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은덕 사진가 [I am CAMERA] 개인전 열려
이미지들이 범람하는 시대에 필름카메라의 가치 조명
진실성과 창의성을 담고자 공들였던 필름 시대 복기해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에게 필름카메라를 선물 받은 계기로 지금까지 사진을 찍고 있는 이은덕 작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에게 필름카메라를 선물 받은 계기로 지금까지 사진을 찍고 있는 이은덕 작가.

누구나 쉽게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세상이다. 디지털카메라도 사용법만 터득하면 누구나 쓸 수 있는 도구가 됐다. 반면 필름카메라를 쓰던 시절은 지금과 달랐다. 필름 롤 안에 24컷 또는 36컷이 들어가 신중하게 셔터를 눌러야 했다. 마지막 한 컷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다른 각도로 찍어볼까?’ ‘좀 더 다가가서 찍을까?’ 남아있는 필름, 얇은 호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고민이 더 깊어졌다. 그땐 그랬다. 원하는 만큼 찍고, 찍은 결과물을 화면으로 바로바로 확인하는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세상은 그때와 달랐다.

어쩌면 사진 찍는 일이 너무 쉬워졌는지 모른다. 빠르고 편한 것을 추구하는 쪽으로 발전하며 사진 매체의 문턱이 점점 낮아졌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누구나 사진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온 건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적게, 신중하게 찍어야 했던 필름카메라의 기억들도 저 멀리 장롱 한켠에 묻어두는 시류에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밀려온다. 사진 본연의 이야기를 하는 사진들은 따분하게 느껴지고, 화려한 색상으로 이목을 사로잡는 이미지들이 일상을 휘감고 있다. 광고와 상술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이 우리 의식 속에 깊게 파고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개성 있는 필름카메라의 면모를 사진에 담았다. 어떻게 하면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 않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 필름카메라로 바라본 사진 세계

지난 1월 한 달간 갤러리카페 교동에서 <I am CAMERA>(나는 카메라다) 개인전을 열었던 이은덕(58, 대전 유성구) 사진가는 기억 저편에 묻어둔 아날로그 사진기들을 꺼내 사진으로 기록했다. 늘 가까이 있는 ‘친구’들을 사진으로 남겨주지 않고 다른 사진기만 찾아 헤맸던 마음의 빚을 갚고자 했다. 그에게 이번 사진전은 카메라 기술과 사진 편집기술이 좋아졌지만 시간과 정성을 들여 아날로그 사진기를 썼던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아버님이 취미로 사진을 하셨어요. 필름 카메라를 선물로 주신 게 중학교 2학년 때니까 1978년도 일이네요. 마당에서 채송화를 찍고 그랬거든요. 사진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죠. 비싼 필름을 갖고 셔터를 마구 누르니까 아버님에게 혼이 난 적도 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는 사진을 안 찍었어요. 사진에 아무런 개념이 없으니 흥미롭지 않았죠. 시간이 지나 대학생이 됐는데 사진을 다시 찍고 싶더라고요. 아버님이 주셨던 카메라를 꺼냈더니 너무 방치해놔서 쓸 수 없는 상태인 거예요. 여기저기 알아보다 니콘의 FM2라는 필름카메라를 구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사진 잡지가 있다는 걸 접하면서 ‘사진이 이런 거구나’ 조금씩 알아갔던 거 같아요.”

막연했지만 뭔가 다른 사진을 찍고 싶었다. 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그는 주변에 사진을 일러줄 선배나 지인이 마땅치 않았다. 아버지도 사진을 업으로 삼는 걸 원하지 않았다. 홀로 도서관에 가서 관련 서적을 탐독했다. 그렇게 하나둘 찾은 사진잡지에는 일명 ‘살롱 사진’이 대부분이었다. 아침에 해 뜨는 광경, 산에 있는 예쁜 꽃들, 안개 낀 풍경··· 사진에 덧칠하거나 특수효과를 넣어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사진들이 즐비했다. 독특함이나 창조성이 느껴지지 않는 살롱 사진은 그에게 사진으로 보이지 않았다.

