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옥천, 낚시인들을 다시 끌어당기는 분기점이 될까. 최근 우리고장에 새롭게 개장한 낚시터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이원면 백지리에 있는 백지리낚시터. 이곳을 운영하는 이성진(43, 이원면 백지리) 대표는 지난해 10월1일 백지리낚시터를 인수해 6개월간 공사를 거쳐 지난 4월부터 문을 열었다. 수도권을 능가하는 시설로 낚시 전문 유튜브 채널에도 소개되며 낚시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타기 시작했다.
지난 8월20일 토요일 오후에 찾아간 백지리낚시터는 노지, 방갈로를 포함 총 94석이 가득 찰 정도로 이용객들로 붐볐다. 수면적 약 3천평 규모로 매주 화요일, 금요일, 토요일 주 3회에 걸쳐 붕어 약 600kg를 방류한다. 낚시터를 휴장하는 매주 목요일은 저수지에 잔류한 떡밥이나 붕어 배설물을 분해하는 미생물 치료로 수질을 안정화하는 날이다. 한창 혹서기 때는 3주간 휴장해 수질 관리를 철저히 했다고 한다. 이는 매출 손해를 보더라도 물고기들이 쉴 수 있는 틈을 줘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다.
“여기가 낚시터로 허가 난 지는 27년 됐을 거예요. 인수하고 나서 20년 된 시설을 다 허물고 공사를 아예 새로 했죠. 경기도에 시설 좋다는 낚시터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요. 이용객들이 시설이 깔끔하다고 반응이 좋았어요. 그전부터 백지리낚시터를 이용했던 손님들도 오시고요. 대전이나 청주, 경기도 가서 낚시했던 분들이 개장한 뒤로 꾸준히 찾아오시고요. 부산, 울산, 전라도 분들은 보통 음성이나 이천, 안성 쪽으로 멀리 가셨거든요.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중심지에 있는 옥천에 저희 백지리낚시터가 중간 허리를 꽉 붙잡고 있는 셈이죠.

이성진(43) 대표

■ ‘물이 깨끗하니 붕어 힘이 장사네’

충북 단양이 고향인 이 대표는 낚시를 취미로 가져 오래전부터 옥천에 찾아왔다. 대전서 생활했던 그는 이번에 낚시터를 개장하면서 이원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낚시할 때 평온한 느낌을 안겨다 줬던 옥천이 좋았다는 이성진 대표, 동네 이웃들과도 ‘아버지, 어머니’ 하며 돈독하게 지낸다고 한다. 지난 6월에는 자신이 운영하는 백지리낚시터 네이버 밴드에 백지리 주민들이 농사한 감자 판매를 중계해 동네 어르신들과 상부상조하고 있다. 현재 백지리낚시터 네이버 밴드 가입자 수는 520여명이다.

“옥천에 낚시를 자주 다녔죠. 워낙 낚시를 좋아하다 보니 옛날 옥천에 낚시터가 엄청 많았다는 걸 알았죠.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옥천은 낚시의 메카잖아요. 그 명성을 되찾고 싶었고요.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백지리낚시터가 물고기가 잘 나온다고 소문이 많이 났어요. ‘찌올림’이 좋다고 하더라고요. 물이 깨끗해야 붕어가 힘이 좋고 먹이활동도 잘하거든요. 사실 이 정도 만석에 물고기가 이렇게 많이 나올 수 없다고 낚시인들이 입을 모아요. 어제는 100마리, 90마리, 80마리 등등 수두룩 빽빽 잡고 가셨어요.”

지난 8월20일 이원면 백지리에 있는 백지리낚시터는 주말을 맞아 낚시하러 온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평소 낚시를 즐겼던 이 대표는 낚시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깨끗한 시설이 이를 증명했다. 낚시 공간과 취침 공간이 분리된 방갈로는 1인실, 2인실이 있다. 방 안에는 TV, 에어컨, 냉장고가 설치돼 있어 이용 편의를 높였다. 4명 손님의 경우, 방갈로와 방갈로 사이를 연결하는 문이 있어 2인실 두 자리를 예약하면 좋다. 노지 좌석은 기둥 사이로 한 명씩 자리 잡을 수 있어 여유 공간이 비교적 널찍하.다

주차 공간은 노지 뒤편으로 넓게 자리해 있다. 화장실과 샤워실 공간이 백미다. 이 대표가 새 공간처럼 관리해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점이 없을 거라고 자부하는 곳이다. 낚시터 입구에 있는 매점 안에는 최소한의 낚시용품들만 진열해 가능하면 옥천 인근 낚시점 이용을 권하는 방향으로 운영 중이다.

