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외출 힘든 마을 노인들에게 라면 배달
조성기 이장 “화목한 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

조성기 이장
조성기 이장

이원면 제일 끄트머리 마을에서 훈훈한 기부 소식이 들려왔다. 평계리 조성기(71) 이장이 30개들이 라면을 1박스씩 집마다 기부한 것. 60여 가구 60박스로 130만 원어치 금액이다. 코로나19로 마을 경로당이 폐쇄된 후 집에만 있어야 하는 노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라면 기부를 준비했다고 한다. 조 이장은 “거동이 불편하신 노인들은 요즘 마트 가기도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며 “이장으로서 직접 찾아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번 그럴 수 없으니 집마다 라면 1박스씩 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마을 반장들에게 건의했는데 흔쾌히 동의해줬다”고 말했다. 조 이장은 지난해 여름 말복 때도 삼계탕용 닭 1마리씩을 집마다 기부했다고. 그는 “닭과 라면 모두 이원농협에서 구매했다”며 “조합원이기도 하니까 함께 ‘잘 살자’는 생각에서 구매처를 이원농협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원농협 이중호 조합장은 “조 이장은 ‘모범’ 이장”이라고 말했다. 이 조합장은 “모두가 힘든 코로나19 시대에 주민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 기부하는 게 쉽지 않은데, 조 이장은 지난 여름부터 꾸준히 기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이장은 지난해 12월 말 평계리 이장선거에서 재신임을 얻었다. 지난 3년간 평계리에서는 새뜰마을, 복숭아작목반 등 각종 마을 사업들이 추진됐다. 그중에서도 조 이장은 마을 주민들이 합심해 만든 ‘재활용 분리수거 시스템’을 자랑으로 여겼다. 마을 단위에서는 최초 다른 마을에서 ‘벤치마킹’하려고 사진 찍으러 올 정도라고. 

벼농사 4만 평, 복숭아 1천 평 정도 농사일도 하는 조 이장. 농사일과 마을 일 모두 도맡으려면 손이 갈 일이 많지만, 3년 임기를 시작하며 다짐을 새로 해본다. 그는 “이원면 28개 마을 중 평계리가 ‘단합’으로는 으뜸”이라며 “앞으로 더욱 ‘화목한’ 평계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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