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사진일기 23] 오월의 신부에게
[제주도 사진일기 23] 오월의 신부에게
  • 옥천닷컴
  • 승인 2020.05.1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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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축복으로 가득한 5월에 한 쌍의 부부로 연을 잇는 두 사람을 위해 마냥 속삭이는 듯하구나. 이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에 신랑신부가 된 두 사람에게 행복이 가득하길 빈다. 한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는 오늘만큼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이 ‘혜진’이의 소유물이 되길 바란다.

먼저, 우리 가정의 한 식구가 된 ‘혜진’이에게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말을 하고 싶구나.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이제 우리가 한 식구가 되었으니, 이보다 크고 깊은 인연이 어디 있겠니?
내 아들의 아내이자 내 며느리가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며느리가 외모도 예쁘고 마음씨도 착하게 생겼다”는 가족과 주변 사람의 칭찬에 꿈속을 걷듯 내 기분이 무척 좋았단다. 물론 ‘혜진’이도 기쁘겠지?
내 아들은 어려서부터 이종사촌이나 고종사촌 동생들에게 늘 따뜻하게 대하면서 그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있는 오빠이자 형이었단다. 동생들이 여름방학에 외가인 우리 집에 놀러오면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함께 잘 놀아 주곤 했지.

초등학교 다니던 어느 여름방학 때였어. 은하수가 길게 내리는 밤, 마당에 멍석을 펼쳐 놓고 조카들과 옥수수를 먹어가며 밤하늘의 별자리에 대해 동생들에게 상세히 설명해 주더구나.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얼마나 흐뭇했던지 몰라. 대견스럽기만 하던 그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구나. 그날 이후 나는 ‘퇴직을 하면, 고향 마을에 천창(天窓)이 있는 아담한 2층집을 지어야지’하는 행복한 꿈을 꾸게 되었단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진 않았지만 단란했던 우리 가정에 큰 시련이 닥친 것은 우리 아들이 열다섯 살이던 중학교 2학년 때였구나. 내가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가 크게 났어. 그 사고로 우리 애들은 그만 엄마를 잃고 말았단다. 나도 4개월 동안이나 큰 병원에 입원해야 했었고.

그로 인해 우리 가족은 큰 비통에 빠졌단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한 가정의 태양을 잃었다는 절망감 속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했지. 물론 지금도 그 아픔의 상처가 다 아물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은 그 고통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지. 오늘 주례를 해 주신 조만희 선생님은 그런 아들을 꼭 안아주시며 달래준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어. 그런 인연으로 주례까지 해 주셨고. 신랑인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한 지가 벌써 10년이 되었구나.

내겐 아내가 살아 있었으면 매일매일 깔끔한 와이셔츠와 양복으로 코디를 해 주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지. 넥타이도 손수 매 주었을 거고 의젓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출근하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많이 흐뭇해했을 거야.
‘혜진’이의 시누이가 될 누나에게도 항상 단정하게 머리를 두 갈래로 곱게 빗어 땋아주곤 했지. 우리 집 거실에 있는 사진틀에 남매가 나란히 앉아 있는 사진에서도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어.

내가 아들을 볼 때마다 마음 아파하는 게 여럿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양복을 멋지게 차려입고 출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한 점이란다. 이제는 그 미안함과 아쉬움을 며느리인 ‘혜진’이에게 넘겨 줄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인생을 먼저 살아 온 선배로서 이제 갓 부부가 되어 평생을 함께 살아갈 ‘혜진’이에게 작은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구나.

먼저, 부부가 변함없는 사랑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로가 상대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가져야 한단다. 서로에 대한 믿음 없이는 어떤 사랑도 불가능하단다. 사랑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이 믿음이란 말이지. 가정을 꾸려가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문제로부터 가족관계, 인간관계 등 모든 면에서 서로 믿고 이해해 줄 때, 비로소 원만한 부부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단다. 믿음은 대인관계가 원만해야 하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겠고.

둘째, 건강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단다.
우리 식구들은 밤늦게까지 활동하는 올빼미형 인간이라서 대체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좋은 버릇은 아니지만 내가 어려서부터 그렇게 버릇을 들인 것 같구나. 나도 젊은 날에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한다고 밤새워 컴퓨터와 씨름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 나이 먹어 터득한 건데 잠을 충분히 자야 컨디션도 좋아지고 일의 능률도 오르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단다. 자주는 못한다 하더라도 2년에 한 번 정도는 홍삼이라도 사서 상대에게 권하며 함께 먹어라. 보조식품을 먹음으로써 육체적인 건강을 챙길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을 계기로 아내가(또는 신랑이) 나를 챙겨주고 있다는 정신적인 뿌듯함이 더 클 거다. 서로의 믿음도 커가고.

셋째, 보육은 엄마가, 교육은 아빠가 주도해야 한단다.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서로 나누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육아는 부부가 서로 도와가며 해야 하지만 보육과 관련된 일은 엄마가, 교육에 대한 것은 아빠가 주도해야 한다는 얘기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부부의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야하지만, 아이의 정체성이 자리 잡는 교육과정(초등)에 들어서면 아빠를 교육에 끌어들여야 아이의 올바른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내 교육이론이기도 하지만 경험으로도 틀린 얘기는 아니란다.

