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누룽지백숙, 생오리로스가 인기인 ‘호반가든’
육종환·강향순 부부, 이원면 개심리에 6년째 식당 운영
정직한 음식과 친절함으로 먼길 찾아오는 손님 맞이해

이원 시내에서 끝없이 펼쳐진 금강 물줄기를 따라 쭉 올라가다 보면 한 식당이 나타난다. 드넓게 펼쳐진 개심저수지를 끼고 있는 이곳은 바로 ‘호반가든’. 주로 오리누룽지백숙, 생오리로스를 먹으러 옥천뿐만 아니라 대전, 인근 영동서 찾아오는 손님들로 호반가든은 북적인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자리에서 호반이라는 이름으로 식당을 이어온 지는 30년 정도 됐다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옛날부터 상호는 ‘호수의 언저리’를 뜻하는 호반이었다. 상호를 가지고 간 사람 없이 물려주고 물려주는 과정을 거쳐 이들 부부에게까지 바통이 이어졌다.
육종환(63, 이원면 개심리), 강향순(61, 이원면 개심리) 부부는 2016년 7월부터 호반가든을 운영했다. 육종환 씨는 고추, 김장배추, 무 등을 직접 농사지어 반찬으로 활용하며 식당 전반의 운영을 돕고 있다. 음식 솜씨가 좋은 강향순 씨는 주방을 도맡고 있다. 지난달 23일 호반가든을 운영하는 육종환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호반가든을 지키고 있는 육종환, 강향순 부부
호반가든을 지키고 있는 육종환, 강향순 부부

■ 장화리 출생 육종환 대표, 이원에 돌아오다

“우리는 지역 사람이 50%, 외지 사람이 50% 손님이에요. 외지는 대전, 옥천, 영동, 학산, 양산에서 많이 오죠. 영동이 바로 고개 너머 있으니까요. 따로 식당 홍보를 해본 적이 없어요. 사람들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을 뿐이죠.”

이원면 장화리가 고향인 육종환 씨는 대성초(22회), 옥천중(28회), 옥천실고(28회)를 나왔다. 그는 옥천실고를 졸업할 당시 공고로 전환돼 옥천공고 1회 졸업생이 됐다. 정든 고향을 떠나 도시에서 30년 이상 살았던 그는 개인 사업을 접고 호반가든을 개업하던 시기에 이원에 돌아왔다.

이들 부부가 음식점을 열었던 건 호반가든이 처음이었다. 그저 고향에 와서 소일거리 삼아 자녀들에게 신세를 지지 않을 정도로만 운영하고 싶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일이 확장하면서 다른 일을 하기 어려워졌다. 좋아하는 낚시를 즐길 시간마저 없었다고. 그만큼 식당 일에 최선을 다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우리는 음식을 정직하게 하니까요. 속임수 안 쓰고 고춧가루나 이런 것도 중국산 안 쓰고 우리가 농사해서 쓰거든요. 부족한 건 지인들이 농사지은 걸 사용하고요. 기성품 반찬 그런 건 아예 안 써요. 반찬이나 이런 것들도 우리 집사람이 다 만들거든요. 손님들이 다 알아봐요. 귀신이에요. 중국산 김치 사다 놓으면 다 알아보는 게 손님들이에요.”

이원면 개심저수지 인근에 있는 호반가든 식당 전경. 음식을 맛보고 싶은 손님은 미리 전화를 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이원면 개심저수지 인근에 있는 호반가든 식당 전경. 음식을 맛보고 싶은 손님은 미리 전화를 하고 방문하는 게 좋다.

■ 수용할 수 있을 만큼 소박하게

음식 평가하는 손님들의 말 한마디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손님 중에 그 누구 한 사람이라도 ‘호반 갔더니 음식 맛이 그래’라는 말이 나온다면 음식점을 오래 이끌기 어렵다고 봤다. 주방에서 음식 하나하나 신경 쓰고, 홀에서는 손님들이 기분 좋게 먹고 갈 수 있게 대접하는 건 당연하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았다.

“음식점도 하나의 사업이잖아요. 하면 할수록 쉬운 영업이 아니더군요. 엄청 어려워요. 오랜 시간 사업하면서 영업을 다니다 보니 사람들을 만나면 감이 와요. 등을 긁어주면 좋아할 사람, 상냥하게 대하면 좋아할 사람 구분이 되죠. 별거 아니지만 그 작은 거 하나로 사람들 마음을 얻으니까요. 멀리서 밥 먹으러 오셨는데 기분 좋게 먹고 가야지 않겠어요.”

일정 금액을 내면 광고를 해주겠다는 연락이 여기저기서 걸려왔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항상 거절했다. 방송 작가로 일하는 며느리가 있는데도 따로 광고 요청을 해본 적이 없다. 그저 소박하게 적당하게 식당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수용할 수 있는 인원만큼 받아야 음식을 정성껏 낸다는 신념이었다.

홀 안에 입식, 좌식 테이블이 있다.
홀 안에 입식, 좌식 테이블이 있다.

■ 예약하고 오시면 더 좋습니다

호반가든에서 내놓는 음식은 오리누룽지백숙(5만원), 생오리 로스(한마리 4만5천원, 반마리 2만5천원), 생오리 주물럭(한마리 4만8천원, 반마리 2만8천원), 빠가매운탕(5만원), 민물새우탕(2인 이상, 7천원) 등이 있다. 닭과 오리는 대전 신탄진에서 공수한다.

백숙 요리는 2시간 전에 예약해야 한다. 다른 메뉴 또한 미리 전화하고 방문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계절 음식으로는 여름에 막국수, 가을에 싸리버섯찌개, 겨울에 토끼탕이 있다. 계절 음식은 재료가 소진될 때까지 주문을 받는 가운데 싸리버섯찌개을 맛보려면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오리누룽지백숙
오리누룽지백숙

주말은 예약 손님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는 호반가든. 식당도 식당이지만 소박하게 적당하게 식당을 운영하고 싶은 바람대로 이들 부부가 건강하게 호반가든을 이끌어가길 바란다.

“도시에 살 때보다 육체적으로 힘이 들지만 고향에 오니까 공기도 맑고 좋네요. 사업할 때는 이것저것 생각이 복잡하거든요. 직원들 관리하고 매출 줄어들고 하면 머리가 참 아픈데 여기서는 밭에 가서 일하면 잡생각도 없이 편안하거든요. 호반가든에 오는 손님들은 90%가 예약하고 와요. 미리 전화를 주시면 더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하겠습니다.”

생오리 로스
생오리 로스
메뉴판
메뉴판

주소: 이원면 이원로 222
문의: 733-8698
영업시간: 오전9시~오후9시 (매주 목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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