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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창고 집, 반복된 가정불화, 아이들은 자라고 있었다
고물창고 집, 반복된 가정불화, 아이들은 자라고 있었다
  • 황민호 기자
  • 승인 2019.06.10 06:1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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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쉼터에, 아버지는 특정직업 없이 건설현장 전전
열악한 환경 속 방치되는 아이들, 이웃 주민 한 숨
지역에는 늘 즐겁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프고 슬픈 일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고통스럽기 때문에 감추고 삭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관계가 단절된 채 혼자 모든 걸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해결책을 찾지 못해 파국으로 치닫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가장 많은 피해를 보기도 합니다. 감춘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고 덮는다고 사라지는 게 아닌 일이 있습니다. 회피하지 않고 우리 지역사회의 또다른 단면으로 적시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더불어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함께 고민하자는 차원으로 옥천 각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재하려 합니다. 선정성을 지양하고 인권을 감안하여 구체적인 정보는 밝히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다. 아픈 속살은 쉬이 드러나지 않았다. 집 마당에는 고물이 잔뜩 쌓여 있었고 집안 곳곳에도 치우지 않은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바닥에 수십마리의 파리들이 납작 달라붙어 떠날 줄 몰랐다. 며칠 전 아내는 쉼터에 갔다. 오래전부터 앓아온 '조현병'은 환청과 환각에 이은 느닷없는 분노 표출로 이어져서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싸우는 소리에 이은 비명소리가 이웃집에서 들리는 건 일상다반사였다. 그 날도 소리지르는 것을 말리던 도중 아내는 경찰에 남편을 폭행으로 신고를 했다. 아내 B씨는 쉼터로 바로 이동했고 남편 A씨는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는 오롯이 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이가 있었고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도 있었다. 얼마전까지 그나마 의지하던 할머니는 위암으로 세상을 떴고 남겨진 상실감과 아픔은 벌써 바닥을 쳤다. 아이 엄마인 B씨는 아이들과 떨어져 2층에 별도로 산지 오래였고 그것도 정신병원을 오간 시간을 제외하면 얼마 되지 않았다. B씨는는 속옷에 맨발로 관공서까지 걸어간 적도 있을 정도로 병세가 완연했다. 일상적으로 싸우는 소리 등에 항시 노출되었을 아이들의 내상은 생각보다 깊어 보였다. 문제는 이미 안으로 삭히고 있다는 거였다. 큰 아이는 주의력 결핍 장애로 얼마전까지 약을 먹다가 상담 선생님의 말에 따라 약 복용을 중지했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A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었다. 건설현장을 전전하며 그 때 그 때 일이 달랐다. 일거리가 항시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한참 부모 손이 필요할 나이, 아이들이 사실상 방치되는 것이 아버지는 마음에 걸리긴 했다. '아침을 챙겨줄 아침 돌보미가 필요해요' 그렇게 요청을 했지만, 아침돌보미를 구하기까지는 어려워보였다. 바깥 마당의 고물과 집안의 심각한 위상상태를 해결하지 않고 돌봄을 시작한다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았다. 그 와중에 2층을 수리해서 세를 놓을 생각으로 직접 공사를 하고 있다는데 그런 환경이라면 세 들어올 사람도 없어보였다.

"일단은 집 안팎의 고물을 다 버리고 깨끗하게 청소를 하는게 우선일 것 같아요. 지역 기관과 단체의 도움을 받으면 해결이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 아이 아버지가 그걸 싫어해요. 고물에 집착하고 있어요. 위생상태는 심각해 이대로 놓아 두었다가는 아이들이 질병에 노출될 지도 몰라요. 마음 같아서는 격리 조치를 하고 싶지만, 아이에 대한 애착도 강해서 그러길 원치 않고 있어요. 일단 쓰레기부터 치우고 난 다음에 돌봄 신청을 하든 해야 할 것 같은데 난감한 입장이에요.”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지인이 말을 건넨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지역사례관리대상으로 올려 논의를 해볼 생각이지만, 쉽지 않다.

 다행히 이 집은 돌아가신 A씨 어머니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집과 땅이 있었는데 아직 A씨한테 소유권 이전이 안 된 상태였고, A씨 형제들은 이런 상태로 놓아둔다면 팔아서 재산 분할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면 순식간에 집도 절도 없는 것이 되어버릴 수 있지만, A씨는 그 절박함을 아직 못 느끼는 것 같기도 했다. 땅과 집이 있어 집세를 낼 부담은 없지만, 물리적인 환경, 이미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벌어져서 켜켜이 쌓인 정서적 상처는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집은 집과 땅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이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도 되지 못하는 어찌보면 악조건이에요. 청소를 깨끗이 하고 나서 지역사회 돌봄이 항시적으로 필요한 경우이고 집중 관리를 해야할 가구에요. 아버지는 공공근로등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고 아이들은 꾸준한 상담과 정신적 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것 같아요.”

A씨는 고물을 치워야 하는데 그래도 치울 수 없다면서 의지의 박약을 여전히 드러냈고 집수리를 해서 이층에 세놓는 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 혼자 집수리를 하면서 집은 더 엉망이 되었고 아이들은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다가오는 경찰 조사에 약간 두려움을 느끼는 듯 했고, 앞으로 아이들과 생활이 막막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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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우 2019-06-13 19:43:10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ㅠㅠㅠ 아 ~~

전완하 2019-06-10 12:43:59
인구정책으로 아이가 없다고 말을 할 것이 아니고, 한 집에 하나만 있는 집은 둘이 있는 집에 부담을 지울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

그리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국가에 보탬이 되고, 국가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하는 것도 국가의 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