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내 사진이야? 워메 세상에... 내가 이렇게 젊었네. 예뻤네. 사진 보니까 옛날 생각나고 눈물 나네.”2004년 6월19일, 옥천신문에 적덕식당이 소개된 기사를 박명옥(60, 양수리) 대표에게 보여주자 이렇게 말했다. 동갑내기 친구 신일양 씨와 식당 일할 때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을 오랜만에 본 것이다. ‘냄비갈비가 맛있는 집’, 예나 지금이나 냄비갈비 하면 너나 할 것 없이 적덕식당을 떠올린다. 맵사하고 고소한 향이 나는 갈비 한 점을 베어 물고, 걸쭉해진 육수에 밥을 말면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가화지하차도를 건너 양수
1월10일부터 읍내에 있는 정수정미용실 옆에 제 이름을 걸고 연지건강원을 열었어요. 저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온 이주여성이에요. 옥천에 온 지 12년 됐고, 집은 신기리에 있어요. 옥천에 와서 처음엔 직장을 다녔는데요. 직장에서 만난 한국 언니들이 가끔 보약을 줬어요. 연지 먹어봐라, 먹으면 힘 좋다고 해서 먹었거든요. 베트남에서는 접해보지 않았는데 한 번 먹어보니까 힘이 좋아지는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머릿속에 온통 몸에 좋은 건강즙만 있었어요.옥천에 있는 친척 언니가 건강원을 해서 약재 끓이는 법을 배웠어요. 달여서 지인들에게 나
가게는 올해 1월4일에 열었어요. 손님들이 옥천에도 무인반찬가게가 생겼다며 반가워하시고 신기해하시면서 많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제 고향은 청산면 만월리예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전에서 살았는데요. 바로 옆 동네이지만 향수병이 도질 정도로 옥천이 그리워서 2015년에 옥천에 다시 왔어요.사실 이 가게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 저예요. 반찬을 다양하게 먹으면서 가족들도 만족했고, 저도 너무 좋아요. 아침에 끼니를 걸렀는데 손쉽게 챙겨먹을 수 있어서 대만족이에요. 가게를 열고 삶이 윤택해졌어요. 가게 열기를 진짜 잘했다고 생각해
1월3일부터 먹자골목에 디저트 카페를 열었어요. 마카롱·마들렌·에그타르트·티그레(각 2천원), 머랭쿠키(2천500원) 등 달콤한 프랑스 과자 위주로 준비해서 달꼬미라는 상호를 냈고요. 커피, 스무디, 버블티, 에이드 음료도 있지만 주 메인은 마카롱이에요. 마카롱 맛은 꼬숩인절미, 쬬코, 요거트, 상큼딸기, 말차, 흑임자 등 다양해요. 디저트는 대체로 아침에 일찍 나와서 굽기 시작하는데요. 마카롱은 전날 만들어서 숙성해야 더 쫀득하고 맛있게 나와요.같이 일하는 분이 마카롱을 주로 만들고요. 저는 구움과자를 만들어요. 마들렌은 조개 모
구읍에서 보은 가는 도로변에 있던 식당 자리에 새로 들어왔어요. 한 달 하고 보름 정도 실내 공사를 거쳐 12월24일에 열었는데요. 고향은 전라도 광주예요. 강진에서 20년 가까이 살다 옥천에 늙어 죽을 때까지 살려는 생각으로 왔어요. 엄마, 저, 딸, 손녀까지 4대가 옥천에 살아요. 옛날에 부모님이 대전에 있으면서 장사를 하셨는데 옥천에 연고는 없었고요. 옥천 와보니까 공기도 맑고, 복잡하지도 않고 좋더라고요. 상호가 바다이야기라 사람들이 횟집 아니냐고 물어보시는데요. 생선구이, 조림을 전문으로 해요. 될 수 있으면 육류는 안 하
12월17일부터 제이마트 앞에 정육점을 열었습니다. 저랑 친구 한 명, 후배 한 명 이렇게 셋이서 팀으로 전국을 돌며 10년 가까이 손발을 맞췄는데요.고향은 대전이지만 이제 옥천주민입니다. 주변에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확실히 대전이랑 인심이 다르더라고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입소문을 많이 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제일축산은 좋은 고기를 가져와서 저렴하게 파는 방향으로 운영합니다. 한우는 1++ 등급 안에서도 등급이 나눠지는데 거기서 좋은 등급을 쓰고요. 돼지고기도 돈을 더 주고 좋은 고기를 선별해서 받아와요. 고기
차량용·산업용 배터리를 판매한 지 6년 됐어요. 자동차 배터리가 없으면 시동을 못 걸잖아요.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특히나 중요한 제품이죠.배터리 관련 부품들은 다 취급해요. 아침에 시동 안 걸리는 차들이 생길 수 있어서 일찍 6시30분에 나와요. 단골손님들은 다 알고 계셔요. 저 집은 아무 때나 가도 언제든 들를 수 있다고 소문이 났죠. 직접 찾아가서 점검도 해드리고요. 저희 매장에 직접 오셔도 좋습니다.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끼가 있었는데요. 매장 운영하면서 취미로 통기타를 쳐요. 고등학교 때 치고 싶었지만 당시 기타 살 돈이 없었
