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산불 진화 나선 헬기 대청호 담수 작업 중 추락
대청호수난구조대 발 빠른 대응으로 인양작업 신속히 마무리

대청호수난구조대(대장 김태원)의 활약이 눈부시다. 청주시 문의면 소재 금강에 추락한 헬기 인양 작업에 참여해 주도적 역할을 했다.

대청호수난구조대는 헬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21일 오후 3시께 뉴스 속보를 확인하고 선제적으로 특수구조단 대원 3명을 급파했다. 이후 진행된 인양 작업에서 대청호수난구조대는 주도적 역할을 하며 신속한 헬기 인양과 항공유 유출을 막아내 지역사회의 찬사를 받고 있다.

대청호수난구조대 김태원 대장은 “제가 재난재해연합봉사단의 단장도 맡고 있다. 옥천뿐만 아니라 충청북도에 큰 재난 사고가 있으면 대청호수난구조대 대원들을 급파한다”고 말했다.

헬기 인양은 당초 일주일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관계기관의 신속한 대응과 협력으로 이틀만에 헬기 인양 작업을 마쳤다.

대청호수난구조대가 헬기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청호수난구조대가 헬기 인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 대청호 수난구조대)

■ 블랙박스 상태 양호, 코로나19로 사고 원인 파악에는 1년여 예상

지난달 21일 오후 산불 진화에 나선 헬기가 대청호에서 담수 작업을 하다 추락했다. 이 사고로 탑승하고 있던 기장은 탈출했지만 부기장은 40여 분만에 물속에서 구조돼 병원 이송 후 끝내 숨졌다. 이들은 오후 1시24분께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에서 발생한 산불을 끄기 위해 헬기에 몸을 실었다. 산불 진화를 마친 후 계류장으로 이동하던 중 오후 2시44분께 문의면 품곡리 화재 현장에 재차 출동하기 위해 대청호에서 물을 담다 사고를 당했다.

항공기 블랙박스는 항공기 속도·비행 데이터·탑승자 음성기록 등이 기록되어 있어 사고 원인 파악에 핵심적인 존재다. 사고 헬기 블랙박스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관 조사위원회는 헬기를 조사위원회 실험분석실이 위치한 김포공항으로 가져갔으며 헬기 제조사인 미국 시콜스키사와 교통안전위원회(NTSB)·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협조해 기체 결함 여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헬기 제조사 관계자들의 입국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오기까지 1년여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문의대교 위에서 크레인이 헬기를 인양하고 있다.
문의대교 위에서 크레인이 헬기를 인양하고 있다.(사진제공: 대청호 수난구조대)

■ 헬기 인양 앞장선 대청호수난구조대

이번 헬기 인양은 당초 일주일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대청호수난구조대의 빠른 판단으로 대원들이 현장에 조기 투입되어 작업을 진행한 덕분에 신속한 인양이 가능했다.

대청호수난구조대 김태원 대장은 “바다의 경우 해군이나 해경에 대형 크레인을 비롯한 인양 장비가 많지만 댐에는 인양 장비가 전혀 없다. 잠수부가 직접 들어가 모든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데 대원들이 빨리 초기 작업을 한 덕분에 인양작업을 신속히 완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헬기 위치와 기름 유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드론으로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정밀한 인양계획을 세우기 위해 잠수장비와 수중로봇, 수중카메라를 동원해 수중촬영을 마쳤다.

22일 오전 9시 30분께는 대청호수난구조대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조사위)를 비롯한 다수 관계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문의면사무소에서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대책회의에는 전날 대청호수난구조대가 수중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인양작업을 논의했다. 이후 현장에 급파된 특수구조단 대원 3명은 사고원인이 될 수 있는 항해일지와 가방 등 주요물품을 수거했으며 오후에는 다음날 인양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인양 초기작업을 했다.

23일에는 인양업체와 협업해서 인양작업을 진행했다. 수심 18m 호수 바닥에 뒤집혀있는 헬기를 5톤 에어백과 1톤 에어백 하나씩을 사용해 수면 아래 2m 위치로 띄웠으며 떠오른 헬기를 선박에 매달아 사고지점에서 약 1km 떨어진 문의대교까지 이동시켰다. 문의대교까지는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의 10톤 배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헬기가 파손되지 않도록 대청호수난구조대 고속단정이 방향을 잡아 이동했다. 이후 다리 위에서 헬기를 크레인으로 끌어올려 트레일러 차량에 안착시켜 인양 작업을 완료했다.

24일에는 헬기 인양 후 대청호에 남은 잔조물 수거작업을 진행하며 모든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대청호수난구조대는 이번 인양작업 공로로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장관상, 충청북도는 충청북도 도지사상 수여를 검토하고 있다.

■ 22일 수질검사 진행... BTEX 등 미검출 수질문제 없어

이번 인양작업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항공유 유출로부터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를 지켜내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해당 헬기는 항공유가 최대 1천64리터까지 들어가지만 화재현장을 다녀오던 길이었기 때문에 잔량이 많지 않았다. 또한 대청호수난구조대가 초기 작업에서 최우선으로 항공유 유출을 막은 것도 유효했다. 대청호수난구조대는 충북도에 헬기를 임대한 헬리코리아에 기름유출을 막아야 하는 부분을 확인 후 나무를 깎아 막았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지사장 박도선)의 촘촘한 대응도 빛났다. 사고 당일인 21일 오후 4시 35분께 곧바로 400m 길이의 오일펜스 설치 작업을 실시했으며 22일에는 인근 관리단에 지원요청을 통해 300m 길이의 2차 오일펜스를 설치했다. 특히 오일펜스 설치에 그친 것이 아니라 인양 과정에서 인양되는 헬기를 오일펜스가 따라가며 항공유 확산을 막아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지사 조혁진 차장은 “헬기 인양 과정에 대부분 기름 유출이 많이 되기 때문에 확산방지를 위해서 사전에 계획을 세워서 단계별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22일 수자원공사 대청지사가 실시한 수질검사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BTEX 등이 미검출되며 취수원 및 사고현장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BTEX는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에틸벤젠(Ethylbenzene), 자일렌(Xylene) 네 개 물질을 말하며 유류가 유출되면 중점적으로 검사하는 항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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