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광희씨 인터뷰
으름꽃, 아카시아꽃 등 수제 봄꽃 음료 추천

13일 우이당에서 만난 이광희씨

 [읍면소식-안남면] 서울토박이가 안남을 찾아와 카페를 차리기는 사실 쉽지 않았다. 

"서울에 살았을 때는 땅에 대한 개념이 없었어요. 주택을 사고 아파트에 살고, 그냥 '내 집을 마련하는 일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안남에 오니까 그렇지 않더라고요. 집을 사놓고 뒤늦게 측량을 다시 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아이고, 웃음) 돌고 도는 시행착오를 거듭했어요. 남편도 황당해서 웃었어요."

우이당(愚二堂·어리석은 두 사람이 사는 집)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비롯됐다. 어찌 됐든 하나부터 열까지 인내로 차근차근 일들을 처리했다. 전에 같았으면 진작 지쳐 널브러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푸른 보리밭과 나무들, 부드럽게 굴곡진 안남의 산들을 병풍삼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안정됐다.

"안남은 특별한 곳이죠. 조용하고, 공기 맑고, 전선은 보이지만(웃음) 산에 둘러싸여 있는 게 참 좋아요. 산도 험하지 않아요. 삐죽삐죽한 게 아니고 둥글둥글 온화하죠. 서울 살았을 적에 막연하게 나중에 경기도권에 전원주택 하나 마련해 살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여기저기 둘러봐도 안남만큼 저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곳이 없어요.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도 답답하지가 않아요."

2018년 안남에 처음 들어와 지난해 3월8일 카페를 개업했다. 음료와 파스타, 피자 등 요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그 중 가장 이색적이고 정성 들이는 것은 '수제 꽃차'다.

"서울에서 취미 생활로 시작했던 게 직업이 될 줄은 몰랐어요. 안남에 올 때 우연찮게 경주에서 수제 꽃차를 만드는 고찬균 선생님을 만나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는데, 그렇게 빠져들었죠."

꽃차마다 다양하게 음미할 수 있는 향은 물론이고, 마시다 보면 몸이 굉장히 맑아지는 게 느껴진다. 어떤 차는 눈에 좋고 어떤 차는 기관지에 좋다. 가래, 혈액순환, 눈에 좋은 것도 있다. 

봄에는 으름꽃 음료, 아카시아 꽃음료를 추천한다. 여름이 좀 지나면 맨드라미와 금계국으로 만든 음료도 추천할 만하다. 

"안남이 무슨 관광지가 아니죠. 일부러 둔주봉을 찾아오시는 분들이나 마을탐방 오는 학생들이 있으면 카페가 북적거리는데 한가로운 날도 있어요. 가끔은 '내가 더 경쟁적으로 나서야 하나?' 싶은데, 금방 '그건 아니지' 싶어요. 경쟁이 싫어 서울을 떠났고 초록이 좋아 안남에 있는 건데요. 꽃도 따고 다과도 만들고 된장·고추장도 만들고, 더 좋은 걸 찾고 몸을 바쁘게 움직이면서 옛날 생각을 벗고 있어요."

이광희씨는 이날 오전에도 내내 아카시아 꽃을 땄다. 

"한결같이 저를 예뻐해주시는 마을 어르신들, 물어볼 게 산더미같아 신세진 게 많은 동생들 감사하고 고마워요. 앞으로도 정말 잘 부탁드립니다."

우이당은 안남면사무소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안남면 연주3길 9). 운영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다.

으름 천연 꽃 음료
방울토마토와 금귤로 만든 전과
13일 오전에 직접 딴 아카시아꽃
진귤병차. 진귤 속을 파서 녹차나 쑥이나 여러 재료를 랜덤으로 넣었다.
유자쌍화차. 유자 속을 파고 쌍화차 재료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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