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면 남곡리 '숲속의 호수' 펜션 겸 카페
[상가탐방] 옥천읍에서 동이면으로 향하는 길목, ‘숲속의 호수’라 적힌 조그만 나무간판이 눈에 띈다. 간판이 가리키는 곳으로 다시 굽이굽이 골목길을 들어가면 들꽃, 길가 위 정자에서 수다 떠는 할머니들, 소 울음소리 만난다. 그렇게 500미터 쯤 갔을까. 숲과 호수, 천장이 높은 나무 건물로 이뤄진 ‘숲속의 호수’ 카페 겸 펜션이 나타난다.
‘숲속의 호수’의 첫인상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것. 나무숲으로 이뤄진 산책길, 큼지막한 호수, 음식과 차, 브런치 메뉴를 모두 갖춘 식당 겸 카페. 그리고 그 옆에 펜션까지.
이곳을 운영하는 이는 세종에서 거주하는 조연수(54) 씨다. 옥천에는 올갱이국 먹으러 몇 번 와봤다는 것이 전부인 그. 옥천이란 지역이 생소했음에도 이곳을 택한 이유는 이곳 땅 주인이 말했던 한 문장이었다. ‘영산홍이 호수를 빙 둘러 피어 있는 곳.’ 아스팔트 도로, 시멘트로 지어진 건물을 바라보는 것으로 채워진 일상을 이제는 벗어나고 싶었다.
“도시에 살면서 아무래도 치열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시스템 안에 한 부품이 되는 느낌이 있었으니까요. ‘내 공간’에서 ‘내 방식’대로 살고 싶은 마음이 저를 이곳으로 오게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긴 펜션, 식당 건물도 이미 다 지어져 있던 공간이었거든요. 속사정은 모르지만, 지어놓고 5년 정도 영업을 안 하고 있던 공간이라고 하더라고요.” 공간을 짓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고, 꾸리는 것에 집중할 수 있겠다 싶어 이곳을 택한 이유도 컸다.
다니던 직장을 정리하고 이곳에 온 때가 2년 전이다. 그가 가장 집중했던 건 ‘숲속의 호수’만의 차별화된 메뉴 개발. 그가 자신 있게 선보이는 이곳 대표 메뉴는 ‘큐브스테이크샐러드’다. 동그란 접시에 샐러드 야채가 소복하게 쌓여있고 그 주위로 소고기 안채살이 둥그렇게 둘러져 있다. “다른 데서는 먹어볼 수 없는 맛”이라 자평하는 메뉴. 그 맛의 비결은 소스에 있다. 각종 견과류에 참깨를 갈아서 만든 소스인데, 고소하면서도 깔끔한 맛. 이곳 ‘스파이시 숲 파스타’ 또한 다른 곳과 달리 해물소스를 첨가해 차별화된 맛을 낸다고. 이외에도 직접 담근 오미자차, 생강차, 대추차부터 숲 블루베리 라떼, 숲 딸기라떼 등 음료 메뉴가 갖춰져 있다.
사실 이곳은 ‘대전 근교 드라이브 코스’로는 이미 많이 알려진 곳이다. 따로 홍보마케팅을 한 것도 아니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블로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으로 입소문이 난 것. 대전에서 드라이브하기 딱 좋은 거리라는 것도 한몫 했을 터. “멀리서 찾아주는 분들이 많아서 일부러 브레이크타임도 따로 두진 않아요. 늦은 점심을 먹을 곳이 생각보다 없으니까. 여기만큼은 ‘언제든지’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이곳에서 머물수록 드는 생각은 이거예요. 맛있는 음식 대접해서 여기 오시는 분들한테 행복감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 너무 잘 먹고, 잘 쉬고 간다는 얘기 들을 때만큼 기쁠 때가 없거든요. 제 마음을 마치 알아주는 것 같아서요. 이제 2년 된 거면,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이곳이 옥천 분들한테도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여기에서 생일잔치도 하시고, 마을 잔치도 하셨으면 좋겠어요. 손님이 원하신다면 떡국, 갈비찜 이런 메뉴도 준비할 의향 있습니다!”
주소/ 충북 옥천군 동이면 남곡리 238-14 (선사로 138)
연락처/ 043-733-3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