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진영일 원장)을 걸고 이용사로 일한 지 19년 됐어. 소싯적에 가게를 두 개나 했더랬지. 여기는 단골 위주여. 손님들은 다들 연배가 있는 분들인데 근사한 헤어스타일을 원하는 건 똑같아. 이용원을 찾는 분들이 꼭 있어. 어디 마음대로 옮기지도 못해.

젊었을 때 기술로 먹고살려고 배웠던 거여. 그땐 누구나 다 그리 살았어.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다 직장 내몰리고, 객지로 떠난 시절이니까. 그 시절에 이용 일을 배웠지. 옛날에는 한 업소에 3~4명, 많은 데는 5명까지 일했어.

영일이용원은 읍내 옥천파맥스약국 인근 골목에 있는 건물 2층에 있다. 
영일이용원은 읍내 옥천파맥스약국 인근 골목에 있는 건물 2층에 있다. 

처음에 세발하는 것부터 알려주거든. 앞면도, 뒷면도 배우고. 그다음이 중고등학생 조발. 어른들 머리는 함부로 못 만졌어. 고작 1~2년 배우는 게 아니라 밑바닥부터 해서 6~7년 걸려 기술자가 됐지. 옛날에도 이용학원이 있었지만 재정적인 여유가 없으니 현장에서 어렵게 어렵게 보고 배웠다고.

이용 배우려는 사람들 많았지. 누구 결혼식 있으면 신랑부터 친구들까지 전부 다 이대팔 가르마 해주고 그랬다니까. 손님들은 앞면도 한번 해주고 나면 개운하다고 좋아했고. 지금은 옥천에 이용사 후배가 딱 1명 있고, 윗 선배들이 몇 명 있어.

깔끔하게 정돈돼 있는 영일이용원 내부 모습.
깔끔하게 정돈돼 있는 영일이용원 내부 모습.

우리 이용원은 이발하고, 면도 해주고, 머리 감겨주는 것까지 해서 1만5천원 받아요. 한 번 하면 45~50분 걸리지. 가위로 다 하니까. 내 머리도 미용실에서 절대 못 깎는 머리여. 다른 섬세함이지. 이용사 면허증, 미용사 면허증 따로 구분이 돼 있어.

요즘 사람들은 미용실이 더 친숙하잖아. 아버지랑 아들이랑 같이 가던 이용원은 이제 하향길이라고 봐야지. 자연스레 그리된 거 같아. 읍내를 둘러봐도 양복점이나 양화점 하던 양반들 돌아가셔서 없잖아. 평화서림 이익세 씨나 천연미술사 김정일 씨 계시는데 오래 하신 분들이여. 그 양반들이 옥천 상권의 산증인이지.

이용원의 생명은 가위질이다. 진영일 원장은 손님들의 머리 모양이나 얼굴 형태에 가장 잘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해 용도에 맞는 가위로 머리카락을 솎아주고 있다.
이용원의 생명은 가위질이다. 진영일 원장은 손님들의 머리 모양이나 얼굴 형태에 가장 잘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을 연출하기 위해 용도에 맞는 가위로 머리카락을 솎아주고 있다.

그만큼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흘렀다는 뜻이겠지. 옥천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모습을 가만 보면 상권이 무너지는 게 아닌가 하는 괜한 걱정도 들고 그래. 옥천이용사협회 지부장으로 있거든. 옥천 면 단위에 이발소가 군서, 군북, 안남, 이원, 동이 이렇게만 있을 거야. 안내, 청산, 청성은 없고. 30~40곳 있었는데 지금은 20곳 되나 모르겠네.

고향은 저기 가화리여. 어디 안 떠나고 옥천에 계속 살았네. 이용 일 관두고 대전서 개인택시를 했었어도 여기서 출퇴근했으니까. 옥천사람들이 합승택시를 많이 이용했어. 1인당 2천원, 내가 할 땐 700원씩 해서 4명 태우면 2천800원 받았거든. 손님들로 바글바글했지.

옥천이 황금노선이라 부르던 때가 있어. 시외버스 다니지, 기차 다니지, 고속도로 뚫렸지. 그런데 나는 이 얘기를 하고 싶네. 시내버스가 1973년도에 개통된 걸로 알아요. 그땐 도로 사정도 안 좋고 고개를 넘어오니까 요금 더 받는 걸 당연시 했거든.

진영일(67, 읍 삼양리) 원장은 이용사로 일한 지 19년이 됐다. 중간에 개인택시를 하며 이용원을 잠시 떠난 기간도 있었지만 가위를 다시 잡았던 그다. 진 원장은 예전보다 이용원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었지만 변함없이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을 맞이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진영일(67, 읍 삼양리) 원장은 이용사로 일한 지 19년이 됐다. 중간에 개인택시를 하며 이용원을 잠시 떠난 기간도 있었지만 가위를 다시 잡았던 그다. 진 원장은 예전보다 이용원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줄었지만 변함없이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을 맞이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도로 상태가 좋아졌잖아. 그런데 옥천 사람들은 옥천-대전 노선이 도를 넘어서 온다는 이유로 버스요금을 더 낸다고. 대전과 계룡시는 근거리라 기본요금 받는 걸로 알거든. 그래서 군의원한테도 건의해서 단 몇 푼이라도 덜 내게 하자고 그랬는데 바뀌질 않아. 미동도 없어.

1천400~1천500원만 내고 탈 걸 2천원이 넘잖아. 옥천이 대전과 가까워서 생기는 불합리한 지점을 개선해야 하는데, 1973년도면 이제 50년이나 지났거든. 이제는 대전시와 협의해서 버스비 조정해야지 않나 싶어. 그전에 군의원 나왔던 사람들한테 건의하면 ‘알았다’고만 하지 제대로 목소리 낸 사람 없는 거 같아. 택시 일을 하다 보니 그런 게 눈에 보이더라고.

옥천신문은 객지에서도 많이 보는 걸로 알고 있어. 객지 나간 친구들한테 내 계좌로 보내주기도 했고. 어디 옥천 소식 접할 데가 없잖아. 사람은 자기 고향이 항상 생각이 나. 불과 몇 십 년 전에는 휴대전화도 없었으니까 신문 보고 옥천 소식을 알고 그랬지.

옥천신문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창간할 때부터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여. 나는 옥천신문 창간이 잘 됐다고 봐요. 이번에 고향사랑기부제라고 생겼는데 ‘옥천신문 사랑’이라고 좀 만들었으면 좋겠어. 그렇잖아. 지역신문으로서 부당한 일 있으면 주민들한테 많이 알렸잖아. 뭐가 어떻게 됐나 주민들은 잘 모르거든. 고향 잘 되라고 하는 일이니까. 그런 점에서 감사한 마음이에요.

진영일 원장이 2010년 7월 (사)한국이용사협회 옥천군지부에서 받은 표창패가 있다.
진영일 원장이 2010년 7월 (사)한국이용사협회 옥천군지부에서 받은 표창패가 있다.
요금표. 뒷편에 진영일 원장이 2004년 취득한 이용사 면허증이 있다. 
요금표. 뒷편에 진영일 원장이 2004년 취득한 이용사 면허증이 있다. 

주소: 옥천읍 삼금로 42
전화: 733-3942
영업시간: 오전7시~오후7시 (하절기는 오후8시까지)
매주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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