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와의 만남부터 팜파티까지 이어져 ‘눈길’

“온라인 팜파티 강의가 곧 시작합니다! 아래 링크로 접속해주세요.” 

문자를 받은 50명의 예비 귀농귀촌인들은 링크를 눌러 줌(ZOOM, 화상회의 프로그램)에 접속했다. 화면에는 옥천 로컬푸드를 이용한 요리를 준비 중인 강사와 진행자, 그리고 함께 수강 중인 참가자들의 얼굴이 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프로그램이 확산되며, 우리지역에서도 새로운 형식의 귀농귀촌 캠프가 열렸다.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ZOOM)을 이용해 진행된 온라인 귀농귀촌 캠프 ‘옥천에서 일로 만난 사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SNS 홍보를 통해 사전 등록한 50명의 예비 귀농귀촌인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행사 당일 문자로 전송된 링크로 접속해 귀농귀촌에 대한 온라인 강의를 수강했다.

귀농귀촌 강의를 듣는 참여자들이 영상으로 소통하고 있다.
귀농귀촌 강의를 듣는 참여자들이 영상으로 소통하고 있다.
직접 만든 요리를 영상으로 담아냈다.

강의는 필수프로그램 3개와 선택 프로그램 4개로 구성됐다. ▲24일에는 △1~2시 옥천군 귀농귀촌 정책강좌(필수) △3~4시 향수 포도와의 만남 △5~7시 온라인 팜파티(필수)가 ▲25일에는 △1~2시 마을자치 1번지, 안남면을 찾아서 △3~4시 친환경 농업의 모든 것 △5~6시 옥천 로컬푸드 온라인 투어(필수) △7~8시 시골아이들은 어떻게 자랄까?가 열렸다. 

특히 이번 행사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온라인 강의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한 명의 강사가 단순히 설명을 이어나가는 형식이 아닌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사전 제작한 영상을 트는 방식으로 지루함을 달랜 것이다. 

이성윤 진행자와 배바우도서관 박연화 활동가가 옥천귀농귀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상윤 팀장과 박순이 귀농인이 로컬푸드 꾸러미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캠프를 기획한 고래실 이상윤 팀장은 “단순히 강사가 PPT를 띄워놓고 설명하는 ‘인강’ 형식이 아닌 MC가 진행을 하는 ‘보이는 라디오’ 형식으로 추진했다”며 “귀농귀촌에 대한 정보를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이뤄진 캠프에서는 단연 ‘소통’이 돋보였다. 첫 번째로 열린 ‘옥천군 귀농귀촌 정책강좌’에는 군 농촌활력과 귀농귀촌팀 김권중 담당자가 직접 나서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고 실시간으로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대해 한 참가자는 “귀농귀촌 정책 가운데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어 좋았다”고 말했다. 

옥천로컬푸드직매장 김영하 팀장이 로컬푸드 매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래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옥천 로컬푸드 투어’는 영상으로 재구성됐다.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며 ‘농가’에서 직접 수확한 쌈채소가 ‘로컬푸드 가공센터·직매장’을 거쳐 ‘옥이네 밥상(로컬푸드 식당)’에서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과정을 한 눈에 살폈다. 더불어 옥천살림 주교종 상임이사의 로컬푸드 인증과 직매장 입점절차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져 로컬푸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군 귀농귀촌팀 김권중 담당자는 “원래 도시의 예비 귀농귀촌인들이 버스를 타고와 옥천의 관광지나 농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온라인 캠프로 진행하게 됐다”며 “귀농귀촌인들이 로컬푸드 직매장을 이용해 판로를 확보하고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고 말했다. 

특히 캠프가 진행되기 전부터 참가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건 ‘온라인 팜파티’다. 이 강의를 위해 고래실은 지난 22일 참가자들의 가정으로 2만원 상당의 ‘옥천 로컬푸드 꾸러미’를 발송했다. 꾸러미에는 쌀과 느타리버섯, 부추, 당근, 양배추 등 우리지역에서 난 로컬푸드가 담겼다. 

