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산과고 인근에 생긴 ‘우드갤러리카페 포레’
목공체험도 하면서 커피, 차, 디저트 즐길 수 있어
우드도마, 트레이 등 실생활에 쓰이는 목공예품 판매

10년째 목공에 애정을 갖고 다양한 공예품을 만들고 있는 김진용 공방장.
10년째 목공에 애정을 갖고 다양한 공예품을 만들고 있는 김진용 공방장.
우드갤러리카페 포레는 나무로 만든 생활용품, 장식물을 전시·판매하는 곳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카페를 겸하고 있다. 
우드갤러리카페 포레는 나무로 만든 생활용품, 장식물을 전시·판매하는 곳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카페를 겸하고 있다. 

목이 마르거나 입이 심심할 때 찾는 곳이 어딘가? 바로 카페다. 무더운 여름, 햇빛을 피하고 몸을 식힐 곳으로 카페만 한 곳이 없다. 커피랑 디저트를 시켜놓고 지인들과 수다를 떨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어디 그뿐인가. 어떤 사람은 말한다. 카페를 방문한다는 건 단순히 커피 한 잔 마시는 걸 넘어 공간을 여행하는 행위라고. 잠깐 머무는 공간이라도 뭔가 특색 있고 인테리어가 남다른 카페가 기억에 남는다. 그러면 오래 머물고 싶고, 또 찾아오고 싶어진다.

더군다나 마음 맞는 사람끼리 시간을 내는 거라면 분위기나 볼거리 측면도 고려한다. ‘여기 괜찮은 카페 있는데 한 번 가보는 거 어때?’ 운을 슬쩍 떼고 약속 잡기에 명분이 선다. 우리고장에는 특색 있는 카페들이 많다. 추천할 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그중 이곳을 빼면 섭섭하다. 충북산과고 들어가는 입구 옆에 나무향이 물씬 풍기는 목공예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 바로 ‘우드갤러리카페 포레(Foret)’다. 영어 이름이 입에 안 붙으면 그냥 ‘목공카페’라 불러도 좋을 듯하다.

카페에 원목 재질을 그대로 살린 목공예품들을 만날 수 있다.
카페에 원목 재질을 그대로 살린 목공예품들을 만날 수 있다.

■ 나무향과 커피향이 그윽한 곳

이곳에는 음료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홀 공간과 목공을 체험할 수 있는 공방이 따로 마련돼 있다. 공방에서는 실생활에 쓰이는 트레이, 도마, 그릇, 찻잔 등 주방용품도 만들어 갈 수 있어 여성들에게 인기라고. 지난해 2월에 개업한 포레 카페는 목공 일을 10년째 하는 김진용(61, 옥천읍 문정리) 공방장과 아들 김창연(39, 옥천읍 문정리) 씨가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어인 ‘포레’는 남성형 명사로 송곳, 드릴을 뜻하고 여성형 명사로는 숲, 삼림, 산림지대를 말한다. 카페에 들어가기 전부터 숲의 포근함이 전해져 온다.

“원래 카페와 목공체험을 병행할 계획이었는데요. 코로나가 길어져 카페는 미뤄졌다가 지난해 12월부터 커피와 음료, 디저트를 만들기 시작했죠. 여기 홀에 있는 목공예품들은 판매하는 것들이고요. 우리 아버지께서 다 만든 거예요. 아버지는 목공체험 수업도 하고 계세요. 학교 학생들에게 방과 후 활동으로 6주, 8주 수업도 하고요. 기관에서 찾아오는 경우도 있어요. 옥천공무원노조와 협약해서 얼마 전에 공무원노조 여성 회원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했거든요. 반응이 다들 괜찮았어요. 공방 소식은 저희 네이버 밴드에 알리고 있으니 많이 가입해주세요.” (김창연 씨)

김진용 공방장은 지인 추천으로 목공 일을 처음 접했다. 장야리에 있는 목공방에서 돈을 내고 배우기 시작한 게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젠 누군가에게 목공 기술을 전수할 정도로 일이 능숙해졌다. 그는 설레는 마음으로 목공을 배우러 온 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선사하고 있었다. 주로 원데이 클래스(1일 강좌)로 참여하는 수강생들은 목공 전 과정을 참여하기 어려워 그가 목공 과정의 70~80%를 미리 작업해놓는다. 목공 재미에 빠져들 수 있게 안전한 길로 안내한다.

목공 분야는 다양하다. DIY, 짜맞춤, 우드슬램, 도마, 스크롤쏘, 우든펜, 도마 등이 있다. 교육용으로 주로 우든펜, 스크롤쏘, 도마를 한다. 도마는 플레이팅으로 쓰는 도마, 보드로 쓰는 도마, 식도마 등 여러 갈래로 나뉜다. 또 식도마는 칼도마, 빵도마가 있다. 경험삼아 목공을 배우고 다 만든 목공예품은 집에 가져갈 수 있어 지인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데 제격이다. 완성된 공예품은 불도장을 찍거나 레이저 각인으로 이름을 새길 수 있다. 원데이 클래스는 재료값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가운데 최저 3만원부터 시작한다.

