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립대 조리제빵과 국제요리대회를 수놓다!
충북도립대 조리제빵과 국제요리대회를 수놓다!
  • 이두범 인턴기자
  • 승인 2020.08.11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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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새내기 양휘연 대상, 김슬기(2학년) 은상 휩쓸어
전통병과와 퓨전떡 단연 대상, 마카롱 장인의 손길로 은상
올해 6월 열린 국제요리&제과 경연대회 수상으로 옥천 빛내

학과 사무실 앞에서 마주했음에도 서로 선후배인 걸 알아채지 못했다. 인터뷰하기로 한 기자인 줄 알았다고. 코로나19 속, 1학기가 비대면으로 진행된 탓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더욱이 실습이 핵심인 조리제빵과임을 생각하면 마주하지 못한다는 것은 더욱 치명적일 터. 열악했던 환경 속에서 승전보가 전해졌다. 

충북도립대 조리제빵과 1학년 양휘연(49, 대전) 씨와 2학년 김슬기(23, 청주) 씨는 ‘2020 대한민국 국제요리 & 제과 경연대회’에서 각자 대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이 대회는 (사)한국조리협회, (사)조리기능장려협회, (사)집단급식조리협회가 주최한 가운데 전국에서 총 615팀 2150명이 참가하는 등 대한민국 단일 요리대회 중 전국 최대 규모를 이루고 있다. 

대개 모든 이들이 그렇듯. 이들 또한 처음부터 조리제빵을 업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양휘연 씨는 평범하게 회사에 재직하다가 잡지에서 본 떡이 ‘이뻐서’ 이 길로 들어섰다. 김슬기 씨는 전적대 작업치료과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자퇴 후 하고픈 일이 무얼까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과에 이끌렸다. 

양휘연 씨의 전통병과와 퓨전 떡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병풍인 것이 가까이서 보니 전통 병과이다. 참깨강정 위를 인삼정과와 토마토정과로 수놓았다. 반으로 자른 해바라기씨와 대추는 감쪽같이 잠자리로 변한다. 한 달 넘게 준비했다는 그의 말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비주얼이다. 김슬기 씨는 야생화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인공적인 것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아름다움에 이끌렸다. 이를 마카롱에 손수 그려냈다. 분당, 달걀 흰자, 레몬주스로 만드는 ‘로열 아이싱’을 이용해 장식했다. 직접 장식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정교한 손기술이었다.

그야말로 고군분투하여 충북도립대의 명예를 드높인 양휘연 씨와 김슬기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우연한 옥천과 인연, 특산물 만들고파

대략 6년 전. 잡지를 대충 훑는데 예쁜 무언가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세를 고쳐잡고 제대로 읽어보니 떡이었다. 평생 쇠머리찰떡처럼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었던 떡만을 봐왔던 양휘연 씨에겐 충격이었다. 잡지사에 전화해 만든 사람을 알아보니 마침 추석 무렵이라 송편 특강을 하고 있었다. 지체할 거 없이 바로 서울로 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 중 30분도 채 못 쉬었지만 마냥 재밌었다. ‘이 길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확신으로 바꿀 무언가가 필요했다. 거주하고 있던 대전에서 스승님을 구해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다리의 부기가 빠질 틈이 없었다. 떡이라는 게 10시간 동안 서서 만드는 것이라 육체적인 고통이 극심했다. 근데도 재밌었다. 고통보단 마음의 뿌듯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떡을 배우다 보니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떡만 다루어선 부족하다 느껴졌다. 전통적인 떡도 좋지만 다양한 무언가의 필요성을 느꼈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강의를 하다가 알게 된 지인에게 충북도립대학을 추천받았다. 라이스 베이킹처럼 부족한 기술을 익히기에 적합할 거라 생각돼 남들보다 조금 늦은 새내기 생활을 시작했다.

수업이 전부 비대면으로 진행돼 옥천을 온전히 경험하진 못했으나, 지역 농산물들을 활용해서 옥천을 대표하는 음식을 꿈꾸고 있다. 옥천 포도로 단자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누어봤더니 제법 반응이 좋았던 모양이다. 이외에도 우리 고장의 특산물인 포도나 복숭아로 만드는 정과나 케익에 도전해볼 계획이다. 더 나아가 양휘경 씨의 최종 목표는 ‘명인’이다. 사실 그에게 떡보다 자신 있는 무기는 정과이다. 도라지정과와 인삼정과의 명인으로 인정받는 것이 자그마한 바람이다. 

■ 하고 싶은 걸 하는 것

작업치료과에서의 생활은 지루했다. 흥미가 없으니 무언갈 주도적으로 해나갈 에너지가 없었다. 흥미 없는 일을 지속한다는 것이 괴롭다는 것을 깨닫고 휴학을 결심했다. 마음이 이끄는 걸 고르다 보니 김슬기 씨 눈에 들어온 건 제과였다. 큰 고민 없이 학원에 등록해 배우다 보니 ‘이게 맞는 것 같다’라는 느낌이 왔다. 전적대의 자퇴를 결심하는 것도 별다른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해서일까. 명확한 결과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과 제빵 자격증과 제과 마스터, 제빵 마스터, 마카롱 마스터 등. 충북도립대 조리제빵과 입학 후 얻은 자격증은 셀 수없이 많다.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니 이력서에 적을 공간이 부족해졌다.

졸업 후 무얼 하고 싶냐는 물음에 김슬기 씨는 “아직 꿈은 확실치 않다”며 “그저 제과점이나 카페처럼 제과와 관련된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선 경험을 많이 쌓고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싶다”라 덧붙였다. 

김슬기 씨는 옥천의 특색있는 먹거리 골목 부재를 아쉬워했다. 백종원의 골목 식당이 아직까지 열풍이듯, 먹거리를 찾아 수 시간을 달리는 것은 당연시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옥천만의 특색 있는 먹거리 골목이 생긴다면 관광 콘텐츠는 물론 조리제빵과 학생들의 옥천 정착으로 젊은 인구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성취는 진취적인 목표의 설정으로 이어진다. 하고 싶은 분야에서 성취감을 얻었다면 그 힘은 더 클 것이다. 양휘연 씨의 대상과 김슬기 씨의 은상이 더욱 의미 있게 와닿는 이유이다. 이들의 성취가 쌓이다 보면 지역 특산품과 먹거리 골목의 활성화라는 바람도 현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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