■ 현대 기술이 따라갈 수 없는 무형의 가치

그런 그에게 전환점을 가져다준 스승을 대한항공에서 발간하는 ‘모닝캄’ 잡지에서 만났다. <충돌과 반동> 작품으로 유명한 이갑철 사진가의 사진을 접했다. 그가 찍은 사진에는 전달하고자 하는 자기만의 색깔이 있었다. 감흥이 일어나지 않았던 살롱 사진들과 차원이 달랐다. 그의 책을 찾아보고 끊임없이 흉내도 내보며 발자취를 따라갔다. 시간이 흘러 전시회를 통해 우연히 스승을 만난 이은덕 사진가는 2015년, 2016년 대전에서 그와 함께 단체전을 열었다. 이갑철 사진가의 정신을 존경하며 진정한 사진가란 무엇인지 자신에게 물었다.

“모든 예술은 공통적으로 창조적인 작품을 내기 위해 끊임없이 시간을 내어 엄청난 노력을 하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사진은 그런 길에서 비껴갔어요. 사진기의 오토(Auto)라는 개념과 포토샵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다른 길로 가기 시작했거든요. 축구선수가 볼을 차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하고, 미술가 역시 스케치 연습을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잖아요. 요즘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이런 노력을 안 해요. 조리개 얼마에, 셔터속도 얼마에, 어떤 대상을 찍을 때 어떻게 나오나 머릿속에 그림이 저절로 그려져야 하거든요. 반복적으로 찍어야 하는데 너무나 쉽게 이미지를 생산하다 보니 가짜들이 많이 들어왔어요. 잠도 못 자고 영혼을 갈아 넣다시피 하는 이갑철 선생님과 대비되죠.”

그의 작가노트에는 세 문장만 적혀있다. ‘나는 사진기이다. 그리하여 사진을 잉태하였다. 진정한 사진은 사진기로부터 탄생된다.’ 사진가가 말하고 싶은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 대상의 이미지를 찾는 것, 그 이미지를 찍어내는 작업. 이렇게 사진가와 사진기가 물아일체의 경지에 올라야 비로소 작품이 탄생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작품 14점을 통해 사진가의 개성만큼이나 필름 카메라들의 개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 이웃동네 옥천 하면 떠오르는 것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그는 주 생활지인 대전에서만 전시를 열다 옥천에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최근에 풀빵 장사를 하는 사장님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공을 들였던 적이 있다. 하지만 옥천 시장만의 독특한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돼 중간에 포기했다. 대학생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옥천에 사는 대학교 선배 집에 놀러 가 음악을 들으며 하룻밤 묵었던 기억, 옥천에 사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18번 버스를 타고 비포장도로를 지나갔던 추억이 떠오른다.

“제가 옥천 주민은 아니지만 고층 아파트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속상했어요. 예전에 봐왔던 옥천만이 가진 아늑한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런 게 없어졌더라고요. 사진 작업을 하다 보면 예전 모습이 잘 보존되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는데요. 그런 옥천만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어요. 옥천 하면 옛날에 포도밭이 무지 많았던 풍경들, 가서 포도 먹었던 기억이 있죠. 대전은 청주와 다른 도시예요. 반면 옥천은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그런가 항상 이웃동네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는 올 연말 미국 LA에서 ‘색동’을 주제로 전시를 이어갈 계획이다. 옛날 어머니가 밥상을 차려놓고 파리가 앉지 말라고 덮어놓은 색동 패턴의 덮개를 떠올렸다. 당시에는 촌스러워 보였는데 지금 와서 돌아보니 알록달록 색깔이 예뻐 보였다고 한다. 그는 색동을 통해 한국적인 문화를 보여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끝으로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다.

“새해가 다가온 만큼 인간이 가진 갈등들이 줄었으면 좋겠고요. 제가 전시를 하는 목적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함이에요. 이 작품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다른 사람들이 제 작품을 보고 자유로운 생각을 하길 원해요. 작가노트도 웬만하면 안 써요. 작가노트를 읽는 순간 강요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개개인들의 생각을 작가노트로 묶어버린다고 봐요. 사진가는 오직 이미지로만 승부를 내야 하거든요. 글로 하는 게 아니라요. 다른 사람들이 내 생각과 같든 다르든 중요하지 않아요. 이미지를 만들어낸 예술가는 작품을 설명하려고 드는 순간부터 예술이 아니에요. 관객들의 상상을 다 막아버리니까요.”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필름카메라들을 이번 전시 사진에 담은 디지털카메라. 기종 이름은 소니 α99 Mark II.
이은덕 사진가가 소장한 필름카메라들을 이번 전시 사진에 담은 디지털카메라. 기종 이름은 소니 α99 Mark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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