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장야초 인근에 개업한 ‘더나은 공구철물’
공구, 철물, 안전용품, 차량용품 등 저렴하게 판매
김나은 대표, 20대 중반 나이에 인생 첫 사업 열어

장야초등학교에서 이안아파트 가는 길에 주황색 간판이 걸려 있는 상가가 눈에 띈다. 매장 앞에 최근 개업을 알리는 축하화환들이 놓여 있다. 아담하면서도 내실이 있는 매장, 청결하고 깔끔하게 관리해놓은 내부 모습을 보아하니 왠지 꼼꼼한 주인장 성격을 닮은 듯하다.

공구면 공구, 철물이면 철물. 어떤 물건도 빠지지 않고 다루는 이 매장 이름은 ‘더나은 공구철물’. 지난 12일 개업식을 열고 13일부터 정식 개업한 이곳은 옥천토박이 김나은(26, 읍 문정리) 대표가 지키고 있다. 더나은 공구철물은 각종 공구 및 철물, 안전용품, 차량용품을 온라인과 병행해 판매 중이다.

지난 13일 장야초등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 상가 건물에 자리한 '더나은 공구철물' 전경.  
지난 13일 장야초등학교 인근 아파트 단지 상가 건물에 자리한 '더나은 공구철물' 전경.  

김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가족과 함께 매장을 운영하나 싶었는데, 아니다. 김나은 대표 1인 기업이다. 그만큼 철물과 공구 그리고 20대 여성 사이에 어떤 접점이 있는지 쉬이 떠오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한 편견은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느새 사라졌다.

다부진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얘기를 들어보니 다년간 사회생활과 경험이 그를 단련시켜 놓은 듯하다. 모르는 내용은 스스로 찾아서 공부했고,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자기 길을 찾아간 청년이다. 일 처리가 야무진 똑순이 소리 많이 들어봤을 법한 인상이다.

■ 최저가 자부하는 ‘더나은 공구철물’

“처음에는 온라인 시장부터 시작했어요. 지난해 9월29일부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열고 온라인 최저가로 공구와 철물을 판매했는데요. 현재 스마트스토어는 재정비하는 과정에 있고요. 제가 해보면서 오프라인 매장 수요도 있겠다 싶어 이쪽 아파트 상가에 매장을 차렸어요.”

'더나은 공구철물' 김나은 대표가 매장 안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더나은 공구철물' 김나은 대표가 매장 안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건재에서 3~4년 정도 경리로 일하면서 공구와 철물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일머리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나중에 해보고 싶은 일이겠구나’ 싶었다. 그만큼 적성에 잘 맞았다. 나무 치수나 평수 등 밀리미터(mm) 수를 맞춰주는 숫자 계산에 밝아 일의 흥미를 느꼈다. 공구에 이런 재미가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시작했다.

제품마다 어떤 용도가 있는지 꿰뚫고 있는 김나은 대표. 현장 전문가들처럼 능수능란하게 도구를 쓰는 것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매장 운영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단다. 풍부한 공구, 철물 지식이 있어 안내하는 데 막힘이 없다. 공구 도감도 갖고 있고, 유튜브 찾아보면 사용법 익히는 건 금방이다. 

‘더나은 공구철물’에서 판매하는 제품들은 최저가를 자부한다. 손님들은 대개 온라인 가격을 보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매장에 모든 제품을 갖다 놓지 않는다. 특히 가격이 높은 제품일수록 그렇다. 전화로 주문 요청이 들어오면 온라인 가격에 맞춰 판매가 진행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매장 안에 다양한 공구, 철물, 안전용품, 차량용품 등이 진열돼 있다. 더나은 공구철물은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온라인 판매도 병행할 예정이다.
매장 안에 다양한 공구, 철물, 안전용품, 차량용품 등이 진열돼 있다. 더나은 공구철물은 오프라인 매장 뿐 아니라 스마트스토어를 통한 온라인 판매도 병행할 예정이다.

“보통 철물점 가면 바코드가 없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희는 포스기를 도입해서 다 관리가 돼요. 재고 파악이나 관리 면에서 수월하죠. 그리고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인건비 절약도 되고요. 상호 그대로 더나은 공구철물이 되는 게 목표예요. 제 이름이 김나은이잖아요. 이름 그대로예요(웃음). 마진은 덜 욕심 내더라도 박리다매식으로 운영할 계획이에요.”

