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마을일터체험] 금성자동차공업사 진로탐색 프로그램
8월9일~10일 금성자동차공업사에서 현장직업체험 열려

요란한 기계음 소리가 사방에서 들린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을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돈다. 소형차부터 중형차, 대형차, 특장차까지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들어온다. 사람과 비교하면 일종의 병원 수술실과 같은 이곳. 지난 8월9일 오전10시 옥천읍 대천리에 있는 금성자동차공업사(대표 이다겸)는 한 주의 시작을 바쁘게 보내고 있었다.
금성자동차공업사는 1980년대 옥천에서 최초로 생긴 공업사로 4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처음 생길 당시 옥천·보은·영동 등 자동차 고장과 관련된 모든 불편사항은 이곳을 거쳐 해결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자동차 정비와 관련해서는 명성을 날렸던 곳이다. 부지는 현재 약 1천700평 규모, 직원은 30년 이상 자동차 정비 베테랑으로 구성돼 총 7명이 있다.
이곳에 옥천고등학교 2학년 학생 2명이 방학을 맞아 찾아왔다. 이들은 옥천진로체험지원센터에서 주최한 2022 청소년마을일터체험 프로젝트 일환으로 <정비 실무 체험을 통한 자동차 만나보기>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자동차, 기계를 다루는 데 관심이 있는 유준수(18, 읍 장야리), 강수형(18, 읍 죽향리) 학생은 금성공업사 이다겸 대표를 멘토로 만나 8월9일과 10일 이틀간 직무체험 일정을 소화했다.

자동차 정비에 관심 있는 옥천고 2학년 학생 2명 참여해 
차량정기검사, 일반 경정비 등 정비 실무체험 진행
박근용 검사원, 한문규 부장 등 30년 이상 전문가 만나

청소년마을일터체험 멘토로 나선 금성자동차공업사 이다겸 대표가 정비 받은 자동차를 전산망에 접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청소년마을일터체험 멘토로 나선 금성자동차공업사 이다겸 대표가 정비 받은 자동차를 전산망에 접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정비 및 정기검사가 이뤄지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중간중간 메모를 남겼다.
이들은 자동차 정비 및 정기검사가 이뤄지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중간중간 메모를 남겼다.
이들은 자동차 정비 및 정기검사가 이뤄지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중간중간 메모를 남겼다.
이들은 자동차 정비 및 정기검사가 이뤄지는 과정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중간중간 메모를 남겼다.
옥천고 2학년 강수형(왼쪽), 유준수(오른쪽)학생이 일터체험 교육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옥천고 2학년 강수형(왼쪽), 유준수(오른쪽)학생이 일터체험 교육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했다. 

■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싶었어요

컴퓨터공학, 기계공학 전공을 희망하는 유준수 학생은 타이어 회사에 다니는 아버지 영향으로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차종 시세도 볼 겸 보배드림 사이트에 자주 들른다는 그는 고등학교에서 인공지능을 탑재한 레고 EV3를 만드는 동아리에 참여하며 로봇코딩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었다.

항공정비와 관련된 직업을 희망하는 강수형 학생은 같은 기계를 다루는 자동차 정비 현장이 어떤 분위기인지 알고 싶어 참여했다고 한다. 전문대에도 항공정비과가 있지만 4년제 항공우주학과 쪽으로 대학 진학을 생각한다고. 금성자동차공업사에서 진행된 직무체험 프로그램은 크게 차량 정기 검사, 일반 경정비가 있었다. 사업장 성격상 학생들은 직접 실무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작업의 이모저모를 듣고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학생들이 작업복을 입고 와야지 일할 수야 있겠어?”

자동차 검사장에 들어서자 차량 정기검사를 진행하던 박근용(71) 검사원이 학생들을 잠시 긴장케 했다. 금성공업사 초창기 멤버로 50년 가까이 자동차 분야에서 일해온 박 검사원은 전기차, 하이브리드 차를 제외한 모든 차종을 검사할 수 있는 전문가다.

■ 운전자와 타인의 안전을 위한 정기검사

차량 정기검사는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신차로 자동차를 구입한 뒤 4년, 이후에는 2년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영업용이나 화물자동차는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사를 받는다. 정기 검사는 크게 다섯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관능검사, ABS 검사, 하체 검사, 전조등 검사, 배출가스 검사다.

관능검사는 차대번호 및 등록번호의 위·변조를 확인해 자동차의 소유권을 확인한다. 따라서 자동차 전경을 사진으로 찍어 검사 유무를 기록으로 남긴다.