■ 목공을 하는 이유는요

“주방에 쓰는 물건들을 만드니까 호감도가 높아요. 보통 원데이 클래스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거든요. 반제품을 미리 준비해놓고 2~3시간 안에 만들어 가게 해드려요. 처음부터 하는 건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요. 나무가 통으로 오니까 재단하고 뭐 하면 시간이 길어지거든요. 다루는 기계도 초보자에게는 위험해서 하나하나 배울 게 많아져요. 여기 오신 분들은 물건들이 신기한지 만져보고 가요. 구경하고 만져도 상관없어요. 편하게 들르셨으면 좋겠어요.” (김진용 공방장)

목공에 로망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김진용 공방장은 목공을 하나부터 열까지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을 만나면 대개 만류하기 바쁘다. 직접 해보니 손발이 고생하고 과정은 지난하기 때문. 처음엔 재미로 했지만 목공이 하나의 직업으로 다가올 때부턴 타성에 젖은 시기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목공 일을 손에 놓지 않는 이유가 있다.

“어떤 걸 만드는 사람들을 보통 작가라 부르잖아요. 작가들이 왜 이 일을 하는지 아세요? 돈도 돈이지만 전부 칭찬 듣는 맛으로 하는 거예요. 남들이 내 작품을 보고 감탄하는 모습, 그걸 보고 싶어하는 거죠. 그 맛에 취하는 거지. 칭찬 듣는 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솜씨가 정말 대단하네요, 어떻게 이런 걸 만드셨어요?’ 들으면 기분 째지는 거지. 그러면 내가 만든 걸 자꾸 나눠주게 되더라고요. 실은 공짜로 주는 경우가 더 많아요.” (김진용 공방장)

다양한 모양의 찻잔
다양한 모양의 찻잔
머리핀

■ 네이버 밴드에 목공체험 공지 올라와

포레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음료, 디저트 종류가 다양하다. 일반 카페에서 만날 수 있는 커피나 차 종류는 대부분 다루고 있다. 여기에 누룽지, 현미 등 15가지 곡물을 빻아 만든 미숫가루라떼(5천원), 달달하면서 상큼한 블루베리 요거트스무디(5천원), 딸기라떼(5천원)가 특색이 있다. 쿠키(1천500원), 크로아상(슈크림, 2천원), 플레인 크로플(3천원), 다양한 맛이 있는 조각 케이크(5천원) 등 디저트도 준비돼 있다.

“사람들이 편하게 들락날락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어요. 나무 향도 맡고 가시면 기분 전환도 될 거고요. 요즘 구상하는 건 ‘어떻게 하면 우리 카페에서 나온 수익을 사회에 조금이나마 환원할 수 있을까’예요. 아직까진 생각에 머물고 있지만 차 한잔 당 얼마씩 떼서 후원 사업하는 데 써볼까 싶어요. 수익을 내는 쪽으로 카페를 운영하기보다 의미 있는 쪽에 쓰고 싶거든요.” (김창연 씨)

네이버 밴드에 ‘우드갤러리 포레’를 검색하면 이곳 목공카페에서 진행되는 소식을 바로바로 접할 수 있다. 이들은 앞으로 밴드를 통해 무료 원데이클래스 공지 또한 간간이 올릴 예정이다. 밴드 회원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이 있어야 행사를 자주 열 수 있다고. 또 50% 할인된 가격으로 공구 행사를 열 예정이다. 밴드에 이벤트 글이 올라오면 댓글로 신청을 받는다. 끝으로 김진용 공방장에게 목공에 담긴 의미를 물었다.

“우리집은 어떤 것도 색을 칠한 게 없어요. 원목 그대로예요. 오일을 쓰더라도 친환경 오일로 칠할 뿐이죠.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성장한 만큼 이제 환경도 생각할 때가 왔잖아요. 이제 화학제품은 덜 써야 하지 않을까요. 나무로 만든 공예품들은 친환경적이에요. 나무가 자연환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잖아요. 요즘 아이들 보면 비염이나 피부 아토피를 자주 앓거든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일상에서 쓰는 화학제품도 한 몫 할 거예요. 나무를 직접 다듬어 생활용품을 만들어 보면 자연친화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거예요. 무엇보다 서랍이나 도마, 주걱 같은 거 만들어 가면 정말 좋아해요. 어마어마하게 좋아한다니까요. 집에 원목탁자를 두고 싶은데 공간이 좁거나, 이미 식탁이 있어서 또 살 순 없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망설이는 분들이 많지만 작은 소품들은 상관 없거든요. 말 그대로 힐링하고 가는 거죠.” (김진용 공방장)

주소 : 옥천읍 중앙로 148
전화 : 010-5516-7336
영업시간 : 오전10시30분~오후7시 (주말은 오후6시까지)
밴드 : band.us/n/a9ae6c62YcJac
인스타그램 : instagram.com/woodgallery_cafe._.fo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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