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를 끌어올려 참외가 주렁주렁, 일조량, 수확, 병충해에 좋아
유기농 토마토 농사 짓는 군서면 은행리 최영관씨 하우스
귀농 15년차, 금산서 농사 짓다가 아예 5년 전 옥천으로 이사
‘유기농은 기본 베이스, 재미난 농업 추구’ 참외, 오이도 생산해

유기농 토마토  농사를 짓는 군서면 최영관씨.
유기농 토마토  농사를 짓는 군서면 최영관씨.

하늘에서 참외가 열린다고?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애니메이션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럴수. 럴수 이럴수가’, 정말 군서면 은행리 최영관씨 토마토 밭에 급습(?)하고 나서 주위를 살펴보니 ‘신기방기’하게 참외가 포도처럼 주렁주렁 위에 매달려 있는게 아닌가. 익숙하지 않은 풍경은 ‘마치 신세계’에 온 느낌이 들었다. 참외는 수박처럼 밭에 나 뒹구는 거 아니었나. 잎사귀 사이로 땅과 바싹 맞닿아 있는 참외를 찾아 수확하는게 지금까지 상식적인 일로 치부되었지만, 최영관씨의 참외는 달랐다. 덩굴을 가지껏 끌어올려 사람 키높이만한 지지대에 올려놓았더니 정말 빛깔좋은 참외가 주렁주렁 달렸다. 더구나 크기도 크다. 행여나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더니 가지가 열매 지탱할 힘은 가지고 있다고. 아무튼 생경한 풍경이었다. 참외가 사람키 높이로 매달려 있다니. 발상의 전환은, 재미를 추구하는 농법은 ‘하늘참외’라는 브랜드를 탄생시키며 고가로 팔리기 시작했다. 이미 땅 바탕이 유기농이라, 유기농인 동시에 하늘에 매달려 있는 참외라니 그 신기함에 하나둘 입소문으로 사가기 시작했다. 기존 참외와 별다를게 없지만 공중에 붕 떠있으니 햇빛과 볕도 고르게 받고 수확하기도 쉽다. 또한 균들이 대부분 아래에 있는데 위에서 농사를 지으면 방제에도 편리하다.  

■ 배바우토마토의 명성을 이어간다

끊겨진 안남배바우토마토의 명성을 군서면 은행리에서 잇고 있는 최영선씨의 작품이다. 올해 처음 생긴 참외가 아니라 벌써 4년차다. 두레생협에 하늘참외로 납품하고 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꽤 유명한 참외다. 교보생명에서 보험 관련 일을 하다가 1998년 IMF직격탄을 맞고서 다른 일을 찾다가 농업에 귀의했다. 이제 농업은 신앙과 같은 존재다. 그는 그 끊기 힘들다던 담배를 신앙의 힘으로 끊은 후에 종교를 가지게 된 크리스찬이다. 하지만, 하우스에서 복음을 들을 뿐 교회에 출입하지 않은지는 오래됐다. 복음을 들으며 하는 유기농 농사를 짓는 하우스가 바로 교회당인 셈이다. 그는 실천한다. 옥천의 하우스는 가온하지 않고서 토마토 유기농 농사를 짓는다. 맨 처음 금산 추부에서 시작했던 포도농사, 참사랑 홍삼포도원이라고 금산의 인삼과 접목시킨 포도를 생산하고자 시도를 했었다. 하지만, 포도값은 급락했고, 다른 농사를 고민하다가 평당 단가가 높은 토마토 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토마토도 커다란 난관이 있었다. 연작피해로 발생하는 토양병에 취약한 작물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토마토 이모작을 과감히 포기하고 총체보리를 심어 지력을 증진시키는 등 나름의 방법을 강구했다. 그리고 가치와 의미를 지키면서도 자본주의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지혜롭게 이 난관을 헤쳐 나갔다. 옥천과 고향인 금산에 900평의 토마토 하우스를 각각 짓고서 연중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돌입한 것이다. 옥천의 토마토하우스는 가온을 하지 않는다. 가온을 하지 않는 토마토는 한살림 출하가 가능하다. 금산의 토마토하우스는 가온을 하면서 겨울에도 생산 가능하게 한다. 그의 토마토가 경쟁력이 있는 이유이다. 겨울 토마토는 한살림을 제외하고 다른 생협에 팔린다. 1년 열두달 유기농 토마토의 생산 비결이다. 그는 토마토만 생산하지 않는다. 이모작을 토양병 때문에 포기한 이후에 농업은 조금 더 재미지고 다채로워졌다. 토마토를 수확한 그 자리에 오이를 심고 참외를 심는다. 오이는 보통 오이와 다르다. 알이 굵고 짜리몽땅하다. 두입 베어 물면 끝날 정도로 작은 오이는 길쭉한 오이와 뭔가 다른 느낌을 준다. 유기농을 베이스로 하기 때문에 오이 역시 참외만큼 고가로 팔린다. 그는 농민이 을이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갑과 을이 뒤바뀌어야 하고 본인은 땀흘려 지은 농산물을 제값을 받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땅과 사람을 살리는 농업 하고 싶어

“땅을 살리는 농업을 하고 싶었어요. 땅과 더불어 제 삶도 살리고 싶었지요. 벌써 옥천에 온지 4-5년 되었네요. 금산이 고향인데 옥천으로 아예 이주를 했어요. 같이 할 수 있는 한살림 동지들도 많고 옥천은 로컬푸드 직메장이 정말 잘 되거든요. 가치를 지키면서 탄탄하게 운영되고 있어요. 금산의 로컬푸드직매장보다 10배이상 잘 팔린다고 할까요. 제 경험인데 토마토를 양쪽에 내어놓으면 옥천 쪽이 훨씬 회전율이 좋아요. 입지도 입지지만, 생산자 중심으로 탄탄하게 운영되는 것이 큰 힘인 것 같아요.” 

그는 비싸게 파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 값을 받는 거라고. 

“하늘 참외는 개당 6천원에 팔아요. 무슨 참외 하나에 6천원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땅을 살리면서 하는 농사, 재미있게 짓는 이 농사에 그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오이도 마찬가지고요. 생산성만 생각하면 토마토만 이모작하고 싶지만, 그건 길게 못 가거든요. 땅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려면 천천히 자연의 순리대로 하는 농사가 필요해요.”
하늘 참외는 참외농가에게도 신기한 일이라 전국에서 어떻게 짓느냐고 연락이 많이 온다고 한다. 

4월1일에 토마토 정식을 하고 나면 10월말이면 토마토 농사가 어지간히 끝난다. 그 사이에 오이를 심고 오이도 10월말에 끝내고 나서 총체보리를 뿌려서 2월말이나 3월초에 로타리를 쳐서 흙과 섞어주면 지력이 증강되다. 하늘 참외는 하우스 귀통이에 소량으로 심는다. 그의 하우스에 가면 구경할 거리가 적잖다. 하늘에서 열린 참외며 짜리몽땅 오이며, 붉디 붉은 토마토까지. 장마가 오래되면서 타격을 입었지만, 이 또한 자연의 순리로 받아들인다.  아내는 공직에 있고, 큰 형과 함께 농사를 짓는 삶이 재미나다. 인생 이모작에 나름 성공한 셈이다. 

“토마토 농사 시작한 지 이제 9년차입니다. 옥천 온지 5년 차가 다 되어 가구요. 유기농업과 로컬푸드 농업 지속적으로 하고 싶어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는 농업으로 앞으로 귀농귀촌하는 청년 농업인이 늘어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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