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의료전자과 2학년, 군북·군서·청성·청산서 LED 전구 교체 봉사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사업으로 현장 실습 더불어 다양한 꿈길 찾는다

16일 군북면 이백리에서 진행된 충북산과고 학생들의 봉사활동 현장을 사진에 담았다. 방 크기보다 현수막 길이가 더 길어 어쩔 수 없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사진을 찍었다. 누군가 본다면 '그리 멋있는 단체 사진은 아니다'라고 할테다. 하지만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사진 위로 밝게 빛나는 LED 전등을 보고 뿌듯해 하리라. 그 어느 사진보다 멋진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16일 군북면 이백리에서 진행된 충북산과고 학생들의 봉사활동 현장을 사진에 담았다. 방 크기보다 현수막 길이가 더 길어 어쩔 수 없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사진을 찍었다. 누군가 본다면 '그리 멋있는 단체 사진은 아니다'라고 할테다. 하지만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사진 위로 밝게 빛나는 LED 전등을 보고 뿌듯해 하리라. 그 어느 사진보다 멋진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충북산업과학고등학교(교장 신완식) 의료전자과 2학년 학생 46명이 군북·군서·청성·청산에서 LED 전등교체 봉사활동을 위해 뭉쳤다.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사업(이른바 매직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해당 봉사활동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직접 전공을 살려 지역사회 소외계층을 돕는 데 의의가 있다. 특히 충북산과고는 2017년부터 꾸준히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지역 사회와 소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6일 오전 10시 군북면 이백리에서도 매직사업 일환으로 LED 전등교체 봉사활동이 진행됐다. 의료전자과 2학년 3반 학생들은 홀수와 짝수로 나뉘어 군북면과 군서면으로 각각 봉사활동을 떠난 것. 의료전자과 2학년 4반 학생들 역시 청성면과 청산면으로 나뉘어 어려운 가정을 방문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곳은 군북면 이백리다. 도착하자마자 민병진 선생님(의료전자과 3학년 4반 담임)이 아이들에 둘러싸여 전등 교체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LED 전등은 일반 형광등과 비교했을 때 수명이 더 오래가고, 밝기가 더 밝단다.

"아무래도 LED 전등을 선택한 이유는 일반 형광등 보다 주기가 더 길기 때문이에요. 몸이 불편한 분들은 형광등을 자주 교체하실 수 없으니까요. 밝음의 정도도 일반 형광등보다 더 밝아요. 또 전기세도 덜 나오는 편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모로 더 나을 겁니다." (민병진 선생님)

군북면 이백리 A씨 가정에는 총 5개의 LED 전구가 현관과 거실, 안방, 연탄창고 등에 부착됐다. 충북산과고 2학년 3반 학생들의 고사리 손과 민병진 선생님의 지도가 합쳐 만든 결과다. 이날 A씨는 일을 나가셨다. 대신 이웃 주민 이춘분(87)씨가 함께 했다. 

"손자 같은 학생들이 직접와서 전구를 달아준다고 하니까 노인네 입장에서는 참 미안하네. 또 방문한다고 귤에 방울토마토에, 두유에 바리바리 싸가지고 왔어. 정말 고맙지. A씨네에서 이백리 노인네들이 다 모여. 경로당이 있기는 한데 거리가 조금 있어서 여기서 밥도 해먹고 그러지. 5년 전만해도 여기 환경이 정말 열악했는데 군이 도와줘서 개조하고, 노인네들이 모일 만큼 개선됐지. A씨도 허락해줘서 같이 밥도 해먹고 그렇게 살고 있어." (이춘분씨)

거실에 다는 전구는 조금 더 단단히 고정되게 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진다. '노인네들이 모이는데 혹시라도 떨어지면 그대로 하늘나라 가니께'라는 말에 아이들이 나사를 더 조인다. 이어 안방과 잡동사니 창고, 연탄창고까지 전구를 단다. 
지민수 학생은 안방에서 민병진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나사 조이기 일까지 끝까지 함께했다.

"어르신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기뻐요. 매년 저희 산과고에서 하는 봉사활동인데 올때마다 좋아해주시니 정말 감사하죠." (지민수 학생)

잡동사니 창고방에서는 황성준, 육종진, 강세빈 학생이 3인 1조로 협업한다. 황성준 학생과 육종진 학생은 전구 담당을, 강세빈 학생은 핸드폰 불빛을 비춰주면서 도움을 준다.

