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친구처럼 일상에서 마주한다. 어디 카페나 식당, 옷 가게에 가면 귓가에 음악이 들려온다. TV를 켜면 재밌는 음악 프로가 얼마나 많은가. 트로트부터 합창, 케이팝, 록, 클래식 등 장르도 무궁무진하다. 음악이란 무엇일까? 워낙 친숙해서 설명하는 것조차 어색하다. 사람들은 음악을 듣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거나 메마른 일상에 한 줄기 생기를 얻곤 한다.
실은 음악 전공자가 아니면 음악을 ‘보고’ ‘듣는’ 것에 더 익숙하다. 방송에서는 각종 오디션 음악 프로를 열어 관심을 끈다. 참가자들의 순위를 매기고 승자와 패자를 나눈다. 언제부턴가 경쟁의 치열함만 남고 음악을 ‘하는’ 즐거움은 잊혀졌다. 오랜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음악 하기’는 문화와 종족이 다른 이들과 소통하는 언어로 활용됐다. 아주 먼 과거를 떠올리지 않아도 우리고장에서 노래교실, 직장인 밴드, 합창단에서 즐겁게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음악을 한다는 건 서로 안에 감정을 나누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하나라도 있으면 어떨까? 목적의식에 얽매이지 않고 음악을 즐기는 시간이 하루에 10분이라도 있다면 일상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여러 악기가 있지만 오케스트라의 꽃이자 최고 음역을 자랑하는 목관악기 ‘플룻’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다. 서론이 길었다. 플룻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면 이분에게 문의하면 좋을 듯하다. 옥천, 대전, 대구에서 개인 레슨을 하는 플루티스트 장유진(23, 대전 중구)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무대 압박 견디며 내공 쌓은 플루티스트

“플룻 수업을 21살 때부터 했어요. 처음에 충남 홍성이랑 태안에 가서 교회 단체 레슨을 했어요. 그때 계기로 개인 레슨도 시작했죠. 개인 레슨생이 지금 여섯 분 있는데요. 옥천에도 만나는 중학생이 한 명 있어서 매주 오고 있어요. 플룻을 처음부터 배우는 분들은 기초 운지법부터 알려드리고요. 악보를 못 읽으셔도 박자 감각이나 기본적인 음악 이론도 다 알려드려요. 옥천에 계신 다른 분들도 플룻을 통해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인터뷰에 응했어요.”

대전이 고향인 장유진 씨는 대전예술고를 졸업하고 목원대학교를 수석 입학해 관현악을 전공했다. 대학교 3학년이 되던 올해 대구에 있는 계명대학교에 편입한 그는 제15회 서울 오케스트라 콩쿨 2위, 제38회 가톨릭 콩쿨 관악부분 금상, 제28회 한국음악협회 대전광역시지부 전국 학생 음악 경연대회 3위, 제22회 전북대학교 전국 음악경연대회 전체 1위 등 여러 수상 이력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플룻을 접한 유진 씨는 이제 경력으로 10년이 넘었다.

옥천에 플룻을 가르치고 있는 학생을 계기로 옥천을 더 알아가고 있는 플루티스트 장유진 씨를 만났다. 2년 전부터 플룻 개인 지도를 하고 있는 그는 대전예술고를 졸업하고 목원대학교에 수석 입학한 뒤 현재 계명대학교에 편입해 관현악을 전공하고 있다.
옥천에 플룻을 가르치고 있는 학생을 계기로 옥천을 더 알아가고 있는 플루티스트 장유진 씨를 만났다. 2년 전부터 플룻 개인 지도를 하고 있는 그는 대전예술고를 졸업하고 목원대학교에 수석 입학한 뒤 현재 계명대학교에 편입해 관현악을 전공하고 있다.

음악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은 건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전부터 취미로 피아노와 플룻을 접했지만 음악을 업으로 삼는 것에 집안의 반대가 있었다. 처음에 미술을 하고 싶었던 유진 씨도 음악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성당에서 기도하던 유진 씨 어머니가 무의식 중에 딸이 플룻을 부는 모습을 보고 권유한 게 계기가 됐다. 기타,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와 달리 플룻은 유진 씨에게 잘 맞는 악기였다.