■ 다시 고향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옥천여중에서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니, 보기만 해도 입안이 얼얼해지는 빠알간 간판의 ‘신가네 매운 떡볶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6년부터 옥천에서 장사를 시작한 허재하(43, 대전 대덕구) 대표. 시작부터 떡볶이 장사를 했던 것은 아니다. 가게를 운영하기 전엔 신가네매운떡볶이에 소스를 비롯한 갖가지 재료를 제공하는 유통업에 종사했다. 그러던 중 동업자 부부의 사정으로 떡볶이 재료의 제조부터 유통, 판매 까지 모두 떠맡게 되었던 것이다. 안내면 도율리가 고향인 허 대표와 아내 이수연씨(45, 대전
12월3일부터 읍내에 과일&그릭요거트 디저트 카페를 열었어요. 고향은 경북 김천인데요. 친정이 있는 대전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옥천사람인 남편 따라 3년 전에 이사 왔어요. 슈가스팟은 최고의 당도에 도달했을 때를 말하는데요. 옥천 분들에게 신선한 과일과 건강한 수제 요거트, 샌드위치, 과일주스 등 건강식단을 해 드리고 싶어서 남동생이랑 의기투합했어요.요거트는 밥통에 우유를 발효해서 면포로 두부 짜듯이 꽉 눌러줘야 해요. 유청을 제대로 빼내는 작업을 다 하면 한 통 만드는 데 이틀 걸려요. 지방, 칼로리를 낮춰서 물렁물렁하지 않고 꾸덕
실력 있는 요리 전문가들이 옥천에 모였다. 옥천 한우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싶은 의지가 컸다. 한우 전문 레스토랑 ‘관산성한우’(대표 황진호)가 신축 공사를 거쳐 100명 정도 수용 가능한 170평 규모로 오는 21일 옥천읍 하계리에 문을 연다.1층은 손님들이 식사할 수 있는 홀과 무인카페로 운영된다. 2층은 각 4~8인까지 들어가는 9개 방이 예약제로 운영된다. 각 방에는 정지용 시인의 시 제목인 백록담·저녁햇살·조약돌·향수·고향·바람·석류·피리·호수 등 문패를 붙여 ‘관산성’이라는 상호와 함께 옥천의 지역 정서를 담았다. 3층은
상가 섭외차 연락했을 때, ‘장사 접을 판이어서 할 말이 없다’라는 답을 종종 들었다. 소신으로 살아냈던 삶들이 저문다는 느낌이었다. 5년 전 읍 신기리에서 시작된 진진빵집의 여정이, 지난달 28일 읍 마암리에서 마무리된 것도. 하지만, 사라진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여 진(32, 읍 장야리)씨의 여정은 한동안 혹은 영원히 여기 남아있다. 그리고 '그 과거가 있었기에 새로이 생겨나는' 미래가 다가온다.손님으로서만 방문하다 카메라를 들고 진진빵집을 찾은 건 지난달 18일 목요일. 진씨는 예약제로 금•토요일에만 빵을 팔아, 주로 목요
눈 뜨면 시작되는 하루하루 삶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게 됐다. 그이가 세상을 떠난 뒤 남겨준 선물인지도 모른다.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몸을 움직여야 한다. 강하지 않더라도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걱정과 슬픔은 내려놓자. 살아있는 엄마가 되어야 한다. 나를 위해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세 딸을 위해. 막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목표와 계획을 세워 하나하나 실행에 옮긴다. 내가 주도해서 하루를 풍성하게 채워간다. 삶은 곧 시간이다.나와 사회를 연결해주는 ‘일’이 필요했다. 그렇게 지난 7월 말 군서면 동평리에 차린 ‘
신기리에 있는 빵언니 옆으로 확장 이전했어요. 두 달 동안 리모델링해서 12월2일부터 열었는데요. 예전에는 마라탕을 주문하면 주방에서 재료 선별을 했는데요. 이제 홀에서 손님들이 음식 재료를 직접 고를 수 있도록 셀프 코너를 마련했어요. 마라탕 육수는 아침 7시에 나와서 한우사골을 3~4시간 우려요. 조미료나 기름덩어리를 쓰지 않고요. 향수한우타운에서 가져온 사골을 푹 고아서 드셔보신 분들은 알 거예요. 또 마라 열매를 직접 갈아 기름을 내기 때문에 쓴맛이 덜하고 고소해요.옥천 시내에서 같은 이름으로 2년 정도 마라탕을 했어요. 단
