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산곤충체험농장 김사헌 대표,
2일 대한민국애완곤충경진대회 농촌진흥청장상 수상

■ 올 1월부터 파충류까지 사육 범위 확대하여 연중 체험 가능한 농장

“문 닫고 들어와주세요. 도마뱀 한 마리가 탈출해서요.” 

세산곤충체험농장을 운영하는 김사헌(38, 동이면 세산리)씨는 만나자마자, 두리번거리며 잃어버린 도마뱀을 찾고 있었다. 김씨를 찾은 이유는 군내에서 다양한 곤충체험 관련 재능기부를 했던 그가 제4회 대한민국 애완곤충 경진대회 첫 출전해서 곤충과학왕(곤충관찰기록장) 분야서 농촌진흥청장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총 9명이 응모해 8명이 출전한 곤충과학왕 분야에서 그는 왕사슴벌레와 넓적사슴벌레의 성장과정을 기록한 동영상, 유충별로 무게 측정한 것, 매일 작업한 내용 등을 상세히 기록한 일지를 PPT로 발표하여 옥천 출신의 첫 수상자가 되었다. 상품은 상장과 조그만 채집통 두 개 뿐이지만, 그 명예만으로도 흡족하다. 

김 대표는 올 7월 동이초에서 곤충체험 및 표본 만들기 재능기부 교육봉사를 했으며, 앞으로 군남초, 삼양초, 청산초, 옥천여중, 충북산업과학고에 교육 봉사활동이 예정되어 있다. 무보수로 재능 기부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묻자 “제가 귀농귀촌하고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옥천 지역사회의 도움이 컸죠”라며 지역사회에 공을 돌렸다. 

현관문을 닫고 실내로 들어서니 사방이 사육장들로 채워진 홀이 나왔다. 홀 오른편에는 박제된 나비, 장수하늘소, 헤라클레스 등 곤충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정면에는 살아 움직이는 도마뱀, 이구아나, 거북이 등 파충류들이 눈길을 끌었다. 

도마뱀이 탈출하는 일이 자주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렇진 않아요. 이번엔 작은 틈에 손을 넣어 문을 열어서 탈출했어요. 똑똑한 녀석이에요.”라고 했다. 곤충체험 농장에 파충류가 있는 것이 의아하여 파충류를 키우게 된 이유를 물었다. 파충류를 사육하게 된 계기는 10월 중순 이후 날씨가 쌀쌀해지면 곤충들이 겨울잠을 자거나 유충 상태로 톱밥 안에 있어서 겨울철 농장 방문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만들기 위함이다. 파충류의 경우 온도, 습도 조절을 잘 하면 연중 활동하기 때문에 체험에 제한이 없다. 

김사헌 대표는 올 1월부터 파충류 관련 서적을 찾아 읽는 등 독학으로 사육 대상을 파충류까지 넓혔다. 현재 농장에는 늘 똬리를 틀고 있어 공처럼 생긴 볼파이톤(공비단뱀), 모래에서 마치 물고기처럼 헤엄쳐 가는 샌드피시(도루묵 도마뱀), 영화 겨울왕국2의 브루니를 닮은 레오파드 개코도마뱀, 영화 라푼젤의 파스칼을 닮은 베일드 카멜레온, 이구아나, 세네갈 카멜레온, 비어디 드래곤, 호스필드 육지거북 등 10여종의 파충류를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다. 

그에게 곤충과 비교하여 파충류 사육의 어려움을 물었다. 파충류 사육사 자격증은 공인자격증이 없어 민간 자격증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체험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일이 많이 일어난다. 

한 꼬마 체험객이 도마뱀을 만지는 과정에서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의 꼬리가 잘린 일도 있었다.  크리스티드 게코 도마뱀은 꼬리가 잘리면 다시 나지 않는다. 하지만, 배상해주겠다는 걸 너무 야박할 거 같아서 괜찮다고 했다. 다른 파충류와 달리 먹잇감이 보이는 대로 먹이활동을 하는 욕심꾸러기 비어드 드래곤은 과식으로 인해 대전 탄방동에 파충류 병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 “체험을 하더라도 동물의 습성을 잘 이해시키고 해가 되지 않도록 체험을 하려구요. 여러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그는 초보자가 키울 수 있는 파충류로는 ‘비어드 드래곤’을 추천했다. 

김사헌 대표는 파충류를 교배하여 알을 부화시키는 작업도 하고 있다. 알을 부화하는 일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그는 부화에 실패한 크레스티드 게코 도마뱀에 알을 보여주며 안타까워했다. 대부분의 파충류들은 국제 멸종 위기종 2급인 경우가 많다며 파충류를 사육하는 일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육장의 온도 조절은 자동으로 할 수 있으나 습도 조절이 까다롭기 때문에 장시간 농장을 비울 수 없어 휴가가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파충류의 종류에 따라 먹이의 종류와 먹이 주는 방법이 각기 달라 먹이주는데 총 3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파충류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그의 눈은 빛났다. “여기에 있는 파충류는 팔지 않아요. 다 제가 책임질 친구들이죠. 그냥 잘 먹이고 행복하게 생활하게 해 여러 사람들한테 파충류의 생태에 대해 이해시킬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은 파충류에 대해 잘 모르거든요. 습도에 굉장히 민감하고 먹이도 잘 소화를 못 시켜 3-4일에 걸쳐 먹는다는 것, 파충류의 손가락은 자세히 보면 5개라는 것 등은 직접 보고 만지면서 배우면 잘 잊어버리지 않으니까요.” 

향후 계획을 묻자 김 대표는 창밖으로 보이는 농장 바깥 부지의 풀밭을 가리키며 “농장 둘레에 작은 동물을 키워 작지만 알찬 동물원을 만들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사육 대상의 범위를 더욱 넓혀 미니피그, 토끼 등 소동물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옥천에는 현재 동물원이 없어 대전에 가야 동물원을 방문할 수 있다. 옥천 최초의 동물원이 김사헌 대표의 손에 만들어질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잔뜩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영화 라푼젤의 파스칼을 닮은 베일드 카멜레온

 

귀농 3년차 청년 농업인 김사헌씨

 

주소) 동이면 세산3길 26-29 
전화) 010-7681-2452
사이트) http://ssg06.cafe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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