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장야리에 상설 조명매장을 연 권대진 대표
홈조명·수입조명·특수조명 등 다양한 제품 판매
조명 경력 17년, 자수성가로 옥천에 이름 알리기까지

권대진(48) 대표

보기엔 간단해 보여도 섬세하면서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 바로 조명이다. 공간에 잘 어울리는 조명등을 예쁘게 시공했는지, 밝기는 적절한지, 작업 의뢰를 맡긴 손님 취향에 맞는지 등 확인할 지점들이 무수히 많다. 시중에 다양한 조명 품목들이 있어 조명 선택을 도와드리는 일부터 여간 쉬운 게 아니다.

층고가 높은 공간에 조명 의뢰가 들어오면 온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남의 집 조명 설치를 돕는 일이지만 작업을 끝내고 조명이 잘 켜졌을 때 내 집인 것마냥 기분이 좋다. 카페, 상가, 전원주택, 아파트, 호텔, 공연장, 예식장 등 조명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갔다. 몸은 힘들어도 자부심을 느끼며 17년 가까이 조명 일을 했던 그의 목소리는 다부졌다.

■ 막내 형을 보내고 바닥부터 시작한 사회생활

장야리에 있는 옥천중앙공원 테니스장 인근을 지나가다 보면 '대진조명'이라는 흰색 간판이 눈에 띈다. 안에 들어서자 1층, 2층 전시장에 온갖 조명들이 천장에 걸려 있다. 조명등을 모두 켜자 공간의 분위기가 대접 받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홈조명, 공장조명, 수입조명, 특수조명 등 웬만한 조명들을 다 다루는 이곳 매장은 권대진(48, 대전 대동) 대표가 지난 7월1일부터 문을 열었다. 자기 이름을 내걸고 2014년 5월1일부터 대진조명을 차린 권 대표는 이전에 동이면 세산리에서 도매 위주로 조명매장을 운영했다. 이번에 전시 판매도 겸할 수 있는 넓은 부지로 자리를 옮기면서 도·소매 및 조명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31살 때부터 지금까지 조명 경력으로만 17년이 된 권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이 일을 접했다. 충북 영동에서 4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20대 때 군대 갓 제대할 때부터 막내 형 병간호를 했다. 그렇게 보낸 세월이 9년, 20대 꽃다운 시절을 투병생활을 보낸 막내 형과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젊었을 때 그는 폐결핵을 앓은 막내 형을 일찍 하늘로 떠나보냈는데, 그때 나이가 서른이었다.

막막했지만 먹고 살기 위해 무작정 대전에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지만 준비가 덜 된 상태였기에 적응하는 데 어려운 점이 많았다. 돌아보면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었다. 이런저런 일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회사도 잠깐 다녔지만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대리운전도 하고, 택시 운전도 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조명 창고반장 하는 분을 만났다. 그때부터 조명 일을 시작해 자수성가로 옥천까지 오게 됐다. 

■ 7년째 연을 이어온 옥천, 대진조명을 알리다

조명 종류만 몇 백만 가지, 배웠다기보다는 어떻게든 먹고 살겠다는 의지로 어깨너머로 습득했다. 당시 제품 용도부터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기본부터 하나하나 익혔다. 초반에는 대구, 충남, 경상도 등 가리지 않고 영업을 뛰었다. 3층 건물에 올라가 땡볕을 맞으며 조립식 조명을 만들 때도 있었다. 조명을 처음 접할 때 만났던 초창기 멤버들은 오래가지 못하고 중도 포기했다. 말이 좋아 조명이지 막노동에 가까운 일이었다. 몸이 힘들어 못 버티고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

“조명 계통으로 17년 하면 많이 한 편이죠. 조명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광원산업부터 하신 분들은 40~50년 베테랑 분들도 있는데요. 옛날에 에디슨 전구라고 있잖아요. 그거 다루셨던 분들은 오래 했고요. 보통 이 업계에서 20년 정도 했으면 많이 했다, 잔뼈가 굵다고 할 수 있죠. 예전에는 에디슨 전구 시대였다면, 우리 세대는 백열등 시대죠. 지금은 LED까지 왔네요. 에디슨 전구가 한 30년, 백열등으로 오면서 4년, 그리고 LED가 7~8년 정도 됐을 거예요. 기술이 그만큼 빠르게 발전했다고 봐야죠. 다음 세대 등은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 현재는 LED가 최고예요.”

조명 사업을 하려고 괜찮은 부지를 찾다가 옥천에 왔다. 옥천에는 친구들이 많다. 이원에도 있고, 읍에도 있다. 이원초등학교 후문 쪽에 대진지게차도 같이 한다. 지게차 사업은 1년, 이원서 한 지는 4개월 정도 됐다.

사업차 오게 된 옥천이지만 고향 영동이랑 가깝고, 살기도 좋고, 정도 들어서 계속 옥천에서 일하는 게 아닐까 싶다. 옥천에 있는 업체 분들이나 건축사장님, 설계사님 웬만한 분들은 다 알고 있다. 옥천에서 7년 넘게 했으니 대진조명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자녀들이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 가족 모두가 오는 건 어렵지만 조만간 옥천으로 주소 이전해서 혼자라도 올 계획이 있다.

■ 출하한 조명은 언제든 책임지겠습니다

주문 들어오는 조명은 다양하다. 홈조명, 공장조명, 특수조명 등 쓰임새가 가지각색이다. 특수조명은 연예인 공연할 때 쓰는 레이저 조명을 말한다. 매장에 오면 전시장 천장에 설치된 여러 조명을 볼 수 있다. 가짓수로 대략 700여가지가 된다. 손님들이 구경하면서 사 가도 좋고, 필요하면 직접 달아드리기도 한다. 매장 운영은 실질적으로 도매 위주로 돌아간다. 대구, 포항, 울산, 창원 등 주로 경상도 쪽으로 조명 납품이 들어간다.

조명은 건설사와 공생 관계다. 건설사가 일하지 않으면 조명 작업도 뻗어나가기 어렵다. 조명은 1~3월이 비수기에 들어가고, 그 이후는 보편적인 수기라고 보면 된다. 겨울철에는 크리스마스 트리구가 나가는 시즌이다. 영업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보통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한다. 주말에도 급한 일이 있으면 나온다. 시간이 늦더라도 출하한 조명은 책임지고 A/S를 하고 있다.

“보람이라고 할 게 있을까요. 제가 돈 받고 하는 일이긴 하지만 허술한 집이나 오래된 집 리모델링해서 어머님들이 (조명) 환하다고 하실 때 기분이 좋죠. 하고 싶은 말은 특별히 없고요. 그냥 있는 그대로예요. 저는 과장할 것도 없고요. 거짓말하면서 장사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요.”

대진조명은 동이면 세산리에서 도매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다 지난 7월 장야리에 있는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근으로 이전해 개업했다. 매장 방문 손님을 위해 다양한 조명이 전시돼 있다.
대진조명은 동이면 세산리에서 도매 위주로 매장을 운영하다 지난 7월 장야리에 있는 옥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근으로 이전해 개업했다. 매장 방문 손님을 위해 다양한 조명이 전시돼 있다.

주소 : 옥천읍 서대공원길 20-38
전화 : 731-1866, 010-6669-4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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