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우(옥천읍 가화리)

[하승우 칼럼]

얼마 전 옥천신문은 김재종 군수 취임 1년을 평가하는 기사를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김재종 군수는 지난 1년을 더 좋은 옥천을 만들기 위한 기초를 닦은 시간으로, 향후 3년을 사업을 본격화하는 시간이라 말했다.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다. 보통 새로 취임한 단체장들은 1년 정도의 시간을 준비기간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1년의 시간으로 단체장의 성공과 실패를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주민 입장에서는 군수의 지난 1년이 궁금하다. 옥천군에서 가장 많은 권한과 자원을 가진 직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옥천군청 홈페이지에 가면 군수공약추진현황을 볼 수 있다.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경제’, ‘함께하는 행복복지’, ‘내실있게 성장하는 균형발전’, ‘다함께 누리는 친환경’, ‘군민이 참여하는 섬김행정’, 다섯 가지 주제 하에 총 80개의 공약사업이 추진 중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공약이행평가단도 구성되어 민선 7기의 공약사업을 점검하고 있다. 이 정도면 군민의 궁금증이 충족될까?

그런데 군수가 공약을 성실히 이행하기만 하면 그것이 성과일까? 만약 그 공약이 주민들의 실제 필요와 맞닿아 있지 않다면 그 공약이 실현되는 것은 오히려 문제 아닐까? 그렇지 않으려면 군수 후보가 선거에 나올 준비를 하며 공약을 만들 때 주민과 미리 교감을 했어야 한다. 아니면 당선되고 난 뒤에 공약이행평가가 아니라 공약의 타당성과 목표를 주민들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있었다면 주민들은 지금 군정이 지향하는 바를 잘 이해하고 있을 터인데, 군민의 필요 따로, 군청의 사업 따로인 느낌이다.

그리고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단체장은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고 사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 위임받은 국가사무와 자체 사무를 관리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 감독한다. 조직을 운영하는 행정가로서 군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당선 이후 첫 번째 행정조직의 개편이 매우 중요하다. 김재종 군수는 당선 후 군청조직을 개편하고 농업행정 조직의 일원화, 보건소내 2과 신설 등을 추진했고 공무원도 39명을 증원했다. 사무를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취할 수 있는 조치이지만, 군민들은 그 조치의 목적이 궁금하다. 무엇을 위한 개편일까?

127일 옥천신문에 실린 민선7기 조직개편 확정에 따른 군민께 드리는 글에서 군수는 저는 우리군이 처한 인구감소와 경제 침체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결국 어떻게 농가소득을 높이고어떻게 관광객을 더 유치할 것인가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사실 이 기고문을 읽으며 이 방법이 기존에는 없었던 해결책인지 궁금했다. 전임 김영만 군수 때는 이런 목표가 없어서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던 걸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만일 목표는 잘 세웠는데 그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이 문제였다면 지금 군청은 예산을 세우고 집행하는 방식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평가하는 과정에서 달라졌어야 한다. 그런데 지난 6월 옥천군의회는 2018년 결산을 하며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쓰지 못한 순세계잉여금이 처음으로 500억원을 돌파했고 이월사업비와 반납하는 보조금을 합하면 1,600억원이 넘었기 때문이다. 예산을 세우고 쓰는 과정이 여전히 허술하다는 얘기이다. 군민들의 마음은 조급한데 옥천군청은 여전히 느긋하고 위기감이 없다. 이대로라면 2019년의 결산은 다를까?

이런 상황인데도 김재종 군수는 지난 71일 기자들에게 올 해 공모사업이 50여개로 1천억원이 넘는 수준이다. 지난 1년간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는데 내년부터는 공사하는 소리가 시끄럽게 날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주민들이 공사장 소음으로 변화를 체감할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변화를 체감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군수가 담당하는 몫이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과 약 2조원에 달하는 많은 예산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시간과 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군수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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