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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여중 수업, 담장 너머 지역사회로
옥천여중 수업, 담장 너머 지역사회로
  • 황민호 기자
  • 승인 2019.06.23 06: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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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 지역사회 연계부족 성찰, 다양한 기획
학생 모둠, 지역 주민 인터뷰 수업 눈길 
2학기엔 지역 명소 맛집 동영상 제작도 
옥천여중 1학년 안다겸 부장교사를 만나다
옥천여중 안다겸 교사
옥천여중 안다겸 교사

 학교는 굳건한 성채일 수 있다. 지역사회와 단절된. 

 담장안으로 독립적인 규율과 체계가 작동하고,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섣불리 관여할 수 없는 분위기가 어느순간 내재된 듯 하다. 사실 전국 획일적인 교과 과정은 ‘지역’과 ‘농촌’을 간단히 지워버린다. 어디서 배워도 비슷한 것들은 ‘보편성’을 획득하지만, 독특한 다양성을 매몰시키기도 한다. 생활공간인 지역을, 학교 밖만 나가면 입체적으로 공감각적으로 마주하는 지역을 공부하지 않는 것은 모두에게 ‘손해'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신선했다. 옥천여중 안다겸 1학년 부장교사의 지역사회와 접점 만들기 시도는 그 자체로 유쾌했다. 약간 박제된 교육에 생기를 불어넣어줬다 할까. 

 1학년 학생들을 모둠으로 정하여 자주 가는 혹은 만나고 싶은 지역 주민들을 인터뷰하는 수업은 그래서 흥미로웠다. 학교가 담장을 너머 사람들과 비로소 만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의도’를 갖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지난 2월에 혁신학교 연수를 했는데 우리 학교가 옥천군내 행복씨앗학교 선두주자로 여러 측면에서는 괜찮았는데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부족하다는 성찰의 시간이 있었어요. 그 부분은 약한 것 같다고 우리끼리 성찰 발표를 많이 했거든요. 만약 주제 선택을 하고 1학년에서 교과 융합을 하면 지역사회와 한번 연계하는 수업을 해보자고 마음 먹은 거에요.”

 학교 현장은 지역사회와 그렇게 연결되었다. 여러 모둠이 만들어져 각자 한얼음악학원 김수진 선생님, 이삭토스트 가게 유재광 사장, 가정주부 학부모인 김미아씨, 도립대 앞 한솥도시락 부부사장까지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하기 전 섭외를 하고 어떤 질문을 할지 의견을 모았고 직접 찾아가서 사진도 찍고 인터뷰를 했다. 이렇게 인터뷰한 내용들은 옥천신문에 고스란히 실렸다. 

 “1학년 수업 목표 중 하나가 처음 들어온 학생들에 자신감을 심어주고 자존감을 만들어주자는 것도 있거든요. 그런데 직접 인터뷰하고 글로 작성한 것이 본인 이름으로 신문에 나오니까 신기해 하기도 하고 약간 우쭐해진 면도 있죠. 학부모들도 자랑스러워하고 인터뷰에 나온 분들도 좋아하고, 학생들도 자존감이 높아졌다고 할까요. 모두에게 이로운 수업이었던 것 같아요.”

 보은군 산외면이 고향인 안다겸(40) 교사는 올해로 교사 16년 차로 줄곧 청주에서 교직생활을 했다. 옥천여중 오기전 청주고에서 근무했었는데 확연한 학교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청주고등학교는 대입에 아무래도 매여 있으니 혁신교육을 하기 힘든 분위기였죠. 옥천여중에 오고나서 가르칠 맛이 난다고 할까요. 정말 재미있어요. 유연하고 역동성이 있고 학부모님도 지역주민들도 다 관심가져주니까 학교 담장 너머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교육이 충분히 가능할 거란 생각도 했어요. 또한 이런 수업을 기획했을 때 교장 선생님이나 지역사회에 선뜻 받아주니까 추진할 수 있었던 거기도 하구요.”

 안다겸 교사는 벌써 두번쨰로 준비하는 2학기 지역사회 연계교육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설레고 즐겁다. 

 “2학기 때는 두가지 버전으로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한 가지는 '토끼와 자라’라는 소설을 재구성해 연극을 꾸며서 한편을 만들고 지역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부활원, 영생원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공연하는 것을 한 테마로 잡았구요. 또 한 가지는  옥천의 맛집이나 명소 등을 동영상으로 찍고, 영어와 일어를 넣어 외국인들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제작하는 거에요. 제작한 동영상은 옥천군에 기부하려구요. 이것도 영어, 일어, 국어, 사회 등의 융합교과로 할 수 있는 수업이에요.”

 얘기만 들어도 벌써 그림이 그려지고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옥천여중 수업이 달라지고 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성큼 담장을 넘어 지역사회와 스며드는 모습을 보면서 옥천 교육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옥천여중 안다겸 1학년 부장교사와 해당 교사들의 수업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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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우 2019-06-25 13:45:24
선생님 반갑습니다.~~ 저희 아이 담임선생님을 여기서 뵙네요 ^^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가르쳐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수호천사 2019-06-24 14:13:08
안다겸 선생님, 학교와 지역 사회를 잇고 변화를 이끄는 모습 정말 훌륭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