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다드림봉사단, 실로암요양원서 빵 만들기 봉사
요양원 어르신 및 어려운 이웃에게 빵 800개 전달
지난 2월 옥천다드림 단체 만든 뒤 두 번째 봉사활동

웃음꽃이 활짝 폈다. 순수하게 봉사한다는 마음이 모였다. 지역 경계를 넘어 파란 조끼 앞면과 뒷면에 적힌 ‘다드림’ 이름으로 하나 됐다. 밀가루를 반죽하고, 튀기고, 찌는 과정에서 빵 내음이 퍼졌다. 주말에 시간을 내 참여한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수년간 봉사한 사람들은 이 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찾는다고 한다. 빵을 드실 어르신들의 웃는 얼굴을 생각하면 벌써 행복하다. 봉사는 내가 가진 것을 주는 것이다.

지난 3월18일 오전 9시 동이면 세산리에 있는 실로암요양원 앞마당. 옥천다드림봉사단(회장 이경자, 이하 옥천다드림)과 대전다드림봉사단(회장 박두현, 이하 대전다드림) 회원 30여명이 모여 빵 만들기 봉사에 참여했다. 이날 회원들은 야채빵 피자빵 소보루빵 꽈배기 슈크림빵 단팥빵 등 6가지 빵을 만들었다. 이날 3시간 넘게 진행된 봉사는 빵 800여개를 만들어 이원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200개, 드림스타트 200개, 새봄노인요양원 100개, 실로암요양원 100개, 나실인성화원 30개, 노인주간보호센터 등에 전달했다.

18일 다드림봉사단 회원 30명이 실로암요양원 앞마당에서 빵을 만든 뒤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만든 빵 800여개는 우리고장 내 시설 및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됐다. 
18일 다드림봉사단 회원 30명이 실로암요양원 앞마당에서 빵을 만든 뒤 기념촬영을 했다. 이날 만든 빵 800여개는 우리고장 내 시설 및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됐다. 

이번 봉사는 대전 갈마동에서 빵집을 운영하고 다드림봉사단에서 8년간 활동한 박두현 회장, 이연자 사무장 부부의 후원과 함께 월 1만원씩 내는 회원들의 회비로 마련됐다. 20년 전부터 대전서 가족봉사로 시작해 빵드림봉사단을 거쳐 다드림봉사단을 발족한 이들 부부는 이날 빵차를 대동해 옥천에 방문했다. 박 회장은 그간 대전 회원들과 매해 분기마다 옥천에 찾아와 봉사활동을 했다.

■ 커피 두 잔 값으로 더 큰 행복을

이날 봉사가 특별한 것은 지난 2월부터 이경자(54, 동이면 적하리) 회장이 ‘옥천다드림’이라는 이름으로 자립한 뒤 옥천에서 추진한 두 번째 봉사활동이기 때문. 현재 옥천다드림 회원은 20명. 옥천과 대전을 오가며 8년째 봉사단에서 활동한 이 회장은 옥천 회원이 늘고 후원금이 많아져 옥천에서 봉사하는 날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봉사할 때마다 느끼지만 마음이 풍요롭고 기쁘다”며 “어디 빵을 사 먹으러 갈 일이 없는 어르신들에게 빵을 드리면 너무 행복해하고, 저도 덩달아 좋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월 회비 1만원은 커피 두 잔 값밖에 안 되지만 만원의 행복으로 다가온다”며 “사람이 모이고 회비가 모이면 더 많은 분께 빵을 나눠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설에 계신 어르신뿐만 아니라 앞으로 여력이 되면 면 단위와 연계해 어려운 이웃에게 빵을 나눠드리고, 코로나 이전에 했던 짜장면 나눔 봉사도 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드림봉사단 회원들이 빵을 직접 반죽하고 있다. 
다드림봉사단 회원들이 빵을 직접 반죽하고 있다. 

이날 다드림 회원들이 하나 돼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옥천읍에 사는 김춘경(51) 씨는 이경자 회장과 비슷한 시기에 다드림봉사에 참여했다. 그는 “오늘 많은 분이 참여해 감회가 새롭다”며 “그간 부활원이나 청산원, 영생원에도 빵을 전달하면서 어르신들을 만나 뵙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옥천읍에 사는 조정아(51) 씨는 적십자 활동에 같이 참여했던 이경자 회장을 통해 다드림봉사단을 알게 돼 이날 처음으로 봉사에 참여했다. 그는 “빵을 만드는 건 아이들하고 몇 번 체험해봤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다양한 빵을 만드니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다”고 말했다.

옥천과 대전에서 온 회원들이 주말에 시간을 내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옥천과 대전에서 온 회원들이 주말에 시간을 내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옥천을 연고로 한 젊은 청년들도 참여했다. 현재 대전에서 자취하는 김동완(29) 씨는 고향이 옥천이다. 그는 제빵 일에 관심이 있던 중 친구 어머니가 봉사단 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들어 지난 2월부터 가입했다. 이번에 두 번째 봉사에 참여한 김동완 씨는 “제빵도 하면서 봉사에 참여해 의미가 두 배로 다가오고,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옥천읍 삼양리에 사는 윤경영(29) 씨 또한 지난 2월부터 참여해 이날 두 번째 봉사를 했다. 대전서 직장생활을 하는 그는 직장 선배의 추천으로 다드림봉사에 참여했다. 윤경영 씨는 “주말에 쉬는 것보다 이렇게 나와서 어르신들을 위해 다 같이 즐거운 분위기에서 빵을 만들고 나눠드리는 일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다드림봉사단 이연자 사무장이 봉사에 참여한 어린이에게 빵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다드림봉사단 이연자 사무장이 봉사에 참여한 어린이에게 빵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 지속적인 봉사 문화가 가능하려면

대전에서 온 주혜인(30) 씨는 봉사에 참여한 지 반년이 넘었다. 평소 나누는 일에 가치를 느껴 봉사에 참여한 그는 이날 옥천에 처음 왔다. 그는 “옥천에도 이런 빵 만들기 봉사가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다드림에서 8년째 활동한 배영수 팀장은 “옥천은 대전과 가까워 몇 번 방문했고, 앞으로도 옥천에 봉사활동이 있으면 자주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화현 단장 또한 “옥천에 봉사원들이 늘고 함께해줘서 고맙다”며 “봉사를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전다드림 이연자 사무장은 개인들의 자발적인 봉사를 넘어 센터 차원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사무장은 “처음 봉사단을 시작했을 때 봉사시간을 등록하는 법부터 헤맸다”며 “저희 봉사단은 대전 지역에서 이름을 알리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앞으로 새로운 봉사단이 생겨나려면 센터 차원의 행정적인 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지속적인 봉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전다드림 박두현 회장은 옥천다드림 이경자 회장과 옥천 회원들을 계기로 옥천에 분기마다 찾아오고 있다. 박 회장은 “따뜻한 빵을 맛있게 만들어 나누는 일이 행복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도 제 건강이 허락하면 주기적으로 옥천에 와서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시작한 다드림봉사단은 정기적으로 회원들과 함께 옥천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8년 전 대전에서 시작한 다드림봉사단은 정기적으로 회원들과 함께 옥천에서 빵 나눔 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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