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무관 하랑도장, 지난 22일 ‘극한트래킹’ 진행
6~17세 수련생 130여명, 옥천군 일대 무사히 완주
올해로 6회째 극기훈련··· 강한 인내심, 정신력 함양

지난달 22일 천무관 하랑도장 수련생들이 동이면 석호리 석결선착장에서 극한트래킹 완주를 목전에 두고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 천무관 하랑도장)
지난달 22일 천무관 하랑도장 수련생들이 동이면 석호리 석결선착장에서 극한트래킹 완주를 목전에 두고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 천무관 하랑도장)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엄마, 아빠 생각이 자꾸만 났다. 그만하고 싶다, 너무 힘들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여러 번 되뇌었던 말이다.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면 나와의 싸움에서 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떻게든 이겨내고 싶었다. 입에서는 단내가 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느껴보지 못 한 힘든 경험이었다. 그래도 기왕 도전한 것, 동료들과 멋지게 완주하고 싶었다. 이 어려운 과정을 해내면 어떠한 시련이 오더라도 이겨낼 것만 같았다. 결국 해냈다.
지난달 22일 천무관 하랑도장(관장 박정균) 합기도 수련생들은 나를 넘어서는 여정을 마치며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일명 ‘극한 트래킹’,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30분까지 옥천군 일대를 오로지 도보로 이동하는 극한 훈련을 소화한 것.

천무관 하랑도장 수련생들이 옥천군 일대를 도보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형광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든 인솔자들이 참여해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사진제공: 천무관 하랑도장)
천무관 하랑도장 수련생들이 옥천군 일대를 도보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형광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든 인솔자들이 참여해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사진제공: 천무관 하랑도장)

■ 오로지 걷고, 걷고, 또 걷고

2008년 10월에 개관한 천무관 하랑도장은 2010년부터 2년마다 강인한 인내심과 정신력을 길러낸다는 취지로 극기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훈련을 연기했지만 올해 재개하면서 6번째 훈련을 맞이했다.

이날 하랑도장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까지 6~17세 수련생 1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유단자는 필수 훈련으로 참여했다. 훈련 당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성인 인솔자 5명과 하랑도장 마지막 부인 ‘8시부’에 소속된 2단 이상 중·고등 수련생 16명이 형광조끼를 입고 경광봉을 들며 안전한 인솔을 도왔다.

도보 거리는 약 40km. 아침 일찍 도장 앞에 모여서 옥천읍 문정리-상야리-대천리-양수리-가화리-삼양리-옥각리-군북면 용목리-지오리-이평리-석호리-국원리-옥천읍 교동리-문정리-장야리까지 걷는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고단한 행군 속에 의지할 사람은 옆에 있는 동료들뿐이었다. 하랑도장은 학부모들에게 전한 안내문에서 ‘아이들이 걱정된다 하여 도보 코스 중에 모습을 보이거나 찾아주시는 것은 절대 삼가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식사 또한 견뎌내야 할 과제 중 하나였다. 이날 수련생 한 명에게 주어진 음식은 초코파이 2개, 핫브레이크 1개, 오이 1개, 작은 생수 2병이 전부였다.

■ 성취감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 느꼈으면

약 12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 일정은 1시간30분이 지연돼 반나절을 훌쩍 넘겼다. 고난의 강행군에 힘들 법도 했지만 수련생들은 씩씩하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6년째 하랑도장에 다니는 삼양초 5학년 백종욱(12) 학생은 이번 극한트래킹이 두 번째다. 백종욱 학생은 “지난번에 이어 또 해보니까 예전보다 더 쉽다고 느꼈다”며 “앞으로 힘든 일이 생길 때 극한트래킹을 하면서 극복했던 과정을 기억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랑도장에 6년째 다니는 삼양초 6학년 김어진(13) 학생도 마찬가지로 이번 극한트래킹까지 두 번째 참여했다. 김어진 학생은 “저 스스로를 이겨내고 싶은 마음이 커서 힘든 줄 모르고 다녀왔다”며 “부모님의 소중함을 느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천무관 하랑도장 박정균 관장은 낙오자 없이 무사히 완주한 수련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 관장은 “학생들이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를 이겨내는 인내심과 강한 정신력을 기를 수 있는 극한트래킹을 기획했다”며 “걸으면서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날 테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느껴보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음 날 일요일에 잠깐 힘들어했지만 수련생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선물해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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