읍내 먹자골목 달구지막창 앞에 있었던 ‘주인맘대로’라고 하면 다들 아실 거예요. 시내에서 12년 동안 메뉴판, 가격표 없이 호프집을 했거든요. 2004년 6월3일 옥천서 첫 빠따로 KBS VJ특공대에 나왔어요. 호프집은 저랑 신랑이 했는데요. 신랑은 8년 전에 돌아가시고, 호프집 그만두고 나서 다른 데서 식당 일을 했었어요.지금은 가화현대아파트 인근에서 3년째 식당을 해요. 오리먹으면돼지는 아들이 처음 2년 할 땐 오리고기를 했는데요. 1년 전부터 제가 식당을 지키면서 막창, 삼겹살, 옛날소면만 해요. 막창이 우리 집 메인이죠. 막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이라 하면 ‘걷기’가 있다. 신체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으로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별한 기구나 비용 없이 전신 근육을 써도 부상 위험이 적다. 지인들과 저녁에 운동장 한 바퀴를 돌거나, 주말에 시간을 내어 느긋하게 도보여행을 다니는 게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생활체육의 한 분야로 걷기가 떠오르면서 운동수단을 넘어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느리게 살기) 문화와 연결되는 이때, 한 가지 간과하는 게 있다. 바로 걷기운동을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인 발에 관한 관심이 생각보다 크지
깜깜한 어둠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새벽 6시, 이원면에 있는 한 분식점에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조명 불이 은은하게 켜진다. 지난 10월12일부터 이원신협 앞에 ‘만나김밥’을 차린 김영남(57, 이원면 지정리) 씨가 새벽부터 김밥을 부지런히 말고 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김밥의 힘을 믿었다. 농원에서 일하는 분들과 가까운 주민들에게 김밥 한 끼라도 따뜻하게 챙겨주자는 바람이었다.얼마 전만 하더라도 그는 이원면 지정리에서 풀잎체험농장을 3년간 운영했다. 꽃을 워낙 좋아하고 집안을 꾸미는
옥천문화원 앞에서 카페를 운영한 지 2년 되어가요. 예전에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지난해 2월에 아는 분을 통해 카페를 인수했어요. 경남 거창에서 태어났는데요. 대구에서도 몇 년 살다가 남편 사업으로 2002년에 옥천에 와서 지금까지 있는 거예요. 도시처럼 각박하지 않고 정감이 있는 옥천이 좋더라고요.카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서 그동안 지역 활동을 하진 않았어요. 성격도 활달하지 않고요. 그러다 최근에 노인장애인복지센터에서 장애인분들이 화분 키워놓은 걸 가게 안에 둘 수 있는지 연락이 왔었어요. 카페 입구에 보이는 행운목이 갖
지난해 11월부터 신기리에 돼지고기 전문점을 열어서 1년 조금 지났어요. 삼양유치원 다니는 6살 아들, 이제 6개월 된 아들과 함께 옥천에서 오순도순 살아요. 살림집은 식당 바로 위층에 있는데요. 처음 열 때는 홍보도 따로 안 하고, 코로나가 있을 때라 식당이 잘 될까 걱정됐는데요. 왕돼지에서 하는 고기가 맛있다며 단골손님이 조금씩 생겼고요. 양수리에 태어나 옥천청년회의소에서 활동하는 우리 신랑 지인들이 그동안 식당에 많이 찾아와줬죠.왕돼지에 오시면 숙성삼겹살·숙성목살(180g, 각 1만2천원), 항정살(150g, 1만3천원), 벌
지난 11월부터 읍내에 있는 홈패션 가게를 대여해서 수강생들과 공예품을 만들고 있어요. 요즘은 ‘라탄공예’라고 해서요. 등나무 재질로 채반이나 바구니 같은 생활용품을 같이 만들고요. 코스터, 뜨개질, 홈패션, 청바지 리폼, 손으로 만드는 비즈액세서리 등 다양한 활동을 해보려고 해요. 매일 강좌를 열진 않지만 보통 오후 1시~5시 사이에 시간을 마련하면 옥천맘카페에 공지를 올리고요. 수강생들과 일정을 잡아서 원데이 클래스(1일 강좌)를 진행하고 있어요.그전까지 대전에 살다 지난해 8월에 대천리로 귀촌했어요. 전원주택을 지어서 마당에
이 자리에서 아내와 함께 중식을 한 지 10년째예요. 아내 이름이 홍정자, 제 이름이 주막동이예요. 앞의 성을 따서 주홍짬뽕이라고 지었죠. 본적은 전라도 광주인데요. 대전에서 한 40년 살다 옥천에 왔어요. 대전에서 중식을 어릴 때부터 해서 올해 43년째인데요. 구읍에 문정식당 사장님이 제가 알기로는 70년 가까이 했으니 경력은 저보다 훨씬 많죠.중식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먹고 살려고, 의식주를 해결하려고 시작했어요. 기자님은 그때 그 시절에 태어나지 않아서 어려운 사정을 잘 모를 거예요. 그땐 어려운 사람이 많았는데 그중에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