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26일 전통문화체험관서 ‘건축의 즐거움’ 강연 노은주 건축가
“건축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 강연 뒤 클래식·전자 현악이 함께하는 무대 펼쳐져

노은주 건축가 
노은주 건축가 

건축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 건축은 ‘집이나, 성, 다리 따위의 구조물을 그 목적에 따라 설계하여 흙이나 나무, 돌, 벽돌, 쇠 따위를 써서 세우거나 쌓아 만드는 일’이다. 지난 8월26일 오후3시 전통문화체험관 내 세미나실에서 <건축의 즐거움>을 주제로 강연을 한 노은주(53) 건축가는 ‘건축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이라고 말했다.

노은주 씨는 EBS1 <건축탐구 집>에 출연하며 각기 사연이 다른 건축주들을 만나고 있다. <건축탐구 집>은 집과 사람,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노 씨는 2년 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고장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서양화가, 자수작가로 소개된 김호성 윤혜경 씨 부부 집에 방문해 이들의 이야기를 길어올렸다.

1998년부터 가온건축 설계사무소를 운영한 노은주 씨는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강연에서 남편 임형남 건축가와 함께 설계를 맡은 서울 평창동 ‘요산요수’(2017년), 강원도 속초 ‘도문 알레프’(2016년), 충남 공주 ‘루치아의 뜰’(2013년) 등 다양한 건축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땅과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둘 사이를 중재해 건축으로 빚어내는 사람이 건축가”라며 “집은 생각으로 짓고 시간이 완성하는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건축이 왜 즐겁냐면요. 가령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 짜여진 공정대로 만들면 그만이잖아요. 하지만 건축은 의뢰하러 찾아오는 분들이나 땅이 매번 달라지거든요. 항상 새로운 일을 마주하기 때문에 괴로운 일이라 생각했다면 오래 못 했겠죠. 어떤 젊은 신혼부부는 집을 짓고 나서 빼곡하게 글을 적어 편지를 보냈어요. (집을 짓는 과정이)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다는 거예요. 이것저것 자재를 고르고 사들이는 재미도 있었고, 집 짓는 일이 즐거운 여행이었다는 말이 저에게는 많이 와 닿았어요. 새로운 분들을 만나고, 새로운 땅을 만나면서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이날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연을 들은 박종기(64, 문정리), 유재월(63, 문정리) 부부는 서울서 살다 2년 전 옥천에 귀촌했다. 군서면 은행리에서 텃밭을 가꾸며 지내는 부부는 평소 노은주 건축가가 출연한 <건축탐구 집> 프로그램을 즐겨봤다. 두 사람은 이번에 유익한 강연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양한 인생이 담겨 있는 집을 짓게 도와주는 사람이 건축가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자연과 인생 이야기가 어우러진 집에 산다면 정말 멋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옥천전통문화체험관이 정말 고즈넉하면서 멋진 곳이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는데요. 음악과 정말 어울리는 공간 같습니다. 앉아있는 우리 어린이들, 용기 내서 여기가 무대라고 생각하고 나오면 제 음반을 선물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연이 끝난 뒤 오후 5시30분부터 전통문화체험관 옥천관 중정에서 음악 공연이 열린 가운데 전자첼로를 연주하는 이나영 씨가 이같이 말했다. 야외 공연장에는 클래식팀 다울림, 전자현악팀 이나영밴드가 참여한 <클래식 현악과 전자 현악의 조화> 공연을 보기 위해 관객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공연에는 △송어(슈베르트) △청산에 살리라 △바람이 불어오는 곳(김광석) △향수(정지용) △베토벤 바이러스 △캉캉 △그중에 그대를 만나(이선희) △신호등(이무진) △아리랑 등 현대 음악과 고전 음악을 아우르는 멋진 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딸 민 율(10) 씨와 함께 온 전보람(36, 마암리) 씨는 공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동생이 아직 어려서 큰아이만 데리고 나왔는데, 이런 공연이 있으면 맞춰서 오는 편”이라며 “이런 공연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사람들이 많이 못 온 게 너무 아쉽지만 다음에도 이런 공연이 열리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이 끝난 뒤 민 율 씨는 이나영 씨의 음반 CD를 선물로 받으면서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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