ABS 검사는 앞바퀴 정렬 검사를 통해 타이어의 이상마모 현상을 미리 방지하고 제동력과 속도계가 잘 작동하는지 검사해 사고 발생을 예방한다.

하체검사는 자동차 하부의 각종 부품 상태를 검사한다.

“차 밑에 동력전달장치에 문제가 있나 없나, 오일이 새는 곳은 없나, 하체 전체를 다 보는 거야. 완충장치 이상 유무도 확인하고.”

전조등 검사는 상향등과 하향등이 모두 잘 들어오는지 여부를 검사한다.

“라이트가 너무 강하면 어떻게 되겠어?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겠지. 불이 너무 얕으면 운전자가 불편하겠지.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확인하는 거야.”

마지막으로 매연측정장치를 연결하고 가속페달을 밟아 확인하는 배출가스 검사.

“자동차는 화석연료를 통해 작동하잖아. 여기에 매연가스가 다량 배출하면 사람 몸에 유해하지. 매연은 미세먼지잖아. 매연이 문제가 되는 게 뭐겠어. 화석연료가 타고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사람 폐에 들어가면 나오지를 못해. 얘기 들었을 거야. 사람에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확인하는 작업이야.”

이렇게 차량 정기검사를 모두 마치면 한국교통안전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 검사 접수를 한다. 이다겸 대표는 학생들에게 전산으로 검사 접수하는 절차를 알렸다.

박근용 검사원이 자동차 정기검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근용 검사원이 자동차 정기검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근용 검사원이 자동차 정기검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근용 검사원이 자동차 정기검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근용 검사원이 자동차 정기검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근용 검사원이 자동차 정기검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근용 검사원이 자동차 정기검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박근용 검사원이 자동차 정기검사의 전 과정을 보여주며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보릿고개 시절, 어깨너머로 배운 자동차 정비

박근용 검사원은 현장 일로 바쁜 가운데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에게 잠시 시간을 냈다. 고등학교 다니는 손자가 있는 그는 학생들에게 직무와 관련된 이야기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자세도 일러줬다.

“자동차 정비라든가 차량 정기검사는 사람 생명을 다루는 일이거든. 내가 어떤 정비를 했을 때 그것이 잘못해서 문제가 생기면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자동차 검사 목적도 그거야. 사람과 자동차의 안전. 그런 면에서 오래할수록 어려운 면이 있지. 힘들다, 안 힘들다를 떠나서 어떤 직업이든 나름의 고충이 있단 말이야. 적성도 맞아야 하고 거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일을 해나가는 게 중요한 거야.”

구읍에서 나고자란 박 검사원은 죽향초등학교 55회 졸업생이다. 옥향아파트가 생기기 전 양로원이 있었고, 옛날에 있던 성당에서 미사하고 기도하던 풍경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원조를 받았던 때 미국인 신부가 있었던 것도 알고 있었다. 그는 20살이 되기 전 서울에서 자동차 정비를 배우기 시작해 50년 넘게 이 분야에 몰입했다. 금성공업사가 생기기 전부터 정비를 배워나가기 시작해 80년대에는 옥천 시내버스 정비 책임자를 역임한 바 있다. 당시 공업사에 들어가면서 옥천에 있던 웬만한 차량은 다 다뤘다고.

“우리나라 자동차 역사가 외국에 비해 상당히 빠르게 성장한 거야. 몇십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자체적으로 만든다는 건 상상도 못했을 때야.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 우리나라는 조립 생산하는 식으로 출발했지. 그러다가 현대자동차에서 포니라는 차종을 내놓고 하면서 어느 순간 급속도로 발전한 거야. 젊은 사람들은 내 얘기를 이해하지 못할 수 있어. 쉽게 말하면 보릿고개지. 그때는 내가 굶어도 내 자식 밥 한 숟가락 더 먹이려고 했던 시절이야.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녀 손자 오면 밥 더 먹으라고 하잖아. 지금 사람들은 싫지. 나 배불러 죽겠는데 먹으라고 하니까. 그것이 뭐냐면 그만치 배가 고팠던 시절인 거야. 내가 못 먹어도 내 자식은 더 먹으라는 마음, 그걸 이해해야 해. 나도 마찬가지야. 배가 고파서 이 일을 시작한 거니까.”