꾸러미를 받아든 참가자들은 오후5시에 시작된 강의에 참여해 영상을 보며 실시간으로 버섯덮밥과 버섯국밥을 함께 만들었다. 영상 속 강사의 설명대로 재료를 손질하고 프라이팬에 볶아 밥 위에 얹어낸 참가자들은 영상을 보며 함께 맛보고 평가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요리강의를 진행한 20년 차 귀농인 박순이 씨는 “옥천 로컬푸드직매장은 소규모로 농사를 짓는 귀농귀촌인들이 서로 농산물을 내어 이웃끼리 ‘물물교환’ 형식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좋은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귀농귀촌을 통해 건강 밥상의 행복을 많은 분들이 누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택과목으로 진행된 4개 강의도 귀농귀촌 멘토들의 성공·실패담을 들을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됐다. ‘향수 포도와의 만남’ 시간에는 3년 전 귀농해 포도 농사를 짓는 정순점 씨가 포도 농사에 대해 설명했으며, ‘친환경 농업의 모든 것’ 시간에는 친환경 농약과 퇴비를 만드는 박영석 씨가 출연해 제조 방법과 시비 방법 등을 영상과 함께 소개했다. 

‘마을자치 1번지, 안남면을 찾아서’ 시간에는 배바우공동체 송윤섭 대표가 출연해 안남면 지역발전위원회의 생성 계기와 배바우공동체 영농조합 등을 소개했다. 특히 송 대표는 귀농귀촌인들이 느슨한 공동체에 함께 어울려 살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배바우작은도서관 박연화 활동가는 ‘시골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까?’에서 옥천의 마을 돌봄과 작은 학교, 로컬푸드를 이용한 친환경 급식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연화 활동가는 “이번에 캠프를 준비하며 우리 옥천의 학부모와 마을 주민, 행복교육지구 등이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다시 되돌아보게 됐다”며 “5년 전 귀농할 때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나도 더 수월하게 준비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강의에 참가한 예비 귀농귀촌인들은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참가자는 후기를 통해 “옥천에 대한 이야기와 귀농귀촌에 대한 생각을 각계각층의 현지인들에게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3년 안에 귀촌 계획이 있다는 또 다른 참가자도 “경제적인 부분을 현실적으로 느끼게 됐다”며 “농업인이 되었을 때 어떤 작물을 심어야 할까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예비 귀농귀촌인을 충북도로 유입하기 위해 도에서 진행하는 ‘농촌 생활 마중물 사업’의 하나로, 예산 1천만원(도비30%, 군비70%)이 투입됐다. 더불어 군은 올해 연말에도 귀농귀촌인과 예비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내년에도 확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감 - 장정렬씨 [일로 만난 사이]

이렇게 쏙쏙 들어오고 재미있는 수업은 처음이었어요. 귀농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가요? 2일 교육이 다 끝나 참 아쉽네요. 처음 공부하는 거라서 질문이 많았는데도, 모든 분들이 친절하고 명확하고 솔직하게 답변 주셔서 좋았어요.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드리며 마지막 시간이라 소감, 의견 정리해 보았습니다.

■ 감동     
1. 신선하고 정갈하고 알찬 꾸러미 
2. 이상윤 진행자의 원활하고 깔끔한 진행과 질문 전달 (진행자 목소리도 좋으셔서 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3. 진솔하고 구체적인 답변 
4. 다양하고 실용적인 프로그램 내용  

■ 아쉬움 
1. 영상 끊김  
2. 줌zoom : 참가자 음소거 안 됨/ 중간 출석자가 화면에 나와 발표자 화면 끊김 
3. 팜 파티 요리할 때 1) 요리사, 진행자가 설명을 하나하나 천천히 해주시면 좋겠음. 2) 꾸러미에 있는 것으로만 요리하면 좋겠음  

■ 효과  
1. 옥천, 옥천 농산물, 로컬 푸드 매장에 더욱 호감이 갑니다.   
2. 귀농, 하면 옥천을 먼저 생각하고 다른 분들께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3. 귀농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 막연하던 귀농에 대해 좀 더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 앞으로 알고 싶은 것 
1. 옥천 축산업
2. 앞으로 변화되는 귀농 정책 
3. 옥천 노인 복지 등 노인활동 
4. 의료 시설 

 

이런 교육이 자주 있으면 좋겠습니다. 귀촌, 귀농을 언제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이런 교육을 통해 귀농, 귀촌뿐 아니라 농촌, 삶의 방향에 관심을 갖게 되어 사회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옥천에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전 지구적으로 상생 상화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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