“제 나이대에 비해 경력을 많이 쌓은 편이에요. 어떤 오케스트라나 앙상블을 가더라도 퍼스트(first, 첫 번째)가 누구인지 따지거든요. 목원대에서 장학금을 타려고 했던 것도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그래야 제 자리가 있으니까요. 특히나 고등학교 땐 압박이 심했어요. 콩쿨 준비할 때 매사에 긴장감이 있어도 티를 내면 안 됐어요. 그날 컨디션이나 온도, 홀의 울림 등등 모든 걸 생각해야 해서 예민해질 때가 많았죠.”

■ 취미로 즐기는 플룻 추천합니다

유진 씨에게 플룻은 애증의 관계이자 몸과 같은 존재다. 예술고에 진학한 뒤 부모님의 지원으로 음악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학창시절 내내 콩쿨 시즌과 연주, 실기 시험이 기다렸다. 어디 놀러갈 틈도 없었다. 연습실에 밤늦게까지 있거나, 학교에서 자더라도 새벽 일찍 등교하는 일상이 반복됐다. 연주 하나만 바라보고 살던 삶, 정말 간절함 하나로 성장한 시기였다. 음악을 흐르듯 느꼈던 유진 씨도 플룻이 지겨웠던 적은 없었을까?

“플룻을 가르치면서 지겨웠던 적은 없어요. 다만 제가 느꼈던 매너리즘은 있죠. 무대에서 그 누구의 탓도 할 수 없잖아요. 음악은 혼자 모든 걸 견뎌야 하는 게 심해요. 플룻을 연주하는 것도 나고, 그 상황을 만든 것도 나잖아요. 외롭죠. 그렇지만 저처럼 전공이 아닌 취미로 악기를 접하는 건 정말 좋아요. 플룻은 양손을 다 활용해서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요. 잘 부르면 어르신분들도 좋아하세요. 저도 실력이 느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죠.”

시험과 무대 연주의 압박에서 벗어나 플룻을 가르친다는 보람이 컸다. 매주 옥천과 대전, 대구를 오가는 힘든 일정을 마다하지 않았던 이유다. 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그분들에게 배우는 점이 많았다.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했다. 연주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는 데 그치지 않고 듀엣곡도 같이 한다. 그래야 박자감각이 는다. 수강생이 원하는 곡이 있으면 악보를 찾아드린다. 어떤 분은 남자친구를 위한 곡을 불러주고 싶다는 요청에 악보를 하나 읽어드리고 왔다.

■ 옥천에 온 건 정말 행운이에요

개인 레슨으로 처음 만났던 분이 이제 2년이 지나 중급 단계까지 올라갔다. 처음에 악기 구하는 것부터 해서 악보 읽는 법을 알려드렸다. 만날 때마다 새로웠다. 그분은 피아노학원에 다닐 때 악보를 못 읽어 손가락으로 외웠다고 한다. 그런데 플룻은 외울 수가 없다. 기초부터 박자, 운지법을 차근차근 알려드렸다. 플룻은 연주 자세나 호흡법 등 1년간 기본을 익혀야 오래할 수 있다. 입문자들은 신품 45만원, 중고 20~25만원 선에서 플룻 악기를 구할 수 있다.

“플룻은 음색이 정말 아름다워요. 오케스트라에서 목관악기에 솔로를 줄 때 플룻이 긴 파트를 갖고요. 음색이 제일 높아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요. 이 아름다운 음색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같이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레슨은 보통 집으로 찾아가고요. 여의치 않으면 근처 연습실을 찾아요.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수업이니까 평소 연습을 하셔야 해요. 그래서 취미로 하는 분들은 하루에 10분만 불어도 실력이 는다고 말씀드려요. 그만큼 지속성이 중요하죠.”

인생의 절반 이상을 플룻과 가까이 한 유진 씨, 나만의 음악을 펼치고 싶고 음악적 한계는 어디인지 알고 싶은 청년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는 그가 앞으로 어떤 진로를 정할지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개인 레슨을 통해 옥천에 온 소감을 물었다.

“학생을 만나 옥천에 온 게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옥천 정말 좋은 거 같아요. 자주 오고 싶어요. 개인 레슨은 연령대나 난이도에 관계없이 맞춰드리고요. 플룻이라는 악기를 해본 적이 있거나, 아니면 해보고 싶거나, 배우고 싶은 분들은 편하게 연락해주세요. 비용적인 면은 제가 조율해드릴 테니까 열심히 가르쳐 드릴게요. 혹여나 옥천에 플룻 연주가 필요한 무대가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주세요.”

문의: 010-2472-7840 (장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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