자동차 기술이 차츰 발전하면서 경제 성장을 밟아 올라가던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한 지점에 박근용 검사원이 있었다. 그는 점심시간이 조금 늦춰졌지만 30분 가까이 학생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땐 고참들이 알려주지도 않았고 어깨너머로 봤어야 해. 그리고 고참들도 몰라. 내가 지난 세월을 막 얘기하는 거 같은데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어떠한 것도 얻을 수 없어. 무슨 얘기냐면 내가 노력해야 남들에게 물어볼 거리가 생기는 거거든. 물어보지도 않지, 책을 찾아보지도 않지, 그 사람이 어떻게 되겠어. 시간이 갈수록 차이가 나는 거야. 어떤 분야든 관심을 가지고 내 거로 만들어야 해. 사회생활은 내가 모르면 도태돼 죽는 거야. 누가 숟가락 떠서 밥 먹여 주냐고. 아니야. 내가 경쟁을 안 한다고 해도 알게 모르게 경쟁이 되는 사회야. 독자적으로 찾고, 보고, 그럴 수밖에 없어. 자기계발을 해서 부모님에게 기대지 말고 살아. 나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 그렇게 열심히들 하면 좋은 결과가 와. 인생은 내가 노력하기 나름인 거야.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들러.”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한문규 부장이 일반 경정비 및 사고차량 수리하는 과정을 알려주고있다.

■ 경험과 지식, 두 날개가 같이 가야

직무체험 이틀째인 8월10일 오전10시에 학생들은 다시 금성공업사에 왔다. 이날은 사고차량 한 대를 수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작업은 3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1급 정비사 한문규(58) 부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대전 대화동에 있는 1천500평 규모의 공업사에서 일해 현대·기아 등 모든 서비스 사업장을 거쳐 왔다.

“이 정도면 양호한 차량이여.”

차량 수리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소요될지 묻자 한문규 부장은 오랜 경력을 바탕으로 15일 정도 걸릴 거라고 진단했다. 우선 파손된 지점에 있는 부품들을 해체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해체할 때마다 부품이 쏟아져 흐르는 모습을 보면서 학생들은 깊은 탄식을 내뱉었다. 보기만 해도 쉽지 않은데 이 모든 걸 어떻게 다 할 수 있을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된 차가 다시 새 차로 변신한다는 사실이 마냥 신기해 보였다.

“자동차 정비는 두 가지를 겸비해야 해. 경험하고 지식. 뭐든지 힘으로 하려고 하면 힘들어. 그래서 경험이 중요한 거야. 요즘에는 차종들이 다양해서 막상 본네트 열고 작업하면 쉬운 게 없어. 뜯어보면 어마어마하게 부품이 많이 들어가거든. 외제차는 부품을 다 새로 끼워줘야 해. 국산차도 마찬가지지. 사실 요즘 나온 국산차도 부품은 거의 수입산이라고 보면 돼.”

현장 일은 어떤 돌발상황이 생길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부품들을 미리 준비해야 작업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사고 차량이 접수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품 대리점 직원이 찾아와 필요한 부품들을 확인하고 갔다. 자동차 정비는 많은 사람의 협업을 기반으로 해 시간 약속을 담보로 한다. 그래도 작업하다 보면 부품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품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부품 한 두 개만 빠져도 차가 출고가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동차에 부품들이 많잖아. 엔진은 엔진 잘 다루는 사람이 있고, 전기는 전기 분야가 따로 있는데 여기는 인원이 많지 않으니까 혼자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지. 병원도 마찬가지 아니겠어. 이빨 치료하는 사람 있고, 피부 치료하는 사람 있고 분야마다 다 있잖아. 자동차도 마찬가지야. 사람이 하는 일이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쉽게 말하면 이게 수술이잖아. 자동차 정비는 안전과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뿐이야.” 

교육이 끝난 뒤 두 학생은 이번 진로체험 학습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자동차 정비하는 모습을 현장에서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 많은 부분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유준수, 강수형 학생은 “자동차 부품마다 쓰임새가 각각 있고, 자동차 정비를 오래 하셨던 분들의 노하우나 마음가짐을 알아갈 수 있었다”며 “작업을 같이 한 건 아니었고 옆에서 보기만 했는데도 흥미가 있었고 기회가 된다면 또 가서 체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옥천읍 대천리에 있는 금성자동차공업사는 1980년도에 설립돼 4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옥천읍 대천리에 있는 금성자동차공업사는 1980년도에 설립돼 4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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