지금까지 한 이야기들은 내가 삶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것으로 너희들에게 앞으로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덧보태서 이런 제안을 하면 어떨까? 그러니까, 한 달에 4번 있는 주말을 자신, 부부, 사회, 부모님을 위해 한 주씩 골고루 시간을 투자해 보는 것은 어떻겠니? 너무 나태하지 말고, 조금은 긴장하며 살자는 뜻이지. 시간을 뜻있게 활용하는 방법도 되고…….
처음, 한 주는 자신을 위해 시간을 갖는 거야.

나 혼자만의 시간을 활용하여 그동안 읽고 싶었던 책도 읽고 영화를 보거나 음악도 들으며 후세를 위한 마음의 양식을 쌓아 가는 것도 좋겠구나. 그동안 못했던 소소한 일도 하며, 누가 뭐래도 내 일을 자신 있게 해 나가는 모습이 좋지 않겠니? 신혼시절엔 혼자나 둘이나 다름없겠지만……ㅎㅎ.
다음 한 주는, 부부만의 시간을 갖고.

하루 종일 방콕해서 보고 싶었던 드라마나 영화를 보기도 하고, 간편한 외출복을 입고 극장에 가서 연극도 보고 전시회도 같이 가고. 더러는 야외로 나가 싱그러운 바람도 쐬고.
아이가 더 크면 식물원도 동물원도 가야겠지? 비록 부부의 성격은 서로 다르더라도 취미 생활을 같이할 수 있다면 인생이 더욱 행복하고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그 다음 한 주는, 사회생활에 투자하고.

회사 사람이나 동호회 회원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거야. 지인의 자녀 백일이나 돌, 결혼식에도 참석해야 할 때도 있고. 사람이 살아가는 클러스터 중 가장 작은 단위가 가족이라면, 그 다음으로는 직장생활과 같은 사회생활이지. 동호회, 동문회, 친목회 등 많은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것도 먼 훗날 나와 가족을 위한 좋은 일이 될 수 있지.
마지막 한 주는, 부모님에 대한 애정 표시도 하고.

친정 부모님을 찾아뵙고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는 것도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어. 삼겹살 한 근을 사 들고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찾아, 어디가 편찮지는 않으신지, 집 주변이 허름하지는 않은지 살펴드리는 것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어른들은 손주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지. 자기 자식에게 못 다한 사랑과 아쉬움, 미련 때문에 커 가는 손주를 무척 예뻐한단다. 젊은 시절에 다하지 못한 자식에 대한 사랑을 손주한테 펼쳐 보려고 하는 거지. 아마 그게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겠지?

혜진아 !
행복하게 살아라. 아니,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 또 즐겁게 살아라. 시아버지인 내가 못 다한 부부의 인연까지 오래오래 누리며 살아라. 그리고 자신 있게 살아라. 언제나 너희들의 등 뒤엔 든든한 도우미로 내가 있다고 생각하고.

혜진아 !
사랑한다. 힘들고 어려울 땐 얘기해라. 내가 도와줄게. 알았지?
오늘 한 얘기가 잔소리로 들리지는 않았는지 모르겠구나. 쓸데없는 얘기까지 한 게 아닌지 걱정도 된다. 신혼여행 즐겁게 잘 다녀오너라.

아래 사진의 꽃은 제주도 5월에 피는 대표적인 꽃입니다.

5월 제주도에 피는 꽃

〈옛 탐라대학 홍가시나무〉
젊은 연인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꽃이 아니라 잎이 붉다가 여름이 되면 녹색으로 변한다.
〈송하농장 홍가시나무〉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 송하농장의 홍가시나무
〈사려니오름 산딸나무꽃〉 사려니숲힐링체험행사 기간인 5월말 때죽나무와 함께 활짝 핀다.
〈사려니숲길 산수국〉 붉은오름입구에서 물찻오름까지 5㎞의 길 양옆에 예쁘게 피어있다.
〈사려니숲 산수국길〉 많은 여행객이 찾는 사려니숲길에는 초여름이면 산수국이 만개한다.
〈위미리 수국길〉 남원읍 위미리 일주서로(1132번)에는 소담스런 수국이 가득하다.
〈종달리 수국〉 제주도 동쪽의 바닷가 ‘종달리수국길’에 핀 수국
〈종달리 수국〉 제주도 동쪽 일주동로(1132번)에 핀 자주색 수국
〈카멜리아힐 수국〉 입장료가 비싸 긴하지만 다양한 수국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정원의 수국
〈윗세오름 철쭉꽃〉 해발 1100m 한라산 윗세오름에 핀 철쭉.
〈카멜리아힐 수국〉 유료공원인 카멜리아힐에 핀 수국. 많은 여행객이 찾는다.
〈종달리 귤꽃〉 제주도 5월을 상징하는 하얀 귤꽃. 향이 짙고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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