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더운 날씨로 일찍 만개 꽃 부분엔 작은 열매도 달려

‘이거 바나나 아니여?’

4년전 옥천읍 옥각리에서 바나나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후 지난 15일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에서도 비슷한 제보가 왔다. 

파초에 꽃이 활짝 폈다는 것. 바나나로 흔히 착각하기 쉬운 파초의 열매는 엄밀히 말하면 바나나는 아니다. 바나나는 아열대성 기후에 크는 반면, 파초는 덜 더운 온대성 기후에 자라는 식물, 하지만, 커다랗고 무성한 잎새를 보면 어느새 제주도나 동남아에 온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서화, 서예, 서각을 하는 예술가 박창식(63)씨는 본인의 작업실(평심재)이자 집(노유산방) 입구에 커다란 파초를 아무래도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파초는 동면을 잘 해야 하는데 지난해 조금 큰 채로 부직포로 꽁꽁 동여매어 따스하게 동면을 해줬더니 봄이 되자 쑥쑥 자라 꽃이 폈다. 꽃받침 밑으로 작은 바나나로 착각하기 쉬운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렸는데 맛이 떫어서 먹지는 못한다. 파초는 바나나처럼 파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관엽식물이다. 이상 고온으로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화하면서 옥천에 파초 열매가 맺은 것이다. 부직포와 비닐로 몇 겹을 싸놔도 동면을 지내기 어려운 예민한 식물이다. 이를 신기하게 본 주민들이 분양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여러 포기 떼갔다고 한다.

박창식씨는 “관리하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보기는 좋아서 그림도 그려놨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집 옆에 ‘평심재’라는 작업실에서 목판화와 서예를 그리며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 

옥천예총 부회장과 미술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박창식 작가는 “파초에 꽃이 핀게 아무래도 좋은 징조 같다”며 “옥천 문화예술도 이 꽃처럼 활짝 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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