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크래프트 플랜팅팀에서 일하는 이준희 대리
이원초·이원중·옥천상고 나온 이원토박이···옥천서 전공 살려
식물관리·기계조립 등 완성도 높은 공기정화기 만드는 데 주력

편집자주_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고자 지역 바깥으로 나가는 게 마치 당연한 일처럼 보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가 되면 고민은 서서히 시작됩니다. 더 많은 기회가 보장되는 일자리를 찾아 정든 고향을 두고 시선은 대도시로 향합니다. 멀리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타향살이를 하며 일에 매달리다가도 마음 한 켠에는 가족, 친구, 이웃들이 있는 고향을 떠올립니다. 어렸을 땐 잘 몰랐지만 떠나고 나서야 깨닫는 고향의 소중함이 파도처럼 밀려옵니다. 청년들이 지역에 오래 머무를 수 없을까. 그래서 현재 옥천에 사는 청년을 만나보고 싶었습니다. 지역에서 터전을 일구는 청년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0일 동이농공단지에 있는 ㈜바이오크래프트 플랜팅팀 이준희(36) 대리를 만나봤습니다.

바이오크래프트 플랜팅팀 이준희 대리
바이오크래프트 플랜팅팀 이준희 대리

■ 바이오크래프트 회사는 어떻게 입사했나요?

2019년에 입사해서 근무한 지는 1년 반 정도 됐습니다. 구미에 있는 대학에서 조경설계를 전공했고요. 제가 살던 이원에 부모님께서 조경 일을 했는데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조경 일은 접고, 묘목농원 일을 같이 했어요. 그러다가 공기정화장치 ‘아이림’을 개발하는 바이오크래프트 회사를 알게 됐습니다. 식물을 가지고 공기정화를 이루는 기술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조경 지식을 접목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채용공고를 보고 면접을 통해 들어왔습니다. 현재 아이림은 형태가 어느 정도 잡혀있지만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나무로 만든 임시적인 틀로 식물들을 식재하는 기본 초안만 잡힌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에 들어오게 되면 도전적으로 일을 해볼 수 있겠다 싶어서 면접 과정에서 제 전공과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적극적으로 드러냈습니다.

■ 고향이 원래 이원면인가요?

이원면 강청리에서 나고 자랐고요. 이원초, 이원중 그리고 지금은 충북산업과학고로 명칭이 바뀌었지만 옥천상고를 나왔습니다. 본가는 그대로 강청리에 있지만 현재 회사 기숙사에서 상주하며 출근하고 있습니다. 

■ 취업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취업하려는 모든 분들이 그렇지만 전공과 맞는 일을 찾는 게 어렵기도 했고요. 특히 원예나 조경을 전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지역으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관련 회사들이 서울에 집중돼 있고, 같이 대학교를 졸업한 동기들을 보더라도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찾았거든요. 그런 면에서 제가 사는 지역 내 중견기업에서 전공을 찾았다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왔기 때문에 어려움이라기보다는 기회를 잘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 공기정화장치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요.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연구실이 있고, 또 연구원 분들께서도 많이 알려주셨습니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IOT) 센서, 거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기능들을 제가 직접 찾아보면서 공부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 옥천 바깥에서 일한 경험이 있나요?

서울 2년을 포함해 타지 생활을 하며 일을 한 적이 있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업무는 아니었는데요. 예전부터 느끼고 있고, 지금도 그렇지만 제가 머물렀던 대도시와 비교하면 옥천이 정말 살기 좋은 곳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요즘 들어 더 느끼고 있습니다. 대도시에 살면 아무래도 출·퇴근 길에 교통체증이 자주 생기니까 교통편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 오늘 업무 계획과 장기적인 플랜이 있다면? 

오늘은 아이림 셀(CEL) 모델을 좀 더 안정화하기 위한 도면 변경을 진행할 예정이고요. 공기정화장치의 프레임, 뼈대 부분인 포맥스의 가공을 맡아주시는 외주업체에 방문해서 좀 더 안정적인 제품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시행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많은 분들이 공기정화장치 아이림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접할 수 있도록 일조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 지역에 있는 학생들을 매년 채용한다고 들었는데요.

현재 충북산과고에 다니는 3학년 학생들과 지난 18일부터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내년 1월까지 출근하는데요. 어렵지 않은, 위험하지 않은 일들로 업무를 분담해 주려고 합니다. 실습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올해 중순에도 연암대학교 학생 7명이 와서 업무 분담을 도와 열심히 지도했습니다. 졸업 뒤 저희 바이오크래프트 회사로 문을 두드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바이오크래프트에 들어오려면 어떤 걸 공부해야 하나요?

제가 소속돼 있는 플랜팅팀에 들어오려는 친구들이 있다면, 우선 식물에 애정만 가지고 있으면 충분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와서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필요한 업무 지식은 다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일들이 많지 않아 식물에 관한 관심과 애정만 있으면 누구라도 입사지원을 해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원 토박이로서 지역에 있는 기업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바이오크래프트는 공기정화장치 ‘아이림’을 지난 8월에 출시하는 과정에서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개발하고 보완해가는 정말 도전적인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분위기 자체도 굉장히 좋고, 항상 열려 있고, 깨어있는 회사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대전에 아이림 직영샵을 오픈하는 데 매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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