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옥천라이온스클럽, 고엽제전우회에 ‘위로’의 라면 100박스 지원
설 맞아 100여 명의 옥천 전우회원들에게 라면 한 박스씩 전달
이종선 지회장 “신체적·정신적 고통 겪는 회원들에게 큰 위로될 것” 

지난 8일 옥천읍행정복지센터 1층에서 진행된 ‘설맞이 라면 나눔 행사’ 모습. / 사진 임지윤 인턴기자
지난 8일 옥천읍행정복지센터 1층에서 진행된 ‘설맞이 라면 나눔 행사’ 모습. / 사진 임지윤 인턴기자

이번 설 명절에는 가족들과 따뜻한 떡국 한 그릇을 함께 먹기도 어려워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설 풍경이다. 그러나 옥천에 거주하는 100여 명의 고엽제 전우회원들은 떡국만큼이나 따뜻한 라면 한 박스에 마음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뉴옥천라이온스클럽(회장 금유신)은 옥천읍행정복지센터 1층 입구에서 고엽제전우회 충북지부 옥천지회(지회장 이종선)에 라면 100박스(200만 원 상당)를 전달했다. 고엽제 휴유증과 코로나19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이중으로 받고 있는 고엽제 전우회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설맞이 라면 나눔 행사’를 기획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고려하여 50명 이하로 참석자를 제한한 채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로 설립 42주년을 맞은 뉴옥천라이온스클럽은 매년 사정이 어려운 지역민을 위한 물품 지원 및 장학금 전달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여름 수해 때도 동이면, 군서면에 수해 복구작업을 위한 장화, 우비, 장갑, 모자 등을 지원했다. 또한 청산원 및 부활원에 1천여만 원을 전달했으며, 사랑의 집 고쳐주기 행사, 연탄 기부도 매년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도 옥천노인장애인복지관 등의 협조를 통해 지원할 대상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옥천라이온스 클럽 금유신(46) 회장은 “옥천에 사정이 어렵고 주변 손길이 잘 안 닿는 곳이 어딘지 찾아보던 와중에 이번 설에는 고엽제전우회 분들을 돕기로 결정했다”라며 “고엽제 피해자 분들 중에는 몸도 안 좋고 정신적으로도 힘드신 분들이 많을텐데 큰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달된 라면 100박스는 9~10일 고엽제전우회 집행부를 통해 각 지회원 가정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현재 100여 명 정도가 고엽제전우회 충북지부 옥천지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 중 홀로지내는 고엽제전우가 3명, 유족(부인)이 14명이다. 코로나19로 정부가 귀성길 자제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신체적·정신적으로 힘들게 설을 지내는 지회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이들에게 라면 한 박스는 단순한 ‘물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종선(75, 옥천읍 삼양리) 지회장은 “우리 회원들은 국가의 명령으로 목숨을 바쳐 전쟁에 참여했지만 남은 건 ‘고엽제 후유증’이라는 병마와 ‘양민학살자’라는 사회의 낙인이었다”라며 “지역의 젊은 청년들이 명절을 맞아 우리를 생각해주는 마음이 어떤 물질적인 것보다도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자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김재종 옥천군수는 “뉴옥천라이온스클럽 회원분들이 고엽제 전우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좋은 선물을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모든 군민들이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데 이런 마음들이 모여 올해에는 코로나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