수 있는 자리가 돼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플리마켓 행사를 기획한 도아도예갤러리카페 김옥순 대표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참여한 셀러들과 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 대표는 “이번 행사에 사람들이 많이 올까 걱정이 있었지만 지인들과 행사를 행복하게 준비했다”며 “이번에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면 마을 주민들과 협조해 내년에도 플리마켓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빈티지 앤틱 제품.
빈티지 앤틱 제품.
카페 안에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카페 안에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수제로 만든 빵.
수제로 만든 빵.
여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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