입어료는 하루 단위로 노지가 4만원이다. 방갈로는 입어료 포함 1인실 6만원, 2인실 12만원이다. 노지는 전날 오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방갈로는 전날 오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백지리낚시터는 식당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낚시터 안에서 취사를 금지한 것도 독특한 점인데 식사를 원하는 손님들은 밖에서 음식을 포장해 오거나 배달을 이용해야 한다. 이는 지역 상권과 함께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이 대표는 이원에 있는 식당에서 배달 주문을 권해 지역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낚시터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백지리낚시터는 노지, 방갈로를 포함해 총 94석이 들어서 있다.

■ 취사는 NO, 인근 식당을 이용하세요

“타지 손님들이 옥천에서 편의점이나 주유소, 식당, 낚시점 등을 이용하고 가시잖아요.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옥천이 예전보다 낚시하러 찾는 분들이 많이 줄었지만 저희 낚시터를 통해 옥천이 낚시의 메카로 부활하는 신호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떠났던 철새들이 돌아오는 거죠. 대전이나 청주에 낚시 인구가 정말 많거든요. 그동안 공주나 음성 쪽으로 빠지면서 옥천이 낚시인들을 빼앗겼죠.

옥천에 이런 낚시나 캠핑 같은 여가 문화가 활성화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낚시 시설이 들어오면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은 이미 알고 있는 현안들이잖아요. 그렇더라도 그런 현안들을 안 된다고 단절하는 옛날 방식이 아니라 개방하고 거기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수입원으로 메꾸는 방향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매주 외지에서 200~300명 이용객이 드나든다는 백지리낚시터. 이 대표는 낚시인들이 찾아올 수 있는 문호를 개방하는 방향으로 군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랐다.

“사실 개인 사업자들을 위해 시설을 지어주는 건 크게 의미가 없고요. 일단 낚시 주변 환경에 옥천을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 가령 옥천에 유명한 관광지나 특산물을 알릴 수 있는 전광판처럼 타지 사람들이 옥천을 알아갈 수 있는 요소들이 낚시터 주변에 생겼으면 좋겠어요. 요즘은 낚시터와 캠핑장을 같이 운영하는 곳이 많거든요. 주변에 군유지가 있다고 하면 활용할 방안이 생기겠죠.”

■ 지역과 상생하는 낚시터, 담수량 더 확보해야

이 대표는 또한 낚시터 내 저수지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담수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농사할 때 쓰는 물의 양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폐적물이 쌓여있을 오래된 저수지 상태를 감안하면 현재보다 더 담수량을 늘려야 한다는 것.

“저수지는 논에 물을 대는 게 첫 번째예요. 농업용수로 만든 저수지이기 때문에 제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논에 물을 대는 게 우선이지만 올 초에 가뭄이 심했잖아요. 기존 담수량으로 커버가 안 됐어요. 관계기관에서 준설작업을 해서 담수량을 늘렸으면 좋겠어요. 최근에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봐요.

비가 올 때 많이 받아놓고 대비를 해야 하죠. 요즘에는 지하수를 파도 안 나오는 곳이 많거든요. 관정을 파서 지원해주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워요. 담수량을 늘리면 저희 낚시터만 좋은 게 아니라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도 이로울 거예요. 수질 안정에도 도움이 되고요.”

이 대표는 낚시터가 잘되는 것을 넘어 지역 주민들과 상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낚시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백지리낚시터을 지키는 동안 소음 문제나 주변 쓰레기 문제는 걱정이 없을 거라고 자부한다. 기대 이상의 조황(낚시질이 잘되고 안 되는 상황)과 찌올림이 좋다고 낚시인들에게 알려진 백지리낚시터. 여유와 낭만을 누릴 수 있는 낚시 공간으로 1년 365일 백지리를 밝게 비출 예정이다.

“저희 백지리낚시터는 노을 맛집, 별 맛집이에요. 조용하게 휴식하면서 낚시할 공간이라 자부해요. 낚시터는 주인 성향을 따라간다고 하더라고요. 밤에 너무 소란스럽게 떠드는 손님이 계시면 저는 가차 없이 강퇴합니다. 오시는 분들 모두가 백지리낚시터 이용수칙을 준수해야 하고요. 붕어 방류 현장 등 낚시터 소식을 네이버 밴드에 올리고 있거든요. ‘물고기를 제대로 얻어서 하는구나’ 이렇게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이라고 봐야죠. 하고 싶은 말은 하나죠. 옥천에 낚시가 다시 한번 제대로 붐을 일으켰으면 좋겠어요.”

주소: 이원면 백지리 625
문의: 010-4610-7187
운영시간: 24시간 운영 (매주 목요일 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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