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순 (청산면 지전리)

충북! 옥천~ 하고도 청산~

살어리 살어리 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의 청산댁 인사드립니다

제가 청산댁이라는 호칭을 부여받은지 어느세 삼십년 하고도 오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사랑이라는 두글자가 부린 마술에 눈이멀어 청산땅에 입성했지만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도시에서 시집온 철딱서니 없는 색시는 날이면 날마다 도시로 이사가자고 남편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그럴때면 남편은 “우리 순이가 뭘 몰라서 허는소리구먼! 산에가면 머루 다레 도토리 버섯 고사리 알밤이 지천이구 냇가방천에 나가면 붕어 메기 쏘가리 피래미 올갱이 입맛따라 골라먹을수 있는 괴기들이 지천인디 워디루 이사를 가자는겨!” 라는 말로 색시의 말을 일축하고는 했습니다

그런날이면 장꽝으로 가서는 돌아가신 시어머니께서 담궈놓은 고추장 한사발 듬뿍 뜨고는 세월의 더깨가 덕지덕지 묻은 그을음 투성이 솥단지를 챙겨들고는 “오빠는 괴기잡으러 가니께 순이는 쪼메만 있다가 김치 한조각허구 수저나 챙겨와!젓가락은 버드나무 가쟁이 뿐질러서 먹으면 되니께 필요음구먼... 그라고 나오다가 영철네 텃밭에 가서 대파 몇뿌랭이허구 깻잎몇장 훑어서 오드라구! 오빠가 기똥차게 생선국수 끼려줄테니께 말이여!”

그렇게 휘파람 소리와 함께 남편이 멀어지고 얼마후 입이 대빨나온 색시가 냇가에 도착하면 남편은 하얀이를 끝까지 들어내며 반가워했고 생선 내장을 손질하는 손길에 흥겨움과 행복이 묻어났습니다

“초가삼간 집을 지은 내고향 정든땅 아기염소 벗을 삼아 논밭길을 가노라면 이세상 모두가 내것인것을..” 신바람이 나서 노래를 부르는 남편옆에서 어느세 보글부글 끓고있는 빠알간 고추장 국물의 걸쭉한 생선국수를 바라보다보면 나도몰레 조건반사적으로 입안에 침이 고였고 마지막 화룡정점 깻잎을 손으로 거칠게 뜯어 솥단지에 투하시킨후 커다란 함지박에 한가득 퍼서는 어느결게 장만해놓은 버드나무 젓가락을 색시손에 건네주던 순박한 남편

비오듯 땀을 흘리며 먹었던 얼큰하고 개운하고 구수한 생선국수는 그날이후 우리부부 그리고 고향을 지키는 친구들에게 최고의 보양식이 되었습니다

몇년전에는 유명한 맛프로에 소개가되어 생선국수를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으로 거리가 흥겨워지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여러부운~~~ 맑은 물 일급수에 차고 넘치는 우리고장의 특산물 생선으로 끓인 명품생선국수 드시러 청산들로 고고씽들 하세요~~~

맨발로 달려나가 반겨맞이해 드릴랑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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