■ 일찍 뛰어든 사회생활 그리고 옥천

고향이 옥천인 김나은 대표는 옥천상고(현 충북산과고)를 졸업하고 19살 때부터 일찍이 사회생활을 했다. 애초에 대학 진학에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교실이 아닌 사회에서 배움을 찾았다. 고등학교에서 1등으로 취업을 나가 온몸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던 그다.

대전 신탄진에서 나이키 매장 판매직으로 일하고, 골프장 직원으로도 있는 등 사회생활 하며 사람들에게 치이는 과정에서 돈 주고도 배우지 못할 값진 경험을 쌓았다. 자금도 차곡차곡 모았겠다, 이번에 자기 이름을 내건 ‘더나은 공구철물’ 매장을 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지난 12일 '더나은 공구철물' 개업식을 열어 고사를 지낸 모습. (사진제공: 김나은)
지난 12일 '더나은 공구철물' 개업식을 열어 고사를 지낸 모습. (사진제공: 더나은 공구철물)

여느 청년들처럼 그 역시 고등학교 졸업하면 옥천을 떠나야겠다 마음먹었다. 불확실한 미래를 돌파할 최선의 선택이라 여겼건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막상 대전 나가서 살았던 과정을 돌아보면 오히려 고향의 소중함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옥천이 저희 나이 대에 살기 굉장히 좋아요. 이자 지원해주고, 임차료 지원해주고, 찾아보면 혜택이 많은데 못 찾을 뿐이에요. 사실 옥천에 있으면 우물 안 개구리라는 인식이 있는 거 알아요. 대전 나가서 해봐라, 이런 반응도 있고요. 그런데 아무 소용이 없어요. 옥천이 제일 좋아요. 큰 도시에 나가 살겠다는 로망 같은 거 전혀 없어요. 아마 대전 나가서 일했을 때 느꼈던 바가 큰 거 같아요. 모르는 분들도 많고, 타지 사람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경계하는 점도 있었겠죠. 옥천은 다들 알고 알고 하니까요. 그런 점이 저한테 잘 맞나 봐요.”

■ 여성기업 인증까지 차근차근

인터넷에 더나은 공구철물을 찾아보니 어느새 누리꾼들이 리뷰를 올려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중 일부 내용을 추렸다.

‘상품이 전체적으로 메이커 있고 튼튼한 상품들이 많았어요. 저렴하기도 하고 많이 구매하니 할인도 해주셨어요. 젊은 사장님이 사용설명까지 자세히 해주셔서 좋았던 거 같아요. 자주 방문할게요.’ (아이디: 공니***)

‘근처 공사 왔다가 필요한 자재 있어서 사 갑니다. 친절하신 사장님 덕분에 먼 거리라도 여기로 오게 되네요.’ (아이디: 포스***)

‘사장님도 너무 친절하시고 종류도 다양하고 값도 옥천에서 제일 저렴해요.’ (아이디: 뚜**)

지난 주말 개업식을 열어 지인들과 친구들을 초대해 고사를 지냈던 김나은 대표. 고생했다, 정말 잘했다, 멋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힘을 얻었다고 한다. 한 분 한 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첫 사업인 만큼 겸손하게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는 이번에 매장을 열면서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으로부터 여성기업 인증을 받아 나라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 여성기업 인증을 통해 금리혜택도 누리고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 진행 절차 또한 밟고 있다는 김 대표의 이야기에서 인생 첫 사업을 향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저희 매장은 최저가로 판매하고 있거든요. 손님들이 손해 본다는 느낌 없이 구매하실 수 있을 거예요. 큰 욕심 부리지 않으면서 매장을 운영하고 싶거든요. 믿고 찾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더나은 공구철물’ 또한 운영하고 있으니까요. 언제든 편하게 문의해주세요.”

매장 계산대 앞에 개업을 축하하는 화환들이 놓여 있다.

주소: 옥천읍 장야리 444 106호
전화: 070-8098-2427
영업시간: 오전7시~오후6시
매주 일요일 휴무
홈페이지: https://smartstore.naver.com/the___na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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