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7일 삼양리에 개업한 양지방앗간
청결함과 정직함으로 고춧가루, 참기름, 들기름 등 판매
위생이 첫째 철칙···옥천서 난 농산물 매입해 가공

달달 볶은 고소한 깨 냄새가 풀풀 난다. 미한 냄새가 코끝에 맴돌며 침샘을 자극한다. 식료품을 판매하는 매장답게 청결함을 유지했다. 주인장의 깔끔한 성정이 엿보인다. 최신식 기계 설비로 참기름, 들기름, 고춧가루, 미숫가루 등 여러 가공식품을 만들어 판다. 재료들은 대부분 옥천에서 난 걸 가져다 쓴다. 안남, 군서, 군북 등 옥천 일대에서 농사지은 식재료를 매입해 가공한다.

지난 7월17일부터 옥천읍 삼양리에서 양지방앗간을 운영하는 김종임(65, 옥천읍 금구리) 대표는 청결함과 정직함을 약속했다. 방앗간 시설이 낙후되고 지저분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창고와 가공 공간을 따로 분리했다. 위생을 첫째 철칙으로 여겼다. 일과가 끝나면 항상 청소하고, 아침에 출근해서도 청소가 덜 된 곳이 있으면 또 청소한다.

“요즘 너무 바빴죠. 김장철이다 보니 고춧가루 빻아 달라는 요청이 많았거든요. 김장하러 자식들 오면 기름도 줘야 하니까 계속 찾아왔죠. 바쁜 시기가 조금 지나니까 이제야 숨을 쉬겠네요. 오전에도 깨 많이 짰어요.”

양지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임 대표. 
양지방앗간을 운영하고 있는 김종임 대표. 

■ 결혼 답례품, 참기름·들기름 인기

김종임 대표는 5년 전부터 방앗간을 하려고 계획을 세웠다. 대전에 있는 양촌방앗간에 찾아가 가공식품 만드는 법을 익혔다. 방앗간이 돌아가는 전 과정을 어깨너머로 배웠다. 거의 쫓아가서 배우다시피 했다. 기름 짜고, 고추 빻고, 미숫가루 가공하는 과정이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양지방앗간을 운영하는 4개월간 소일거리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니 재미를 느꼈다. 떡은 기술이 필요한 일이라 다루지 않았다. 남편(조권일 씨)이 방앗간 일을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들깨, 참깨, 고추 등을 매입하면 일일이 다 기록했다. 산지, 연락처, 생산자 이름, 지불방식 등을 표기하고 창고에 저장했다. 옥천에서 농사하는 분들과 상부상조했다. 이번에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공급업체 모집 공고가 떠서 신청서를 냈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가공품을 납품하면 많은 분이 좋아하지 않을까 기대했다. 답례품으로는 참기름과 들기름 세트를 준비했다. 손님들이 그동안 결혼 답례품으로 참기름과 들기름을 많이 사 갔다.

상호는 삼양리 옛 지명 ‘양지가화’에서 땄다. 참고로 가화리 옛 지명은 음지가화. 방앗간 바로 옆에 있는 다세대주택도 최근에 양지빌라로 이름을 바꿨다.

방앗간 안에 가공 식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설비가 갖춰져 있다.
방앗간 안에 가공 식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설비가 갖춰져 있다.
방앗간 안에 가공 식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설비가 갖춰져 있다.
방앗간 안에 가공 식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설비가 갖춰져 있다.

■ 주차공간 넓고, 기름 깨끗하게

방앗간을 열기 전에는 읍내에서 둘셋노래방을 20년 넘게 운영했다. 아들에게 10년 전 물려줬으니 둘셋노래방 간판을 단 지도 옥천서 30년이 지났다. 옥천에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둘셋노래방, 뜻을 알고 보면 각별한 상호가 아닐 수 없다. 아들 둘, 딸 셋이 있어 노래방 이름을 둘셋으로 지었다.

방앗간 앞에 주차할 공간이 넓다. 자가 건물이라 차를 대고 일을 보기 편한 게 장점이다. 양지방앗간에서 참기름, 들기름 해서 가져간 분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기름이 깨끗해서 좋다는 말을 많이 해줬다. 기름을 다 쓸 때까지 찌꺼기 하나 없이 깔끔하다는 반응이다.

빻는 기계, 기름 짜는 기계, 볶는 기계 등 방앗간에 갖춰야 할 설비들은 다 있다. 웬만한 재료는 다 볶을 수 있다. 보리차도 볶고, 옥수수도 볶고, 깨도 볶는다. 방앗간 와서 이것저것 볶아 달라는 요청이 많다. 장사도 장사지만 마치 사랑방처럼 사람 만나고 이야기도 나눈다. 사람 사는 재미를 얻곤 한다.

옥천서 난 참깨와 들깨로 만든 참기름, 들기름 세트. 결혼 답례품 이바지 선물로 인기였다고 한다.
옥천서 난 참깨와 들깨로 만든 참기름, 들기름 세트. 결혼 답례품 이바지 선물로 인기였다고 한다.
들깨가루, 미숫가루, 고춧가루 등을 소분해 포장했다.
들깨가루, 미숫가루, 고춧가루 등을 소분해 포장했다.

■ 지역 현안 귀 기울이는 옥천사람

옥천 살면서 돌아보면 좋은 기억도 많고, 어렵고 힘든 점도 많다. 고향 영동에서 남편 고향 따라 옥천 와서 산 지도 43년, 고향보다 오히려 옥천 와서 산 날이 더 많다. 그간 지역활동을 많이 했다. 옥천읍 주민자치위원회 개발분과 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옥천군협의회 자문위원도 맡고 새마을회 금구리 부녀회장도 18년 했다. 복지관에서 운영한 동년배 상담사로도 활동하면서 말못할 고민을 앓고 있는 동년배들의 벗이 됐다.

옥천신문, 창간할 때부터 구독했으니 애정이 남다른 신문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신문 보라는 얘길 참 많이 했다. 옥천에 사는 사람이 옥천 돌아가는 소식을 모르고 살 순 없는 거다. 지역신문을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건 차이가 있다. 신문 안 보는 집은 보라고 권했다.

요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하는 뷰티클래스를 수강하며 미용을 배우고 있는 김종임 대표, 목요일마다 수업이 있어 없는 시간을 쪼개며 취미생활을 즐기는 그에게 밝은 기운이 전해져 온다.

“옥천에서 나는 좋은 농산물로 정성껏 만들고 있으니까요. 고춧가루, 참기름, 들기름, 엿기름, 미숫가루 등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양지방앗간에 오셔요.”

옥천순대국밥 맞은편 골목 들어가는 입구에 양지방앗간 위치를 알리는 간판이 있다.
삼양리 옥천순대국밥 맞은편 골목 들어가는 입구에 양지방앗간 위치를 알리는 간판이 있다.
양지방앗간 가게 전경. 주차 공간이 넓어 
양지방앗간 가게 전경. 주차 공간이 넓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주소: 옥천읍 삼양로 63
전화: 731-1135
영업시간: 오전8시30분~오후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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