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11일만에 최단기 우승 기록 눈길, ‘미국대회서 우승하는게 꿈’
7월28일 태안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2020 점프투어 9차전 우승
연장 끝에 한 타 차로 동률 2위 8명 제치고 1위로 우뚝 서

프로골퍼 신비 선수

앞으로 옥천 출신 유명 골프선수를 TV에서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대전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했지만, 이원면 칠방리로 귀촌한지 4년차인 프로골퍼 신비 선수가 프로 데뷔 11일만에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데뷔 후 최단기간 우승기록을 순식간에 갈아치우는 순간이었다. 불과 18살의 나이에 전도유망한 선수로 주목받고 있는 중이다. 현재 대전여자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신비 선수는 지난달 28일 태안 솔라고 컨크리클럽(파72, 6천247야드)에서 열린 ‘KLPGA 2020 파워풀엑스-솔라고 점프투어 9차전’에서 입회 11일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공동 2위를 차지한 8명과는 불과 1타차,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진행하면서도 승리를 놓치지 않는 승부사의 면모를 뽐냈다. 

지난 5일 신비 선수가 늘 함께하는 아버지 신세웅씨와 함께 옥천신문사를 찾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건 한밭초등학교 4학년 때다. 과거 미국 포틀랜드에 거주할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 연습장에 갔다가 재능을 발견하게 된 것. 처음에는 그저 새롭고 재미있었지만 치면 칠수록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 그런 그를 본 아버지가 “네가 하고 싶으면 해라. 하겠다면 지원해주겠다”라고 손을 내민 것이 지금의 신비 선수를 만들었다. 

“처음 치고는 공을 제대로 맞춘다고 칭찬을 많이 들었고, 계속 칭찬을 들으니 골프가 재밌어졌어요. 그렇다 보니 본격적으로 골프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이후 신비 선수는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학교가 끝나는 시간부터 부모님의 퇴근 때까지. 하루 열 시간씩 꼬박꼬박 연습했다. 긴 시간 연습에 힘쓰다 보니 재미있던 골프가 힘들어지기도 했다. 그만둘까 하는 생각이 아예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특히 연습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을 때면 매우 힘들었다고. 그러나 이에 굴하지는 않았다. 어려울수록 연습에 매진했다. 결국 초등학교 6학년 때 한국초등학교 연맹 회장배 전국학생골프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한국중고골프연맹 제29회 회장배 전국 중·고등학생 골프대회, 스포츠조선배 전국 중·고등학생 골프대회 등 전국 각지의 골프 대회에서 입상하며 기량을 펼쳤다. 

그런 신비 선수에게도 프로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준비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작은 징크스는 있다며 미소 지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인드 컨트롤을 꾸준히 한다고. 또 본인에게 잘 맞는 의상으로 갈아입는 등 최대한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고 밝혔다. 지난 겨울에는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오기도 했다. 매년 떠나는 훈련이지만, 이번에는 의미가 남달랐다. LPGA 3부 투어 대회를 나가 6위라는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 첫 경기에 거둔 성과인 만큼 앞으로의 활약도 기대 된다.

아버지 신세웅씨는 “아직 프로팀 입단은 생각 중이다. 더 실력을 테스트 한 이후에 프로팀 스카우트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롤모델을 묻는 질문에 신비 선수는 최혜진(21,롯데) 프로와 최진호(36,현대제철) 프로를 꼽았다. 두 프로 모두 국내외의 골프 대회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진호 프로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갔다가 골프에 입문하게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고, 최혜진 프로와는 개인적인 인연이 깊다. 최혜진 프로의 모교인 부산학산여자중학교에 스카우트 되어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그러던 중 대전 전민중학교로 전학 오게 되며 옥천과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이원면 칠방리 전원주택에서 지내고 있다. 평화로우면서 한적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옥천에 오게 되었다고. 아버지 신세웅씨는 강이 보이는 전원주택이 정서적 안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도 덧붙였다. 

“딸 신비가 옥천을 좋아해요. 옥천 골프랜드 연습장에도 간혹 들러 연습을 하구요. 허태정 대전시장과도 오랜 인연이 있어 5일 만났습니다. 대전과 옥천을 대표하는 유명 골프 선수가 될 겁니다. 응원과 기대 많이 부탁드려요.”
옥천에서 종종 골프 연습을 하기도 하지만 주로 기초 체력 운동을 병행한 휴식 목적으로 머무른다.

“읍내에서 가끔 배스킨라빈스를 들리기도 해요. 명랑 핫도그도 좋아하고요.”

음식 이야기를 하며 웃는 그의 모습은 해맑았지만 꿈에 대해 묻자 이내 진지한 얼굴로 돌아왔다. 목표로는 가장 권위있는 대회 중 하나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의 우승을 꼽았다. 옥천군 골프 꿈나무들을 위한 재능기부의 의사도 밝혔다. 여력이 된다면 골프 인재 양성에도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것. 앞으로의 그의 행보를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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