"지난해에는 보조 역할만 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직접 전구를 달게 됐네요. 아무래도 저희는 전기와 전자 쪽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이 많으니까 이런 봉사 실습들이 최종적으로는 학생 개개인이 추구하는 목표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한다고 봐요." (황성준 학생)

이들 세사람은 현재 의료전자과 진학을 선택했지만, 진짜 원하는 꿈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저는 최종적으로 카카오 같은 기업에서 광고 일을 하는 게 꿈이에요. 광고나 편집 쪽에 관심이 있어요. 개인 유튜브도 만들어서 게시물도 조금씩 올리고 있어요. 아직은 자랑할 수준도 아니고 초기 단계라서 당당히 보여드리기는 부끄럽고, 조금 더 게시물이 쌓이면 보여드릴게요." (육종진)

"중학교 2학년까지 정구부에서 운동했어요. 그때는 정말 정구가 떠오르는 종목이었거든요. 개인 사정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중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어요. 우선 충북산과고에 입학해서 원하는 대학의 과를 찾자고 생각했죠. 금융 쪽보다는 의료전자가 더 좋아서 선택하게 됐고, 아직까지는 무엇을 할지 고민하는 단계에요. 그러기 위해서 충실히 공부하고 있죠." (강세빈)

각기 다른 꿈을 가진 의료전자과 학생들이지만, 이날 봉사활동에서는 누구보다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봉사라는 활동 안에서 어떤 학생은 실제 현장을 미리 경험했고, 또 다른 학생은 자신의 최종 꿈으로 가기 위한 수많은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이날 봉사활동을 담당한 조정태 선생님도 이 말에 공감한다.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사업은 교육부가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저희 학교는 2017년부터 학생들이 여기에 참여하고 있어요. 이번 봉사 활동으로 우리 학생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마음을 키운 동시에 이 안에서 각자 다양한 것들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정태 선생님)

민병진 선생님과 충북산과고 2학년 3반 학생들이 LED전등을 들고 고심하고 있다. 처음 거실에 전등을 달 때는 조금 서툴렀는데, 안방→잡동사니 창고→연탄 창고→현관으로 장소를 옮길 때마다 조금씩 진화했다.
민병진 선생님과 충북산과고 2학년 3반 학생들이 LED전등을 들고 고심하고 있다. 처음 거실에 전등을 달 때는 조금 서툴렀는데, 안방→잡동사니 창고→연탄 창고→현관으로 장소를 옮길 때마다 조금씩 진화했다.
까치발을 들면서까지 전등을 달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괜히 마음이 짠해졌다. 그렇게 달린 LED 전구. 무척 환하다.
까치발을 들면서까지 전등을 달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괜히 마음이 짠해졌다. 그렇게 달린 LED 전구. 무척 환하다.
강세빈 학생은 어두운 공간에 핸드폰으로 불빛을 비췄고, 육종진 학생과 황성준 학생은 전구를 담당했다. 3인 1조 협업이 빛나는 순간이다.
강세빈 학생은 어두운 공간에 핸드폰으로 불빛을 비췄고, 육종진 학생과 황성준 학생은 전구를 담당했다. 3인 1조 협업이 빛나는 순간이다.
지민수 학생도 안방 쪽 LED 등을 끝까지 남아 마무리했다. 나사를 조이고 있는 모습이다.
지민수 학생도 안방 쪽 LED 등을 끝까지 남아 마무리했다. 나사를 조이고 있는 모습이다.
박수혁 학생은 연탄 창고 쪽 낡은 전등을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 민병진 선생님의 지도 아래 일을 하고 있다.
박수혁 학생은 연탄 창고 쪽 낡은 전등을 분리하는 작업을 했다. 민병진 선생님의 지도 아래 일을 하고 있다. 뿌듯해 하신다. 
이춘분 할머니는 물론 A씨 가정을 방문하는 모든이가 밝은 불빛을 보고 행복해 하리라. 충북산과고 학생들과 선생님의 합작품이 가져온 따뜻한 결말이다.
이춘분 할머니는 물론 A씨 가정을 방문하는 모든이가 밝은 불빛을 보고 행복해 하리라. 충북산과고 학생들과 선생님의 합작품이 가져온 따뜻한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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